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말하자면 그것이 사상계와 예술계 전반에 끼친 크나큰 충격 때문이었다.

그리고 특히 예술 사조가 그러한데.

미술, 문학 등 정신분석학이 그 시대에 영향을 안 미친 데가 없다.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에 영향을 받은 수많은 문학과 미술 등이 어떤 작품을 만들었을 때

작가는 프로이트에게 영향을 받은 자신의 관점을 자신의 작품 세계관, 이면, 철학 혹은 캐릭터성이나 그 캐릭터의 심리에 녹여냈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정신분석학을 전혀 모르고 본다면 무심코 넘어갈 수 있는

예술의 한 장면이 정신분석학을 알고보면 해석이 된다는 거야.


평론가들이 정신분석학을 떠받드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예술은 작가들이 곳곳에 숨겨놓은 수많은 은유와 상징으로 가득차 있다.

단순히 스토리만 읽으면 재밌다/재미없다로 끝이 나겠지만.

작가의 의도를 읽기 위해 분석을 시도한다면 예술만큼 어려운 것이 없다.


오죽하면 서울대 한 철학과 교수는 한 팟캐스트에서 "문학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철학을 전공했다"라고 이야기 한다. (내가 기억하기로 이 교수 칸트 전공이었다)

철학, 사회학 등은 다소 어려운 용어를 쓰더라도 저자가 전달하려는 의도나 생각을 적나라하게 독자에게 보여준다.

하지만 문학 등의 예술은 그렇지 않다.

표면만 보면 문학이 철학보다 훨씬 쉬워보인다.

하지만 왜 인문계 관련 교수들은 철학 위에 미학을 둘까? 왜 최고의 학문으로 미학을 꼽을까?


우리는 단순히 문학을 스토리나 재미라는 표면적 측면에서 소비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그 문학을 당시의 시대상과 작가의 배경, 철학 등과 연결시켜 새롭게 해석하려는 작업을 업으로 삼는 부류가 있다.

그게 평론가고 미학자들이다.

흔히들 평론을 무슨 지식인의 자만 정도로 알고, 대중과 동떨어진 잘난 척 정도로 아는데.

사실 평론은 작품의 숨겨진 의도를 최대한 해석함으로써 평론가의 새로운 철학과 사상을 드러내는 일종의 2차 창작이다.


그리고 과거 고전 문학이나 예술에는 프로이트가 끼친 정신분석학의 영향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으니

이들은 이 도구를 이용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미학, 예술, 평론 분야에서 정신분석학은 여전히 지대한 영향력을 끼친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인데

이것은 가공의 인물들의 심리를 구상하는데 있어서 작가가 가장 사용하기 쉬운 도구가 정신분석학이기 때문이다.

뇌분석과 같은 현대 조류의 심리학은 애초에 전공자가 아니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과학의 영역으로 들어갔다.

작가가 해당 전공자가 아니라면. 그리고 대다수의 작가는 심리학을 전공하진 않는다.

그렇다면 이런 작가들이 가공의 창작물에 있어 자신의 의도를 숨기고, 상징을 사용하고, 캐릭터를 창조하고, 세계관을 만드는 데 있어

가장 꽁꽁 싸매면서도 스토리적 재미와 연결 시킬 수 있는 가장 쉬운 도구가 무엇이냐?

그게 바로 정신분석학인 것이다.


따라서 심리학과 과학으로써의 정신분석학은 시대에 동떨어진 조류가 됐다.

혹은 이에 따라 나타난 후기 철학들.. 예를 들어 라캉과 조셉 켐벨 같은 학자들도 컬트적인 영향력을 주긴 했지만 각 분야에서는 그 공로만 인정할 뿐, 학문적 조류 자체는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문학과 예술이 있는한 정신분석학은 아마 새로운 패러다임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예술가들과 그것을 해석해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려는 평론가들에 의해 무수히 언급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