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은 소비자의 눈으로 해서는 안된다.
문학작품을 예술로서 평가하려면 돈이 얽혀서는 안된다.

'이딴게 n만원이라고? 돈아까워 죽겠네!'

라는 평가는 결국 소비자로서의 상품 리뷰에 불과하다. 돈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져야 진정한 비평을 해낼 수 있다.

도서관의 책은 "나의 책"이 아니다.
이 또한 객관적인 평가를 하게 만드는 요인인데
뭐든 자기 일, 자기 문제가 되면 사람은 냉정함을 잃는다.


가령, 편의점에서 친구가 어떤 라면을 살지 고민하느라고 20분째 서성이고 있다고 치자. 라면이 걍 라면이지 대충 사라고 성질을 낼 것이다. 뭣하면 대신 아무거나 골라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내 라면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국물이 시원한 무파마를 살 것인가, 계란을 풀면 맛있어지는 안성탕면을 살 것인가, 날도 더운데 팔도비빔면을 살 것인가

나의 소중한 한끼를 정하는 것인데 함부로 할 수 없게 된다. 아까의 냉정함은 온데간데 없이 고민의 늪으로 빠지게 된다.

독서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다.

내 소유의 책에는 관대할 수 밖에 없다.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래도 꽂아두면 이쁘니까' 같은 정신승리마저 하게된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라면 그럴 염려가 없다.
따라서 객관적인 눈으로 문학작품을 비평하려면 도서관을 이용해야 한다. 심하게 말하자면 오직 도서관 이용자만이 진정한 비평가라고 할 수 있다.

도서를 구입해서 읽는 사람들은 소비자에 불과하고 비평이 아닌 단지 상품 리뷰를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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