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문화사 빨간머리 앤은 80년대 박순녀 선생의 역본이 맞춤법 변화와 윤문을 거치면서

80년대 역본, 2000년대 김유경 이름달고 반양장으로 나온 역본

지금 시판중인 양장본 김유경 역이 모두 다름


같은 번역은 맞는데 윤문이 달라서 디테일하게 보면 좀 많이 달라


나는 80년대 박순녀 역으로 비교하겠음.


비교해보면 동서와 현대지성은 워낙 차이가 심해서 실상 다른 작품임


일단은 원문을 봅시다.


작품 도입부, 레이철 린드 부인이 농사일을 도울 아이를 데려오기 위해 기차역으로 향하는 매슈를 보고 호기심을 못 이겨 마릴러를 찾아가는 대목임


Accordingly after tea Mrs. Rachel set out; she had not far to go; the big, rambling, orchard-embowered house where the Cuthberts lived was a scant quarter of a mile up the road from Lynde’s Hollow. To be sure, the long lane made it a good deal further. Matthew Cuthbert’s father, as shy and silent as his son after him, had got as far away as he possibly could from his fellow men without actually retreating into the woods when he founded his homestead. Green Gables was built at the furthest edge of his cleared land and there it was to this day, barely visible from the main road along which all the other Avonlea houses were so sociably situated. Mrs. Rachel Lynde did not call living in such a place living at all.


문장 늘여 놓은 거 보면 번역하기 장난 아니겠다 싶은데


동서문화사 번역자 박순녀 선생은 다음과 같이 번역함


<차를 마신 다음 레이철 부인은 집을 나섰다. 거리는 그리 멀지 않았다. 크스버트네가 살고 있는 드넓은 과수원에 둘러싸인 집은 <린드네의 움푹 파인 땅>에서 큰길을따라 4분의 1 마일도 채 못 간 곳에 있었다. 다만 길다란 오솔길 이어서 실제보다 먼 느낌이 들었다.


아들과 마찬가지로 부끄러움을 잘 타고 말이 없었던 매슈 크스버트의 아버지는 숲 속 깊숙이 가지는 않았지만 되도록 마을과 멀리 떨어진 곳에 집을 지었다.


그린 게이블즈는 이 개간지의 가장 변두리에 있었으므로 애번리 마을의 다른 집들이 사이좋게 모여 있는 큰길가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


인명 표기에서 후대 역본들과 차이가 뚜렷하며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미국식 단위계를 수정해버리는 다수 역자(EX세종서적)들과 달리 그대로 번역함


다음은 현대지성


<린드 부인은 찻잔을 비운 뒤 길을 나섰다. 커스버트 남매는 린드 부인네 골짜기에서 길을 따라 겨우 4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살았다. 하지만 구불구불한 오솔길이라 실제보다 멀게 느껴졌다. 과수원으로 둘러싸인 커스버트 남매의 집은 두서없이 크게 지어 올린 모습이었다.


매슈의 아버지는 아들만큼이나 수줍고 말수가 적은 사람이라서 되도록 사람들과 떨어진 곳에 집터를 잡으려고 했다. 그렇다고 숲속 깊이 틀어박힐 수는 없으니 자기가 개간한 땅의 가장 안쪽에다가 초록지붕집을 지은 것이다.


이곳은 에이번리의 다른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큰길에서 잘 보이지 않았다. >


the big, rambling, orchard-embowered house where the Cuthberts lived


해당 대목을 크스버트네가 살고 있는 드넓은 과수원에 둘러싸인 집 / 과수원으로 둘러싸인 커스버트 남매의 집은 두서없이 크게 지어 올린 모습이었다.


로 각각 옮겼다. 비교하다보면 느껴지는 문장력 차이와 별개로 이 대목에서 원문에 좀 더 충실한 건 현대지성 같다.


참고로 현대지성보다 먼저 나온 세종서적 역본은 해당 대목을 <계획도 없이 증축해서 꼴사나운>이라고 훨씬 적나라한 창조에 가까운 번역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