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까지 진실을 외면해왔다. 인간이 하는 행위 중 농업이야말로 지구를 가장 많이 파괴하는 행위이며, 농사를 더 짓는 것으로는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현대 사회의) 농업이 생태계의 전면적 파괴를 전제로 한다는 것, 죽음 없이 가능한 생명은 없으며 우리를 먹여 살리기 위해 누군가는 죽어야 한다는 것! 이것이 진실이다.
책 제목이 굉장히 도발적인 책이다. 한국에서 책이 번역될 때 원문의 어감을 조금 과격하게 바꾸거나 아예 다른 의미로 바꿔서 책 내용을 착각하게 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채식의 '배신'이라니! 채식주의자가 늘어가고 있고, 채식주의자가 나오는 모습을 먹방 예능에서 흔히 볼 수 있게된 대한민국에서 채식에 의문을 던진다는 것, 초/중등 교육에서 지속적으로 지나친 공장제 가축 문화가 지구를 파괴한다는 내용을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나라에서, 채식주의에 의문을 던지는 책을 번역 출간한다는 것은 용기 혹은 만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책을 펼쳤다.
저자 리어 키스는 20년을 비건(완전 채식주의)로 살아왔다가 채식주의자를 포기한 환경운동가이자 급진 페미니스트이다. 2015년 이후 어떤 사이트 덕분에 페미니스트라고 하면 학을 떼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고, 거기에 '채식주의자' 라고까지 얘기하면 많은 한국인 인터넷 사용자들은 (특히 주로 남성들은) 더 이상 대화하려 하지 않는다. 왜 항상 페미니즘과 채식주의는 함께 행동하는 것일까? 최근 번역된 도서 중에서는 육식 문화 자체를 남성적인 것으로 비난하는 도서들도 대한민국에 번역 출간되어 있다.
사실 그래서 더 신비했다. 내가 아는 페미니스트의 스테레오타입(전형)들은 모두 육식문화 = 남성적 문화 = 환경파괴 행위 라고 비난하기 바쁘니까.
내가 이 책의 제목을 '채식주의자의 거짓' 이 아니라,
'채식주의의 신화 (원제 : The Vegetarian Myth)' 라고 정한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
채식주의자들의 해결책은 무지에 가까운 신화이고, 그 무지는 지배 체제만큼이나 광범위하다.
문명과 도시에서의 생활은 인간과 살아있는 땅의 유대 관계를 파괴해왔다. 아니, 땅 그 자체를 파괴했다.(....)
인간은 옥수수와 쌀, 감자 등에게는 너무도 유용한 존재였고, 숲처럼 방대하고 초원처럼 질긴 다년생 복합 경작 식물을 정복할 정도로 영리했지만, 그 과정에서 세상이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만큼 똑똑하지는 못했다.
저자는 크게 세 갈래로 나누어서 채식주의의 신화를 공격한다. 도덕적 측면, 정치적 측면, 영양학적 측면에서.
도덕적 측면의 채식주의자들은, "인간의 탄압에 아파하는 동물을 지키기 위해" 채식을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저자는, "지금의 농업이 축산업에 비해 훨씬 심각하게 지구를 파괴한다" 와 "동물은 안되지만 식물은 괜찮다는 주장 또한 인간의 오만 아닌가?" 라는 주장으로 공격한다. 저자의 언급에 따르면, 산업화된 농업을 위한 자연의 파괴가 훨씬 심각하며, 공장 축산업 또한 이미 산업화된 농업에서 나오는 산물에 의지하고 있고, 역으로 공장 축산업의 부산물들이 산업화된 농업을 떠받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사실을 채식주의자들은 외면하고 부정하며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에게 테러를 가하기 바쁘다고 통렬히 비판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풍요로운 곡식"이 진짜 풍요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채식주의자들이 "인류가 모두 채식을 하면 영국에서 나오는 작물로 2억 5천만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 라고 주장하더라도, 그 숫자는 화석연료를 사용해 만든 비료로 곡물을 과잉 생산한다는 것을 전제로 할때나 가능하다는 것이다. 표토를 잃고 토양에 염분이 쌓이고 강이 메말라 가는 것 이외에도, 동물이 먹든 사람이 먹든 상관없이, 저렇게 대량 생산된 곡물은 결국 "줄기에 달린 화석연료"에 지나지 않는다.
정치적 측면의 채식주의자들은 축산업을 억제하고 농업을 유지하는 것이 세계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 주장하지만, 저자의 말에 따르면 그것도 "부유한 국가의 고상한 중산층" 들의 자기 기만일 뿐이라고 철저하게 깎아내린다. 미국과 같은 초거대 농업 생산국의 대량생산된 잉여 농산물들이 가난한 나라를 파괴하고, 과점기업들의 카르텔이 장악한 곡물 생산이 각종 보조금을 독차지하고 농민들을 빈민으로 만든다고 강론한다.
화석 연료와 유전공학을 동원한 산업적 농경은 산업적 규모의 수확량을 가져왔다. 이 엄청난 수확량 때문에 잉여 곡물이 생겨 공장형 축산이 시작되었다. 3~6개 정도의 독과점 기업이 농산물 가격을 생산비보다 낮게 고정하는 바람에, 농민은 더 많은 양의 잉여 농산물을 생산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땅과 생계를 유지하는게 어렵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긴 잉여 곡물은 가난한 나라에 덤핑 가격으로 수출되어 지역 경제를 망친다. 더 이상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된 가난한 나라의 농민들은 땅을 잃고 도시 빈민가를 향한다. 직관적으로는 말이 되지 않는 것 같지만, 굶주림에 시달리는 나라의 사람들에게 값싼 음식물을 보내는 것은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가난한 나라 정부는 무역 장벽과 관세 등으로 자국을 보호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이런 보호정책은 대부분 자유무역이라는 명분 아래 일방적으로 폐기되고 만다.
