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생기는 의문이 하나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 보통 모든 어휘를 알 수가 없잖아요? 또 그중에는 분명 맥락적인 부분으로 유추 가능한 어휘가 있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도통 알 수 없는 어휘가 끼어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옛날 말을 쓰는 소설의 경우, 김훈 같은 경우, 대체 뭔 소린지 알아먹을 수 없는 어휘가 대거 출현합니다. 이런 어휘는 왜 사용하는 건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어감이나 분위기를 내는 목적도 있겠지만,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제일 중요한, 기본적인 이해라는 요소를 차단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제 어휘력이 심하게 낙후된, 무지몽매한 독자에 해당되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문학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문학은 왜 읽을까요. 감수성 증진, 어휘력 증진 뭐 이런 게 있을 겁니다. 하지만 축구를 보는 사람에게 축구를 보는 이유를 물어볼 때 그 사람이 축구를 보면서 전략을 유추하고, 사람들과의 단결을 느끼고, 대충 이런 내용보다는 당연하게도 먼저 재밌다고 말하듯이, 저는 문학을 보는 이유를 말하라고 한다면, 그냥 재미라고 단언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비상하고 복잡한 어휘는, 독해 중에 재미를 느끼는데 단연 반감되는 요소라고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커뮤니티만 하더라도 한국 문학에서 보이는, 잘 쓰이지 않는 어휘는 거의 사용되지 않습니다. 재미없고 공감조차 느끼기 어려우니까. 그런데도 그렇게 어려운 어휘를 빈번히 사용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모르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독서를 많이 하신 여러분께 의견을 한번 물어보고 싶어, 사고의 지평을 넓히고 싶어서, 이렇게 질문지를 제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한강 소설을 읽으면서 느끼는 점이 있습니다. 한강은 감성적으로 풍부한 반면, 서사적인 측면에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측면에서 사건의 조밀도가 현저히 떨어져, 그냥 단편적인 부분에 집중하여, 그 작가가 무슨 감성으로 이 문장을 차용했는지 느끼는 식으로 읽어야 하는 것 같은데, 요즘 들어 계속 읽어나가기가 어려운 것이, 그분이 국문학과를 전공해서인지 어려운 어휘가 너무나 많아, 제 무지를 시시각각으로 자각하게 하여, 재미를 통 느낄 수가 없어서 그런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작가 책은 그만 읽고자 하는데, 살짝 꺼려지는 것이, 책을 구매한 가격도 없지 않아 영향력을 미치긴 해도, 그 작가가 정말 고민의 고민을 거듭해서 그런 문장을 썼다는 것이 자꾸만 마음에 걸려서 그렇습니다. 일개 문장이긴 해도 세심한 부분까지 느껴지고 있는데, 고작 그런 사소한 부분 때문에 제가 읽기를 주저하게 되는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너무 레벨에 맞지 않는 독서를 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저는 나중에 레벨이 올라가면, 그 책을 다시 들여다보면, 그때는 재밌게 읽을 수 있을까요?

확실히 저 혼자의 힘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거 같습니다.


한국 문학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죄다 토속적인 향이 짙어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어휘를 유행처럼 구사하고 있는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번역된 문장들은 거의 그런 게 없이, 주관이 거의 배제되었다 보니, 무슨 말인지 독자로 하여금 알아들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보니, 이게 무슨 문장인지, 무슨 어휘인지 다 알아먹을 수가 있어서 저는 개인적으로 더 편한 거 같습니다. 우리말보다 더 편하다니까 뭔가 아이러니합니다. 이런 마음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모든 소설을 구글 번역기에 집어넣고 다른 나라로 돌린 다음에 우리나라로 돌리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어쩌면 이건 취향 차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제 취향이 낮은 어휘에 가로막혀서 빛을 발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거나.


뭐지? 도통 모르겠네.


빅뱅의 명곡을 들으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