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향을 살펴보면 단연코 페미니즘 작가와 작품이 늘었다고 봄 그리고 인기 작품을 보면 불편한 시리즈와 신파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독성에 몰빵해서 한 없이 가벼운 게 특징임

페미니즘 작품이 늘어난 게 망했다고 보기는 어려움 문학이라는 건 유행에 따르기도 하고 시대를 반영하기도 하니까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도 페미니즘적 내용이고 채식주의자도 페미니즘 디즈니 작품들도 페미니즘으로 페미니즘이 크게 유행하고 있는 건 사실임
2010년대 작품에서도 자본주의를 비판하거나 개인주의로 인한 가족 해체와 개인의 소외 등을 다루었던 작품이 많았다면 2017년도 즈음을 시작으로 페미니즘이 크게 유행한 건 그냥 시대의 흐름이 그렇다 뿐이지 망한 건 아님

문제는 깊이가 낮은 양산형 작품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구조 주제 인물보다는 소재와 문체에만 집중하기만 하다보니 소재가 다르더라도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는 거…
특히나 페미니즘 여성은 사회에 주체적인 모습으로 나와야 하는데 억지로 짜맞추는 눈에 보이는 설정을 거슬리게 만들어 놓음
인물이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는 걸 보여주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그 인물이 특출나거나 또 하나는 주변 인물들이 바보이거나

근데 평범한 여성의 일상을 그려야 하다보니 그 여자가 특별하려면 주변 남자들이 찌질하거나 바보처럼 그려야 함 그리고 그걸 쉽게 보여주는 게 여자가 남성으로부터 피해( 또는 민폐)를 입는 경우임 그래서 자연스럽게 여자는 피해자 남성은 가해자 구도가 자연스럽게 형성됨
성범죄를 소재로 삼는 경우는 위험 부담이 있어서 아주 조금만이라도 그들의 신경을 건드리는 순간 피해자보다 앞장서서 비판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잘 사용하지 않음 명분도 좋음 피해자는 숨어서 표현하지 못하는 사회적 시선 때문에 내가 나서서 말한다는 거?

그렇다고 페미니즘을 진짜로 잘 다루는가? 그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같은 경우 젊작상 2021년도 최우수 당선작인데
주인공은 나이 들어서 유리 천장 때문에 진급하지도 못하고 남자들로만 가득한 연구소에 다니면서 대학 시절을 회상함.
젊은 20대 여대생 두 명이 나오는데 주인공은 못 생기고 친구는 예쁨 친구는 영포티 교수와 사귀는 사이고 주변 남학생들은 친구를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기도 함 주인공은 아오안
오늘 날에 지나가는 여대생과 또 다른 영포티 교수와 같이 있는 걸 보니 생각나서 여대생에게 그러지 말라고 소리칠까 망설이다가 못하고 끝남

남자들을 전부 교활한 인물로 설정한 건 그렇다치더라도 나이 든 기성 여성 작가가 젊은 여성에게 잔소리하고 싶은 걸 안타까움으로 포장함 

한국 여성 캐릭터는 주체적으로 무언가 나아가는 방향이 아니라 너희는 피해자고 가부장제의 희생물이고 예나 지금이나 바뀐 건 없기 때문에 많이 힘들고 무서웠지?ㅠㅠ 에서 끝나버림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등장시켜도 어리석은 능지 딸린 남자에게 가볍게 조소를 날리는 정도에서 그침

다양한 소재 SF 여성 추리 성소수자 동성애 다루더라도 깊이 있게 다루고 잘 만든 소설을 상줬으면 함

이건 작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평론가 문제도 크다고 봄 작가들은 뭐든지 쓸 수 있는 사람임 비윤리적이고 반사회적으로 글을 써도 되지 근데 그거 감수하는 사람이 평론가나 심사위원이거나 출판사인건데 묻혀버린 좋은 작품도 많을텐데 이슈 될 법한 작품과 팔리는 작품에만 매몰되어서 독자들은 정말 좋은 작품을 알 수 없게 됨

반대로 출판사나 평론가 입장에선 책에 관심 없던 사람들이 페미니즘만 나오면 거품 물고 발광하는데 인지도와 유명세가 중요하니 대박치면 좋은 거지 82년생 김지영 호불호 떠나 제목 모르는 사람 있냐? 근데 그 작가 다른 작품은 아는 사람 몇 이나 될까 관심 있어도 읽어보는 사람 드물걸 
(근데 다른 작품도 김지영이랑 비슷함)

이제 희생자 여성 서사는 <밝은 밤>에서 끝내고 (이거는 증조할머니 시대와 현 세대까지 여성의 고통은 이어진다는 게 주제인 건데 눈치 못 까는 사람들 꽤 많더라) 좀 새로운 여성 서사를 그려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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