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마나 모옌이나, 뭐 좋아하는 작가들 글 읽으면서 든 생각인데
나는 문학에 있어서 '필력이 좋다' 라는 말이 근본적으로 어느 정도는 비문학에서의 '필력이 좋다' 랑 어느 정도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비문학 혹은 논문에서 '필력이 좋다' 는 논리정연하고, 뒤에 오는 문장/문단이나 앞에 오는 문장/문단이 일정한 맥락 하에 배치되어 있고, 주장에 있어 쓸모 없는 부분은 없고, 구성이 따라가기 편하게 되어 있어서 읽기 좋고...... 뭐 이런 느낌이라고 생각하는데
기본적으로 이런 기조가 문학에서도 어느 정도는 아귀가 떨어진다고 생각함
예를 들어 미시마 유키오 짐승들의 유희였나 거기 도입부 보면 (지금 책이 없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사진 한 장에 대한 감상으로 시작해서 사진 속 정경에 대한 설명 -> 사진을 찍은 당시 상황 -> 사진을 찍은 장소의 현재 모습, 특히 항구와 무덤으로 끝나서
다음 부분 1장 2쪽에서 바로 항구를 보여주잖아?
이런 식으로 장면을 자연스럽게 펼쳐 나가는 방법론에, 필요한 부분을 영리하게 선택하여 미려하게 묘사하는 것을 더해진 것이 하나의 미문 소설이 아닐까 싶노
물론 그딴 거 씹고 이야기하고 구성, 심리 묘사로 소름돋을 정도로 밀어 붙이는 작가도 있으니 케바케지만
예시) 도스토옙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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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어려운 문장이나 어려운 단어를 넣는 건 차차하고서도 흐르듯이 읽히는 글이 최고라는 건 동의한다 아마 이 부분은 대개 그럴듯?
작가가 쓴대로 상상해낼 수 있으면 필력이 좋다고 판단한다. 나무가 있었다고 할때 나무가 상상되고, 달린다고 했을 때 달리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으면 충분하지.
나무가 그림자를 접고 후다닥 달려서 도망친다
문장을 참 예쁘게 잘쓴다고 느꼈던건 이거임
https://m.dcinside.com/board/reading/418292
흡인력
구조의 탄탄함이나 비유의 탁월함 등등
나는 생각치도 못하게 물흐르듯 지나가는 감정 혹은 상황을 표현하는 거라고 생각함. 예를 들어 어떤 상황이 주어졌다고 가정했을 때 감정을 이입하면 자신의 경험에 맞춰서 큰 감정을 중심으로 자잘한 부가적 감정들이 생기잖음. 그 아주 미묘한 감정 하나하나를 문장에 담아내면 읽는 순간 아..!! 라는 생각이 듦. 이런 문장 하나하나가 있으면 작품이 난해해도
(글자수때문에 이어씀)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는듯. 상황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로 일상생활에서 지나칠 수 있을 만한 상황묘사를 진짜 실감나게 하는 작가들이 있음. 그런 미묘한 디테일 하나에서 그 작가의 필력이 들어난다고 생각함. 물론 이거는 이야기의 구성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건 당연하지. 한국 7시드라마처럼 구성해둔 내용엔 디테일을 챙긴다 해도 안읽음.
도대체 어떻게 이런 비유를 하지?? 싶을 때 잘 쓴다고 느낌 마음속에 품고있었는데 언어화할 수 없었던 미묘하고 추상적인 생각들을 생전 처음 읽어보는 생소한 비유나 표현으로 완벽하게 표현할 때 뭔가 묵힌 게 싹 내려가는 느낌
이거 ㄹㅇ임.. 위에 내가 쓴거랑 비슷한 맥락인데 나도 이거라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