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산시로 얼마 전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그 후랑 문도 어차피 읽을 것 같아서
3부작 세트로 사놓고 묵혀두다가 이제 읽었는데 재밌네. 개인적으로 산시로보다 인상깊게 본듯
주인공이 마음에 안 든다는 평가가 꽤 있던데 나에게는 꽤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사소한 언쟁도 싫어서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고 그때 그때 비위 맞춰서 적당히 대응하는 태도라던지
미묘한 변화에도 매우 큰 스트레스를 받고, 태평하게 한량처럼 책이나 읽는 모습이 나 자신을 보는 것 같아서 상당히 몰입해서 읽었다. 물론 다이스케는 돈이 많고 나는 쪼들린다는게 가장 큰 차이점이지만
하여튼 그래서 스스로 다이스케가 밉상처럼 비치기는 했지만 대놓고 미워할 순 없었달까
히라오카와 다이스케의 서로가 서로를 깔보고 있으면서 그 사실을 마찬가지로 서로 인식하고 있다는 불편한 관계성도 인상깊었다
문명의 발달로 소멸해가는 순수함 속에서 사회는 개인들의 집합이라고 정의하고 환멸을 느껴 스스로 부랑자가 되길 자처하는 다이스케를 히라오카는 열정이 거세된 한가한 자식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고
살기 위해 매일같이 투쟁하며 물질문명의 부품을 자처하는 히라오카를
집단 속의 개인으로밖에 살아갈 수 없는 안타까운 녀셕이라고 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다이스케
다시 만난 그 날 부터 물질적으로 서로 다른 위치에 서 있었던 둘은 서로를 이해 할 수 없었음
계속 이런식으로 흘러갔다면 계속 읽다 지쳤을 것 같은데 다이스케가 변화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게 되는 이벤트가 발생한다
히라오카의 부인인 미치요를 사랑하게 되어버린 다이스케는 가족들의 압박으로(거의 강제적으로) 진행되고 있던 결혼 문제에 대해 이번에는 그의 성격대로 적당히 성사해버릴 순 없는 상황 속에 놓여있었기에 자신의 의지를 관철해 작품 내 처음으로 사회에 본격적으로 저항하며 미치요에게 고백하고 가족들에게는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한다
여기서 인상깊었던 장면이
고백 이후 화가 난 아버지로부터 금전적 지원이 끊기자 미치요를 부양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사회적 진출이 고려되고 이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다이스케가
이 사실을 미치요에게 어렵사리 고백했을 때 미치요의 이미 각오하고 있었다는 듯한 결단력있고 확신에 찬 대답이 내 가슴을 울렸다.
이 대목을 읽기 전 내심 미치요가 빈곤한 히라오카와의 생활에 질려 다이스케를 선택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었기에 금전적 지원이 끊겼다는 다이스케의 말에 대한 미치요의 반응을 읽기 두려웠는데
미치요는 그런 세속적인 인간이 아니었던 것이다.
순수함을 가슴에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이런 모습이 다이스케가 미치요에게 반한 이유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불륜은 사회적으로 파장을 불러 일으키는 큰 죄목이다
다이스케도 그걸 알고 있다. 하지만 그는 자연적으로 생기는 순수한 연심에는 아무런 죄가 없다고 생각했다.
소신있게 말하자면 나도 이에는 동감하는 바이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자연적 이치에 누가 죄를 물을 수 있겠냐는 생각이다.
그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는 그 이후의 문제이다.
다이스케는 자신의 집으로 히라오카를 부른다.
그리고 히라오카에게 사실을 고백한다.
울면서 자신이 히라오카에게 저지른 죄를 참회한다.
히라오카에게는 이로 절교를 선언당하는 대신 미치요를 주겠다는 약속을 받는다.
그리고 히라오카는 이를 다이스케의 친가에 편지를 부쳐 전해
다이스케는 가족들과 영원히 연이 끊기게 된다.
다이스케는 이로써 사회적으로 완전히 고립되었다.
하지만 자신이 추구하던 가치에 부합하는 이와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다.
(히라오카가 약속을 지켜주었다면)
소설은 열린결말로 끝나지만 나는 다이스케가 미치요와 행복하게 살았으리라 믿고 싶다.
다이스케는 직업을 얻었을까
자신이 그렇게 부정하던 불순한 마음(순수히 직업 자체를 목적으로 가지고 일하는 것이 아닌 수단으로써 일을 대하는 것)을 품고 하는 일에 대해
히라오카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게 되었을까
미치요는 경제적으로 곤궁하더라도 다이스케를 한결같이 사랑해주었을까
영원불변하는 사랑에 대해서 믿는 편은 아니지만 이 커플만은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소신발언) 솔직히 히라오카 좀 좃같았다 집에 병약한 미치요가 기다리고 있는데 일 끝나고 바로 안 들어가고 게이샤 불러서 떡치고
사랑하지도 안았으면 결혼하지 말았어야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