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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카버의 이 길지 않은 단편집들으 전반적으로 고른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 물론 그 중에서도 깃털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내가 전화를 거는 곳 세 편이 가장 훌륭하고 (특히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은 처음 읽었을 때 참으로 먹먹한 기분이 확연하게 들게 하였다. 가장 감정적으로 움직이게 한 작품이었다. 사소한 연대와 기쁨!) 칸막이 객실 같은 경우는 심드렁하게 넘기기도 했지만 다 읽고 나면 읽기를 잘 했다고 느껴진다. 해설에서도 나오지만 이 작품의 중요한 주제는 세컨드 라이프, 즉 제 2의 삶으로 느껴진다. 주인공들은 대부분 평범한데다가 사소하며, 그들의 일 역시 그렇지만, 미묘하게도 그 사소함 사이사이에 깨달음이 있다. 깃털들 역시 그런 주제를 잘 보여준다. 그렇지만 이런 깨달음은 등장인물들과 환경들 마냥 사소하고 건조한 문체로 다가온다. 그렇기에 읽다 보면 정말로 사소한 이야기 같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렇기에 더 공감하고 읽을 수 있는 이야기가 된 것 같다.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들은 자전적이고 미국적임에도 널리 읽힐 수 있는 것이 이런 일상의 측면과 정서를 깊이 공유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삶에서 한번쯤은 있는 사소한 만남과 이별 깨달음, 그것들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사람에 따라 큰 울림과 가치를 지니기도 한다. 그런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성당을 읽고 떠올린 것은 알레프처럼 표제작이 맨 마지막에 있는 것이 역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표제작이 이 작품집의 베스트는 아니지만 이 작품이 마지막에 배치되어서 전체 작품에 부여하는 아우라는 남다르다고 느껴진다. 이는 마치 넷플릭스 신작인 카우보이의 노래 마지막 에피소드와도 비슷하다.(감상을 추천한다) 때때로 작품집 역시 앨범과 비슷하다고 생각을 해왔다. 앨범을 들을 때 콘셉 앨범의 경우 첨음부터 마지막까지 순차적으로 들어야 전체적 의미가 형성되는 것처럼 말이다. 대성당 역시 마지막 작품인 표제작이 이 여러 잡다한 이야기 속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 장님의 방문은 사실 따지고 보면 이 작품에서 나타난 다른 이야기들 처럼 평범한 인생의 한 측면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별 것 아닌 tv 프로가 재생되고 그 속에서 대성당이 나타나면서 국면은 전환된다. 별것 아닌 지나가는 이야기는 갑자기 메타포로 변환된고 두 번째 인생에 대한 실마리를 주기 시작한다. 마치 모든 작품이 그러한 것처럼, 별것 아닌 일에서 대성당(어찌 보면 레이먼드 카버에게는 작품 그자체, 우리에게는 독서와 깨달음)을 얻게 되며 독서를 마치고는 총체적인 느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It's really something"이라는.
간단하게 독후감 쓰는 편이 독서에 좋다. 이해도 정리되고 느낌도 돌아보고.
잘썼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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