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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그레고르는 벌레의 모습으로 변신하였으나 그 내면이 변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의 겉모습이 벌레가 됨으로서 그레고르는 외부(가족들)로부터 벌레로 분류되어 새로이 '규정'된다.

이전에 인간이었던 그가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으로 분류/규정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변신한 그는 벌레로 규정되는 것이다.


여동생이 방을 치움으로 인간 그레고르의 흔적을 지우려는 모습은 그녀에게서 그레고르가 이미 완전히 벌레로 규정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새로 들어온 덩치 큰 파출부 아줌마는 처음부터 그를 완전히 벌레로 인식/규정하고 마지막 인간성마저 끝을 내는 역할을 맡는다.


정작 그레고르 자신은 집안을 책임지는 가장이었을 때에도 벌레의 모습으로 변신한 때에도 그레고르이지만,

세상은 이전의 그를 가장 그레고르로 규정했듯 지금은 벌레로 규정하고있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그레고르가 가장으로서 규정된 모습에서 벗어나려하면 그를 응징하려했듯, 

벌레 그레고르가 벌레로서 규정된 모습에서 벗어나려 하면 그들은 그레고르를 응징하려한다.


여기에 규정되지않은채 실존하는 인간 그레고르가 숨쉴 곳은 없다.

이것이 이 작품이 실존주의를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로 분류되는 이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