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이 시절 한창 수업 중에 다른 남교사와 연애한다고 소문나있던 젊은 여자 국어 선생님이 나한테만 봄봄을  읽어봤냐고 물으셨다.

읽어봤다고 했다.

평소 내가 책 좋아하는 거 아셔서 물은 줄로만 알았다.

거기까진 책 좋아하는 학생을 인정해주는 좋은 선생님으로 볼 수 있는데

결말이 어떤지 아느냐고 물으셨다.

묘한 미소를 지으시며.

그 표정 잊을 수 없다.

소심한 나는 부끄러워서 잘 기억이 안 난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리고 선생님은 미소를 거두지 않은 채

봄봄의 결말을 흥미진진하게 설명하셨다.




같은 반 학생들이 찐따 독붕이였던 나를

"남자의 그곳을 잡고 싸우는 소설이나 봐? 변태시키"

하며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남녀공학이라 수치심은 두 배였다.

이후 봄봄도 김유정 작가도 싫어졌다.





선생님, 솔직히 저 싫어하셨죠?

교토식 화법으로 꼽준 거 맞죠?

판타지 그만 읽으라고 했는데 당당히 드래곤 라자나 묵향 읽는 모습이 불편하셨던 거죠?



세월이 흘렀지만 여러모로 잊지 못할 슬픈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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