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었는데

을유출판사 버전으로..


너무나도 감명깊게 읽었다

내 나이가 35살인데 책 명성에 비해 뒤늦게 집어들었네


어쩜 이렇게 사람 심리를 공감가고 섬세하게 묘사해놓았냐

만약 이런 책이 조선 중후기에 떡하니 던져졌으면

문체반정 같은건 싸그리 날라갔을듯한 파괴력이 있는 책이다


누구나 한번쯤을 겪어봤을

그 은밀하고 격정적인 고뇌가

드디어 베르테르의 열정적인 시선으로 실체화되어 비로소 만질 수 있게 된거지



이게 괴테가 20대초반에 썼던 책이라지?


내가 이런 글을 쓰는건 고사하고

20대 초반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제대로 이해나 할 수 있을런지


이 책에는 단순히 베르테르의 일방적인 감정 묘사를 제외하고도

로테나 알베르트 같은 사람들의 섬세하고 어른다운 배려도 충분히 묘사되어있단 말이지?

20대 초반의 내가 이 책의 행간에서

로테나 알베르트의 성숙한 처세를 읽어낼 수 있었을까?


인터넷 검색해보면 10대 후반의 나이에 읽었다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 사람들 통찰력 있는 후기를 보다보면

나는 진짜 존나 실나이에 비해 정신적으로 많이 어린 사람이었다는게 느껴짐


어찌 나는 짐승처럼 살았을까

다른 사람보다 최소 15년은 늦는 것 같아

내 젊은 시절 수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나를 덜떨어진 사람으로 보았을까


30대 중반에 들어서야 사람들의 감정을 어설프게나마 읽어낼 수 있다는게 너무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