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평단에게 권위가 있었음. 왜냐면 비평가들이 자신들의 역할을 좋은 작품과 나쁜 작품을 구별하는 여과기 정도로 여겼기 때문임. 따라서 대중들은 그들이 추천하는 작품을 믿고 볼 수 있었고 평단과 대중들의 평가가 엇갈리는 경우도 드물었음. 기껏해봐야 대중들이 이거 좀 지루한데? 내지는 흠, 그렇게 극찬할 정도까지는 않은 거 같은데? 정도의 불만을 가질정도.


작금의 평단은 과거의 작품들은 해체하고 e.g. 키플링 이 백인우월자 새끼 매장하자, 이새끼 작품은 아무도 읽으면 안되! 매카시 이 양반이 멕시코를 보는 racialized한 시선은 상당히 문제적이다, 이새끼 당장 재평가하자!
작가들에게 특정한 정치이념을 강요하고 e.g. 여성주인공이 등장하는 여성서사 아니면 심사과정에서 불이익줄꺼야 ^_^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대중--이제는 대부분이 대졸자들이라 배울만큼 배운--과 드잡이질을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고 말았음. e.g. 너희는 말이야 내가 뉴욕대 cinema studies 박사인데 왜 우리가 주도하는 흐름을 거역하지? 우리가 흑어공주 보라면 닥치고 보란 말이야. 인종차별주의자 성차별주의자 새끼들아!!!!!

자신들을 학자 혹은 감별사가 아닌 사회운동가로 여기는 것이 현대인문학의 사조임.


그럼 도대체 왜 이런 사단이 나게되었느냐? 과거의 인문학 대학원은 당대 최고 지성의 집결지였음. 그래서 이곳에서 서양의 고전들을 모두 경섭하고 그 토대위에 자기만의 독창적인 주제로 논문을 완성한 박사들은 이공계박사 못지않게 커다란 존경을 받았음. 근데 지금의 인문대학원은 (특히 문사철) 특정 이념을 열렬히 추종하지 않는 사람은 들어가자마자 한학기 다니고 자퇴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그런 분위기로 바뀜. 모든걸 인종/젠더/계급의 프레임 안에서, 즉 힘의 논리로만 분석하려하는데 독붕이들처럼 고전문학 좋아하고 옛날 철학자들 좋아하는 애들로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편협하기 그지없는 시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