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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자전적이긴 하되 확실히 허구의 낌새가 많이 느껴지더군요.
그 남자네 집이라길래 남편이 그 남자인 줄 알았는데 열정적 연애를 했던 남자가 그 남자더군요. 내용은 본인의 이야기에 변화구를 여러 번 구사해 생동감있게 당대의 인물상을 묘사해 놓은 소설이구요. 마지막 장편이라고 하더군요.
원하던 내용이 아니라 무지막지한 속독을 구사해서 읽었습니다. 남편분의 넓은 마음 씀씀이는 어느 정도 작가의 선택이 바람직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였긴 합니다.
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은 '그 남자'도 아니고 춘희라는 등장인물이라 봐야겠어요. 대충 양공주 출신의 여자가 돈벌며 동생들 7명을 교육시키고 먹이고, 그 과정 속에서 망가져가는 모습, 그리고 결국 미군 한명과 결혼해 모두 다 미국으로 귀화시키고, 주인공에게 전화해 하소연하는 인물입니다.
타인이 자신을 멸시하면서 바라는 건 더럽게 많다던 인물이 박사학위까지 딴 막내조카의 위로를 받고 감정의 승화를 이루며 주인공에게 소회를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격동의 현대사의 쓴맛을 모두 본 인물의 자기긍정에 눈길이 가더군요.
말하자면, 작가는 말년에 사회의 잣대로는 초라한 인물들에게 정당한 평가를 내리고자 한 듯합니다.
박경리 선생이 서희와 결혼해 사회적 성공과 부를 모두 이룬 길상은 실패하고, 이용은 성공햇다고 말했다 하는데 그것과 비슷한 말 같습니다.
어떠한 삶을 살건 그 삶은 본인의 주어진 여건에서 사랑을 얻을 수 있느냐 아니냐...가 관건 아니겠냐는 말 같습디다. 이용은 월선과의 사랑을 이루었고 춘희란 인물은 막내조카와의 사랑을 이룬 셈이지요. 참고로 춘희라는 인물은 남자와의 사랑을 못해본 게 트라우마가 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사랑의 확대라고 볼 수도 있겠지요.
여러 삶을 조망하고 있지만 이 춘희라는 인물이 그 정점이더군요.
여러분들도 어떤 삶을 사시건, 종래에는 사랑을 쟁취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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