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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란 쿤데라의 대표작, 그리고 내가 읽은 그의 3번째 작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다. 헷갈리긴 하지만 참을 수 없는 건 존재가 아니라 가벼움이라고 한다.


 벌써 세 번째 작품이지만 쿤데라의 소설은 종잡을 수 없다. 제일 처음 읽었던 <농담>은 쉬운 책이었지만 <불멸>이나 이 책은 대체 무엇을 말하는지 파악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소설이 비비꼬여있다. 어쩌면 소설이라 부르기 힘들 정도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는 사랑이 주요 테마로 등장한다, 물론 일반적인 로맨스 소설 속의 사랑이 아닌 어딘가 병적인 사랑들 말이다. 그리고 각 인물들은 이러한 자신이 추구하는 사랑에 스스로의 인생을 투영하여 가벼움이나 무거움을 부여한다. 그리고 그러한 사랑의 충돌이 여러 갈등을 야기한다.


 소설은 니체의 영원회귀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반복적이지 않은 인간의 삶을 생각한 후 삶과 역사의 가벼움으로 이야기를 이끈다. 거기서 우리의 등장인물들이 등장한다.


 쿤데라의 소설들은 인물들을 통해 스토리를 전개시켜 나가기보단 작가가 자신의 생각을 보여주기 위해 인물을 사용하는 느낌이다. 그의 캐릭터 하나하나는 중간 중간 작가의 개입을 통해 행동의 근원이 설명되고 작가는 새로운 철학을 이야기한다.


 캐릭터들의 모습은 하나의 기계장치와 같다. 정교하게 짜인 기계장치처럼 작가가 의도한 모습 그대로 딱딱 맞춰 움직이며 활동한다. 기본적인 스토리는 그냥저냥한 멜로 소설이지만 쿤데라는 이러한 스토리도 평번함에서 벗어나게 만든다. 좋아하는 말인-일반적이면서 일반적이지 않다.


 “소설은 작가의 고백이 아니라 함정으로 변한 이 세계에서 인간 삶을 찾아 탐사하는 것이다.” 소설 속에서 맘에 들던 문장이다. 쿤데라는 자신이 한 말을 그대로 자신의 소설에 적용한다. 작가는 마치 정신의 모험을 떠나듯 여러 캐릭터들로 이야기를 꾸리고 독자는 이를 읽으며 작가가 만든 세계를 구경한다.


 솔직히 말해 소설을 읽고 남는 생각은 그다지 없다. 명확한 작가의 생각이나 감동적인 장면이 없어서 그런지 모르겠다.


 다만 읽을 때만을 따진다면 가장 즐겁게 읽는 작가라 할 수 있다. 작가의 말을 따라 한 문장씩 읽어나가다 보면 그가 구축한 철학 세계에 대한 이해를 읽어내며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쿤데라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 이것 일듯 싶다.


 아마 쿤데라 소설은 제대로 각잡고 감상문 쓰려면 인물 하나당 감상문 두 개 분량은 나올 정도로 써야할듯. 그렇게 안하는 이상 이런식으로 피상적으로 밖에 못쓰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