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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우주를 말하라

tv에 가끔씩 방영되는 말론 브란도가 출연하는
영화를 언뜻 기억해본다 내가 아는 한, 그는 연기의 신이다
입 언저리가 삐딱하게 추켜올라가는 모양만 나는 기억할 뿐이지만 그의 눈에는 아마도 동공이 없었던 것 같다
더빙된 한국 성우 목소리를 나는 기억해본다
담배를 연거푸 넉 대 정도 피우면 나는 그런 둔탁하면서도 묘연한 목소리를 흉내낼 수 있다 그래서 영화관이나 비디오로 그를 만나고 싶지 않다
그와 나의 거리를 나는 그때 발견할 뿐일 것이다
그는 국적 차이뿐만은 아닌 여러 개의 다른 소우주를 나와 함께 공유한다
나이차도 문제될 건 없다
그는 연기의 신이다
그는 우습게도 나를 연기할지도 모른다
나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니가 뭔데? 하고 비꼬는 비아냥들과는 또 다르게,
그것들의 정반대에서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못 된다
우리 엄마의 딸의 두 번째 동생조차 나는 못 된다
그리스 조각 같다는 그의 젊은 시절 얼굴을 좌우 비대칭으로
흙반죽 하듯 해버리면 적어도 내 치밀한 우울증만은 그가 복원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정말 신이다
그의 신경질적인 성욕조차 많은 세기의 여배우들의 조울증세 주변에서 방목된다
그리하여 그는 순진무구한 목자다
나는 감히 그를 사랑하지도, 신봉하지도 못한다
진짜 신에는 아무런 제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의 언어와 나의 언어는 따라서 국가와 민족의 차이에서 구분되지 않는다
그는 나의 번역된 시운율이다
나는 그의 가장 둔탁한 한국어 각운이다
나는 무모하게도 담배 넉 대를 연거푸 피운다 숨이 가빠진다
무언가 그가 읊조릴 만한 대사를 찾다가 나는 섬뜩, 죽음을 의식한다
나는 그를 연기할 수 없다
이 우주라는 게 나를 낳은 게 아니다
우주 속에 나는 갇혀 있다 더 넓은 우주로 이전되는 자유를 그는 알고 있을까?
우주의 규모는 절대 평정의 원칙으로 파시즘을 선택하지 않는다
붓다와 그리스도는 그 자체로 한 우주였을 수 있다 감염의 율법이여,
나는 말론 브란도를 기억한다 기억되지 않는다
그는, 너무나 원시적인 그의 아름다움읃 너무 먼 미래로 나아가 있다
나는 내 수명이 그 그림자에도 이르지 못함을 안다
담배 넉 대의 황홀 속에서 나는 받침을 지운 한국말 몇 개를 웅얼거린다
절대적 부사성의 극언을 토로한다
그는 없다 그를 흉내내는 나도 없다
다들 어느 행성의 이방인들과 다생불사의 담론들을 지껄이고 있을 건가? 카, 카,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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