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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써보려고 했는데 구구절절 이도 저도 아니게 될 것 같아서 짧게 씀
최근 젊작상에서 계속 언급되는 작가라 겉절이 안 읽는 독붕이들도 드문드문 들어봤을 거임
특히 '요즘 소설'의 대표격으로 어그로 끌리며 싫어하는 독붕이들도 많을 거고
일단 김멜라의 키워드는 크게 세 가지로 줄일 수 있음
성소수자, 페미니즘, 파스텔 톤.
벌써 각 보이죠?
여기에 한 두 가지만 더 하면 '연애/생활' 그리고 의외로 '기독교적 모티프'
대충 이 정도임
일단 김멜라 작가의 작품은 독붕이들이 질색팔색할 '요즘 소설' 맞음
엉뚱한듯 감상적인 문체, 젊은 사람들의 생활 및 연애 서사,
얇고 하늘하늘한 느낌의 묘사와 장면들, 파편적으로 진행되는 서술 방식.
음
그런데 문단에서 김멜라가 유독 급부상하는 건 그놈의 페미 코인만은 아니고,
크게 두 가지 뚜렷하게 보이는 특징이 있었음
1. 일단 이건 김멜라 소설에서 빠지기 힘든 것 같은데,
'성소수자/페미니즘', 특히 '정체성'이라는 키워드로 보았을 때,
김멜라는 의외로 배타적이거나 공격적인 태도만을 보여주지 않음
(물론 이건 좀; 하고 이해하기 힘든 소설도 몇 편 있었음
이거 때문에 무조건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기까진 좀 그럼)
이거 뭔 말이냐면 일반적으로 '정체성 정치'라고 부르는,
'나도 여기 사회에 있어요'라는 주제가 소설에 담겨있다고 해보자
그럼 기존 소설은 어땠냐, 자신들의 '현실'을 그려낸다면서
'나는 이 사회의 폭력적인 틀이 너무 힘들고~' 이런 식이 많았음
이 '틀'을 만드는 부분에서 엄청 치명적인 모순점이 생기는데,
이 '틀'을 기점으로 '일반적인 것'과 '비일반적인 것'이 이분되면서
갈라치는 걸 없애고 싶었던 소설이 스스로 갈라치기를 하는 꼴이 되어버림
(게다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비일반적인 것'으로 규정하는 꼴이기도 하고)
김멜라의 소설에서는 항상 인물들의 양가성이 눈에 띄는데,
화자의 양가성이 충돌하며 '일반'이라는 규정 자체가 무효화 됨
그러니까 사람들은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님(호드 아님 ㅎ)'
쉽게 말해서 김멜라에게 사람들은 '특정한 무언가'가 아니라 그저 '어떤 여백'이고,
그런 여백들이 서로 뭉쳐졌다 흩어지며 흘러가는 게 '세계'
그리고 세계의 구심력은 뜬금없이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사랑'임
2. 여기서 두 번째 특이한 점이 나오는데,
작가 본인이 기독교 신자인지 모르겠지만 신학적 모티브가 엄청나게 많이 나옴
젊작상 뽑혔던 「나뭇잎이 마르고」는 아예 성경의 '말라죽은 무화과 나무' 이야기를 모티프로 삼고 있음
이 기독교적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김멜라의 중심 제재는 '사랑'임
(당연히 남녀만의 사랑이 아니라 세상 모든 방식의 사랑)
또 사후세계 이야기도 상당히 많이 나오는데,
(실존주의 형님들은 이놈 할지도 모르겠지만)
이 '사후의 어딘가'에서 자신이 살았던 삶을 되돌아보면서
(이 삶은 서로가 맺었던 '관계' 위주의 삶)
삶과 존재를 특정한 것으로 규정하기보단 '가능성', 내지는 '여지'로 남겨두고 있음
표제작 「제 꿈 꾸세요」가 이런 이야기임
정리하자면 김멜라 소설 속에서 사람들은 색색이 채워질 순수한 여백들(「나뭇잎이 마르고 」에선 '씨앗'이라는 소재로 은유됨)이고
세상은 이런 여백들이 박애를 통해 서로를 덧칠하면서 흘러가는 거대한 이젤이라고 할 수 있음
결론적으로 매운맛 백배일줄 알았는데 의외로 부드러운 세계관 덕분에 잘 읽었음
그런데 중간중간 지뢰 야무지게 심어져 있으니까 독붕이들은 절대 읽지마 ㅎ
(논리, 물오리, 코끼리코 얘네 셋이 좀 그랬음)
굳이 읽고 싶다면 「제 꿈 꾸세요」 정도만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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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님' 하면 오디세우스지
리뷰 재밋네
초기작은 장애인에대한 게 주요 키워드였는데 바꿨나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