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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모옌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을 때 그의 홍까오량 가족과 사부님은 점점 유머러스해진다를 샀으나 두권 다 제대로 읽지 않았었다. 오래동안 그의 책을 잊고 살았으나 독서갤러리에서 어쩌다 검색해보고 개구리의 평가가 좋길래 읽어 보았다. 먼저 든 생각은 이 책은 확실히 두께에 비해서 술술 읽히는 편이다. 문장들이 어렵지 않고 등장인물들의 구어체가 잘 살아 있으며 설화적인 이야기들이 여러곳에서 끼어들며 다양한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이런 빠른 진행을 뒷받침해주는 것은 입체적인 등장인물들이 봉건과 개혁, 사회주희, 문화대혁명, 개방, 중일전쟁 등 격동의 중국사에 따라 행하는단순히 선악으로 구분할 수 없는 행동들이다. 주인공격인 이모만 봐도 봉건의 악습에 대항하는 여성의 힘과 신문명을 상징하는 인물이지만 동시에 계획생육의 억압적인 집행자이기도 하다. 이렇게 단순한 피해자와 가해자로 구분되지 않는 인물들의 다양성(심지어 일본군도 이렇게 그려진다)이 소설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풍부한 시대묘사, 다양한 인간군상으로 소설을 풍성하게 진행할 수 있었던 원천에는 서문에서 밝혔듯 저자의 자전적인 경험이 어느 정도 녹아들어서라고 볼 수 있겠다. 1부에서 3부까지는 다양한 인물들과 가치관이 충돌하면서술술 읽힌다면 4부는 약간 정체되는 느낌이다. 중국현대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좋은 의도였겠다만, 인형 공예의 환상스런 장면들 외에는 뭔가 정글만리 읽는 느낌까지 들었다. 그럼에도 이 부분과 5부가 주제적으로는 중요한 위치인 것이 맞다. 아내와 고모 모두 인형과 상상임신이라는 거짓의 수단으로 도피하고 커더우 역시 극본에서 (편지에서는 죄의식을 말하지만)자기변명적 내용이 눈에 많이 띈다. 결말에서 고모는 한번의 죽음으로 죄를 사하고 다시 태어나지만 여전히 죄는 남았고 완벽한 속죄는 불가능하다 시대에 휩쓸려 가치의 충돌에 휩쓸려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죄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묵묵히 묻어가야 할 것이다. 샤오메이도. 커더우도. 고모도.

p.s. 이 소설이 쓰여질 때만 해도 중국 분위기가 생각보단 자유로웠던 것 같기도 한데, 지금은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