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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는 기본적으로 거짓말을 한다. 아니면 변장을 한다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많은 장르 소설의 서사는 우리에게 스릴감, 몰입감을 가져다 주는 몇몇 고전적인 서사들을 바탕으로, 이를 판타지, 무협, 추리, SF 등등의 새로운 설정을 통해 풀어가며 새롭지만 새롭지는 않은 그런 느낌을 주도록 노력한다. 물론 일반 문학 역시 전체적인 서사의 흐름이 유사하지 않느냐 하면 그건 틀린 말은 아니지만, 내가 장르에서 이를 느끼는 이유는 장르는 늘 새로운 느낌을 주기 위해 시작해, 보수적인 위치에서 멈춰 버리는 일종의 돈 때문에 재결합을 한 옛날 밴드의 투어와 같다는 인상을 자주 받기 때문일 테다. 나는 더 이상 그 클리셰로 남아버린 설정들로 비슷한 이야기를 마치 일상사처럼 늘어놓는 것을 보고 싶지도 않고, 그렇다고 또 다시 예상되는 배신과 분명한 적을 물리치며 무한히 성장하는 걸 보고 싶지도 않다.
<마녀가 되는 주문>은 일견 그런 느낌으로 보인다. 먼 미래의 경쟁 심화로 인해 생겨난 디스토피아스러운 SF 배경에서 가상 공간에 접속해 괴물을 물리치는 마법소녀가 된다는 설정은, 정말 책을 읽어보기 전까지는 어디에나 있을 법한 그 익숙한 일본 서브컬쳐 영향의 아주 살짝 비틀린-손목이 이만큼 비틀려도 아프지도 않다-변용이라고. 그리고 청소년 문학을 상정하고 쓴 글이라 실제로 초반의 갈등과 대화들은 그런 청소년 문학에서 딱 예상되는 만큼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진로 때문에 고민하는 학생들과, 그런 학생들의 고민을 덜어주려는 가상 공간 속 마법소녀의 세상. 그리고 <마마마>의 영향으로 인해, 마법소녀가 등장하는 시점에서 대부분의 오타쿠들은 이미 이 설정이 어느 정도의 반전을 담보하고 있음도 예상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 반전과 갈등의 깊이는, 쉽지 않다. <마녀가>는 SF의 탈을 쓴 청소년 판타지 문학에서, 자신이 다시 또 탈을 쓴 문학임을 곧 드러낸다. 아직 어린 나이에 일종의 엘리트 대학원에 들어온 이 학생들의 갈등은, "유예되는 죽음"이라는 문제 앞에서 급작스럽게 청소년성을 잃고 너무나 보편적인 질문이 된다. 이미 죽어가도록 확정된 삶 앞에서 살아 있는 우리는 무슨 생각을 해야 할까? <마녀가>의 학생들이 실패한 진로 속에서 하는 고민은 말 그대로 사회적 삶의 죽음에 가깝다. 학자금 대출을 몇 곱절로 확대시키고 삶의 대안이 없는 이 일직선 고속도로에서의 일탈은 그 한 순간으로 이미 파멸적인 탈선에 가까운 영향을 주고, 저 멀리 뒤쳐져버린 사람들을 등 뒤로 지켜보는 우리는 마저 달려나가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그러니까, 이제 이들에게 남은 건 더 이상 무의미한 고통이 심해지기 전에 빠르게 경주를 "끝내는" 것 뿐이다.
<마마마>에 대한 이야기를 앞에서 살짝 했지만, 사실 생각보다는 유의미한 예시다. <마녀가>는 어떤 의미에서는, <마마마>가 한국에서 만들어졌다면 이런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을 준다. 사회를 위해 존재할 수밖에 없는 소울젬과 마법소녀-마녀의 관계는 <마마마>에서는 보다 더 다양한 원인을 갖고 있었고, 이 모든 원인으로 인해 빚어지는 부정적인 감정, 그 감정을 모티브로 삼았지만, 한국에서는 사실 대부분의 원인이 하나로 축약된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사실 한국에서는, 이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이 현대 한국이 형성되는 데에 상당한 영향을 받은 미국의 엘리트 문화권에서는, 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마마마>에서 절망을 만드는 것은 마녀가 되어버린, 끝장난 삶이지만, <마녀가>에서는 정반대로, 끝장날 것이 확정되었겠지만 너무도 그 끝이 나중에 오는 이 유예된 죽음이 절망을 만들어낸다.
흥미롭게 읽은 것은 사실이지만, 읽고 있자니 약간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마 저자는 금융계에서 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말 그대로, 끝장날 것이 확정된 유예된 죽음이라는 것을 몇 번이고 봤을지도 모른다. 사실 현실에서 끝장난 삶이라는 것은 사회적인 죽음에 가깝고, 인생에 등급이라는 것이 매겨져 있다면 하나의 사회적 죽음은 그 아래 등급의 새로운 사회적 삶을 뜻할 때가 많다. 그러나 이런 그 다음의 기회를 철저하게 부정하며 이것을 일종의 유예된 죽음, 죽지 못해 살아가는 삶으로 볼 수밖에 없는 그런 인식이, 이토록 한정된 경로를 그려내도록 도와줬을지도 모른다. (또는, 그저 세카이계의 영향일 수도 있지만. <안녕 샤를로테> EP2의 "시험"은 이런 의미에서 모든 인물들의 등을 말 그대로 떠민다. 다루는 방식과 서사의 종류가 다를 수는 있어도, 방향성에서는 비슷할 것이다.)
오 스포일까바 맨앞 맨뒤 문단만 읽었는데 추천할만함? 총평은 어떰? 김치sf pc에 쩔었다 등등 안좋은 이야기만 들어가지고
SF나 판타지나 그냥 스킨에 가깝고 대신 그냥... 현재에 대한 이야기임
ㄴ 아 sf적인 요소는 좀 얕구나 감사~
단요 이 새끼는 원래노 sf스킨만 씌운 판타지 쓰는 새끼였구나
좀 다른 뜻이긴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