서론

오늘은 감정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옳고 그름이나 사회에 관련된 것을 주로 따지던 실존주의 이전에 철학자는 다루지 않습니다. 다만 이때에도 인간의 감정에 아예 관심이 없던 것은 아니였는데 2연속 출연 중이신 토마스아퀴나스 센세는


"The passions of the soul are like the winds that fill the sails of ships. Without them, we would be adrift."

"영혼의 감정은 선박의 돛에 바람이 가득 차는 것과 같습니다. 그들 없이는 우리는 표류될 것입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삶의 의미와 의지를 갖기 위해서는 감정이 필연적이라는 의미로 보이고 실존주의와도 연계되는 부분이긴 합니다.

 

본론

 

a65614aa1f06b3679234254956997674bed5cda56e9d9590d54959fc90ec

그날 한 명이 다치고 여섯 명이 죽었다.

 

먼저 엄마와 할멈. 다음으로 남자를 말리러 온 대학생,

 

그 후에는 구세군 행진의 선두에 섰던 50대 아저씨 둘과 경찰 한 명이었다.

 

그리고 끝으로는 그 남자 자신이었다.“


-아몬드-

 

소설 아몬드의 첫 문장입니다.

이 사고 이후 주인공 윤재는 감정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가 다른 표정을 지을 수 있는 날이,

 

그런 기회가 그의 인생에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몬드-



소설 아몬드는 윤재가 감정이 없이 살면서 일어나는 일 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근데 감정이 없어질 수 있을까요?

아니 감정이 없어진 상태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소설의 답은 아니요로 보입니다.

윤재는 마지막에 가서는 감정을 되찾으며

중간에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도 합니다.

 

철학자들의 답은 어떨까요?

 

1. 실존주의


7fed8076b58069fe3eee98bf06d60403e0d3827f3c88ce972f

제가 굉장히 좋아하고 공감하는 철학자이신 샤르트르 선생님께서는

 

"L'homme est condamné à être libre"

인간의 운명은 인간의 수중에 달려있다.

 

라고 말했습니다


실존주의에서는 사람의 본질을


'나는 무엇인가? 그리고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에 대한 물음의 답으로 봅니다.

 

여기서 '자신의 구체적인 삶의 느낌'을 분석하고 삶의 의미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중요한데, 이는 감정이 필수적입니다.


데카르트와 칸트로 대변되는 그 전까지의 철학이 세계를 단지 객관적으로 관찰하기에 이성만으로 해결할 수 있었지만 삶의 느낌과 의미는 이성이 만들어 줄 수 없습니다.


아몬드에서는 이와 관련된 대사가 나옵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모든 것은 의미를 잃는다.

 

목적만 남는다. 앙상하게.”


-아몬드-

 

주인공 윤재의 말마따나 인간이 감정을 잃으면 삶의 의미가 사라집니다. 아무 의미 없는 목적과 목표만이 남지요

 

그래서 주인공이 후반부 감정을 되찾고 다짐하는 것입니다.

 

나는 부딪혀 보기로 했다

언제나 그랬듯 삶이 내게 오는 만큼

그리고 내가 느낄 수 있는 딱 그만큼을.”


-아몬드-


 

3. 모더니즘

모더니즘의 근간은 근대성이며 근대성의 핵심은 "인간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다."라는 것입니다. 마르크스빨갱이의 영향을 받은 유물론에서는 애시당초 만물은 물질이고 감정이고 정신이고 물질의 작용이라고 말하였으므로 감정이 없어도 잘먹고 잘 살거라고 말할 듯 합니다.

 

모더니즘은 2차대전과 함께 끝났습니다. “인간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 틀린 게 증명되었으니까요.


(원래 올리려 했던 사진이 약간 위험하므로 다른 걸로 대체합니다.)

a65614aa1f06b36792342549569975740c17ee952a29b745b249445b3d5fcb9b


4. 포스트 모더니즘

모더니즘의 종식과 함께 찾아온 포스트-모더니즘의 인간관을 하나로 정의 할 수는 없겠지만 정말 대표적인 철학자로 니체가 있습니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니체의 힘에의 의미를 잘 표현하는 말 중 하나입니다.)


니체는 세계를 "힘에의 의지"로 보았습니다. 이는 무언가를 넘어서려고 하는 의지로 사유와 감정의 집합체라고도 볼수 있습니다. 니체는 삶을 음악으로 보았습니다. 남의 음악을 따라만 하거나 음악을 대충 만들면 음악이 재미가 없겠죠. 음악은 자신이 실제로 불러야 재밌고, 또한 열정적이고 힘이 있어야 재밌습니다. 삶도 그렇습니다. 힘이 없고 축처지고 모든 것이 권태롭고 매사가 뻔한 삶과 고통스럽고 위험해보이고 예측불가능하고 열정적인 삶 중 니체는 후자가 더 좋은 음악이고, 더 좋은 삶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니체는 이렇게 말합니다. 열정이 없다는 것은 그가 병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따라서 니체는 윤재가 병들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어쩌면 책의 이 대사에 크게 공감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난 여전히,

 

가슴이 머리를 지배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란다.”


-아몬드-

 





다음 연재에 대한 공지

지금까지는 인간 내면 위주로 다뤘는데 다음부터는 국가론이나 사회학 관련 부분도 다룰 것 같습니다. 아마도 페인트를 할것같긴 하네요. 추천 도서가 있으시면 언제든 추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