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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목만 들어봤지 어떤 책인지, 저자가 누구인지, 왜 이렇게들 치켜세우는 책인지 관심도 없었고,

그냥 30년 묶은 그 옛날 신토불이 마케팅용 책이겠거니 하고 넘겨왔던 책이었음


그러다 마침 눈에 띄어서 후루룩 읽고 넘겨야지 했던게 2주나 걸렸네



암튼 큰 기대없이 펼쳤고, 처음부터 재미없는 산 얘기, 사찰 얘기하면서 틀딱꼰대냄새 강하게 풍기길래

역시 고리타분한 책이라는 인상을 젤 먼저 받았음


근데 또 한챕터 두챕터 읽다보니 답사지의 풍경이나, 거기서 받은 느낌을 묘사하는데서

나름의 정취도 느껴지고, 읽히기도 쑥쑥 읽히길래 생각보다 괜찮더라



그렇게 중반쯤 읽으니까 굴비 엮듯, 구슬 꿰듯

줄줄이 이어지는 글솜씨로 문화재에 얽힌 일화를 이야기해주는게 참 재밌었음


아무 관심없던 나조차도 거기는 한번 가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니까

괜히 유명세를 얻은 책이 아니다 싶었지


어느 사찰에 손님 맞이하는 누렁이 썰이나, 에밀레종 이사할 때 생긴 우여곡절 썰이나, 수백년전 땡중 새끼 썰이나

자기가 어느 사찰을 방문했는데 스님이 단호하게 답사를 돌려보내서 울화통이 터졌다든지

답사 회원 중에 술 빚는 아지매가 있어서 그 아지매한테 술 빚는 비법 듣던 썰이라던지


그 소소한 이야기들이 어찌나 재밌는지,

솔직한 감상으로 어디에 뭐가 있고, 어떤 풍경과 역사와 의미가 있고, 이런 것들은 거의 기억이 안나는데

그런 크고 작은 일화들이 재밌어서 2권을 읽어보고 싶었음



그런 걸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이 책의 진가는 이제와 옛 것들을 다시보고 사랑하자라는 마음에서 오는 게 아니라

그 닳고 닳은 옛 것들 속에서도 하나 닳지 않은 이야기에서 오는 게 아닌가 싶더라


그도 그럴 게 이 책 자체도 이미 옛 것이 되어버렸다 생각하거든.


그 자체로 어느정도 독립적인 완결성, 작품성을 지닌 고전 작품들과는 달리,

당시 현장을 실시간으로 방문하며 썼던 답사기라서 시간을 초월한 보편성을 갖기에 불리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했지


그러다보니

저자의 성향과 더불어 고리타분하고 꼰대같은 느낌이 강하게 남아있는 책이고,

이제와 읽을 이유가 없을 거 같은 책이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은 거의 녹슬지 않았기 때문에,

그만으로도 지금 세대가 다시 읽을 이유로는 충분하다고 느껴졌음



서문을 보면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

라는 유명한 구절을 인용하며, 우리나라의 옛 문화재들을 알리기 위해

자신이 그 문화재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답사를 돌며 문화재를 소개하기로 마음 먹으셨다 하셨는데,


나는 사랑..까지는 아니어도 이제 옛 것이 되어버린 이 책이 꽤 마음에 드는 편이라서

2권, 3권.. 일본편, 서울편까지 다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알게 됬다고 할 수 있을 거 같음


실제로 다 읽어볼지는 모르겠지만.. 일본편, 서울편 한권씩 정도는 읽어볼듯?



이 한권만으로는 GOAT라고 까지 느껴지진 않았지만, 이 답사기가 불과 작년까지 나왔던 시리즈라는 걸 생각해보면

시리즈 자체가 GOAT인 것 같다


소소잼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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