영양학적 측면의 채식주의자들에 대한 작가의 적개심은 거의 저주 수준이다. 공장형 축산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맛없는 채식을 가까이 하는 것이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미신적 자기합리화 때문에, 필수 아미노산과 혈당이라는 기초적 과학 지식에 대한 무지와 교육의 부재때문에, "쭉쭉빵빵" 몸매에 대한 환상과 숭배 때문에 생긴 지방에 대한 주홍글씨 때문에, 채식주의자들은 자신을 파괴하고 있고, 저자 스스로도 오랫동안 자신을 파괴한 끝에 영구적 장애를 얻었으며, 채식주의자들이 스스로 식품 산업자본의 임상실험에 자기를 내맡기고 있다고 저자가 호소한다. "만능 단백질" 로 알려진 콩에 대해서도, 여성호르몬을 교란하는 물질을 갖고 있어 인간의 몸을 파괴하고, 실제로 흡수되는 단백질은 보잘것 없다는 과학적 사실을 폭로하면서 강하게 주장을 어필하고자 한다.
젊은 시절 내 친구들은 모두 급전적이고 정의롭고 치열했다. 채식주의를 선택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비건이 되는 것은 그 중에서도 급이 높았다. 우리 중에 오랫동안 비건으로 지낸 사람들은 피해를 입었다. 내가 여러분의 생활 방식과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혼란, 공포, 분노를 느낄 것이다. 그러나 나처럼 되지 말라는 말을 부디 믿어주길 바란다. 중도에 포기하지 말고 이 책을 끝까지 읽은 다음, 부록으로 실린 자료들을 살펴보기를, 제발. 부탁이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 혹은 아이를 가질 계획이 있는 사람들은 더욱 그렇다. 여러분이 이 책을 읽어주는 것이 내 자존심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이렇게 애걸한다.
이 책은 굉장한 논란이 되었고, 지금도 제목으로 책을 검색하면 이 책에 대한 평가가 크게 엇갈린다. 한국 웹에서도 이 책에 대해서 거의 저주 수준으로 악담을 퍼붓는 정당 사이트나 블로그 포스팅, 게시판 글을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저자가 주장하는 과학적 사실이 충격적이기도 하고, 저자가 결론을 내리는 방향(지금은 이 문제의 답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하고, 개인적으로라도 환경에 도움이 되고 싶으면 아이를 낳지 말고 차를 타지 말며 스스로 작물을 길러 먹으라는)이 다소 뜬금없고 실현성이 낮아보이기에 더욱 그렇다. 페미니스트 답게 육류 생산의 문화를 남성 문화로 이어 설명하는 부분은 나도 읽으면서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부정할 수 없는 진리" 로 받아들여지는 채식주의 숭배화와 확산에 적극적으로 비판을 주장하고 반박하는 흔치 않은 책이며, 또한 저자의 주장을 온전히 받아들이지는 않더라도, "사회에서 진리처럼 받아들이려고 하는 사상이나 조류" 에 비판적인 사고력을 길러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다만 책에 지나치게 심취하여 급진적 채식주의자들이 범하는 내면화의 오류를 똑같이 반복하지는 않기 바란다.
공감하되, 적당히 걸러 읽어야 더 좋은 책이라는 것이 내 의견이다.
이거 왜 굵은글씨+이텔릭체 해도 이텔릭체가 적용이 안되냐
굵은 글씨가 책 내용 인용임
폰으로 읽으니 잘 적용됐다. 잘 읽고 갑니다~
과격한 다른 책 제목은 육식의 종말인가? 그거 원문은 그정도 아니던데. 육식이든 채식이든 적당히 쳐먹을것이지 돼지쉐리들이 의미부여 심함
솔직히 맞말... 우리네 부모님들이 "편식하지 말고 골고루 먹어!" 하는덴 다 이유가 있음
이런 책이 말하자면 pseudo question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문제를 가지고 비판하는거)인디... 울나라는 자체가 채식의 나라여서 '채식의 배신'을 하지도 못함... 이런 책이 왜 우리 나라에서 읽히는걸까?
프랑스만 봐도 채식주의자들이 정육점 깨부수고 개판 치는 일이 흔하고, 우리나라에서도 동물 애호가란 양반들이 광화문 점거하고 시위하는 현상을 볼 수 있잖아... 존재하지도 않는 문제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함.
우리나라가 채식의 나라였어? 우리나라 1년 치퀸 소비량이 얼마인지 알기는 하냐?
채식하기 진짜 힘든 곳이 한국인데. 외국인 채식주의자들 데리고 다니면 먹을 거 하나도 없다. 된장찌개에 멸치육수, 냉면에 고기 육수, 비빔밥에 고기 계란.. - dc App
덩어리로 안먹는다 뿐이지 채식하는 나라는 절대아니임
3일만 외식하면서 고기 안먹으려고 해봐 진짜 어려움 ㅋㅋ 우리나라가 채식 비중이 높다쁀이지 채식의 나라라고 하기엔 어폐거 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