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ㄹㅇ호불호 배틀이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둘 중 어느 한 명을 고르기 좀 어려움
일단 흔히 말하는 필력은 서로 영역이 달라서 비교하기 좀 뭣한데... 좀 더 깊게따지면 똘이가 좀 더 유리하지 않나 싶음
도스토옙스키의 글은 드라마틱하고 굉장히 자극적임. 이게 굉장한 장점인 이유가 있는데, 이야기를 계속 읽고 싶게 한다는거.
도끼가 예전부터 추리소설부터 고전, 성경까지 넓게 독서하다보니까 도스토옙스키 소설의 서스펜스는 흥미진진하고 에피소드가 끊이지 않음. 여러모로 질릴 틈이 별로 없다는 점을 따져봤을때 도스토옙스키의 글은 여러모로 말초적이고 재미를 느끼기 쉬움
도끼의 단점이라면, 글이 지나치게 드라마틱하다는 점을 굳이 뽑을 수 있겠다. 감정도, 서사도, 대화도 지나치게 자극적인건 사실이라고 봄.
뭣보다, 도스토옙스키는 소설의 구조를 유기적으로 짜는 능력이 톨스토이에 비하면 아쉽다고 본다. 소설의 각 챕터가 모여서 예쁜 조직도를 이루냐고 하면 확실히 그건 아니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나 전쟁과 평화를 읽으면, 인물이 그렇게 많이 등장하는데도 각 인물들마다 챕터 분할이 꽤 잘 돼 있다. 반면, 이런 점에서 도스토옙스키의 챕터 배치 센스는 다소 평이한 편이라고 봄
이제 톨스토이의 스타일을 생각해보자. 도끼가 대단히 미시적이고 광적인 인간 심리를 묘사한다면, 톨스토이는 보편적인 기억, 감정에 휘둘리는 인간의 심리를 정밀하게 묘사한다. 뭐 이건 정상인의 심리를 잘 그리는 똘이 vs 미치광이의 심리를 이해하는 도끼 정도의 차이가 있다
톨스토이 글의 특성을 생각해보면, 무엇보다 스케일이 있겠다. 톨스토이는 여느 작가들과 다르게 현실을 그대로 가져온듯한 압도적인 묘사 능력과 현실, 인간 이해도를 보인다. 톨스토이의 글 중 어느 한 곳도 입체감을 주지 않는 곳이 없다. 리얼리즘의 끝판왕다운 현실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뿐만 아니라 톨스토이는 소설가로써 거의 언제나 구조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글을 쓰는 편이다. 물론, 전쟁과 평화의 경우 가면갈수록 소설의 구조가 역사철학서가 된다는 점에서는 다소 실망스럽다고 생각하긴 한다. 뭐, 이것도 포-모 적인 시각에서 보면 틀을 깨는 구성이라고 빨아줄 수도 있지만
톨스토이의 소설은 대단히 현실적이기 때문에, 한 번 몰입하면 그 당대를 살아가는 듯한 기분까지 느낄 수 있다.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이 흥미진진한 연극 같다면, 톨스토이의 소설은 대단히 잘 만든 다큐나 현실을 보는 기분이다.
개인적으로는 소설의 구조를 좀 더 깔끔하게 구성하는 톨스토이가 조금 더 낫다고 본다. 도스토옙스키의 이야기는 톨스토이에 비해서 더욱 흥미롭지만, 큰 줄거리와 서브 스토리들이 다소 난잡하게 배치돼 있다.
물론 그렇다고 똘이가 짱이고 도끼는 별로냐? 하면 그건 아니다. 일단 도끼 최고 장점인 심리 묘사를 보자.
톨스토이가 인간 심리를 논리적으로 설명한다면, 도스토옙스키는 광적인 인간 심리를 있는 그대로 표현함으로써 인간 심리라는 카오스를 재현한다. 그 카오스에서는 어떤 설명으로도 이해될 수 없는 행동들, 사고들을 도스토옙스키는 놓치지 않고 상세하게 그려놓는다.
즉, 톨스토이의 심리묘사가 논리적이기 때문에 제한적이고, 비현실성을 띈다면, 도스토옙스키의 심리 묘사는 혼돈 그 자체를 상세히 드러냈기 때문에 오히려 현실적이다.
마지막으로 두 작가의 매세지를 상기해본다.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은 언제나 생각을 앞선 삶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 이렇다보니, 몇몇 독자들은 도끼를 그냥 다 아는 얘기를 거창하게하는 중2병이라고 까기도 한다. 사는 것의 중요성을 너무 당연하게 알기 때문에 이런 반응이 나타나는 것 아닌가 싶다. 하지만, 도스토옙스키의 생애의 아름다움을 주지시키기 위한 노력을 그의 삶과 결부해서 생각해보면,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은 대단히 감동적이다.
톨스토이의 경우, 매세지가 도스토옙스키와 다르게 하나라고 보기 어려운 글을 쓴다. 다양한 테마를 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스토옙스키보다 다채로운 글을 쓴다는 생각이 든다. 톨스토이의 글은 삶 그 자체를 명료하게 드러낸 솔직함이 무척 매력적이다. 톨스토이의 중심을 이루는 매세지는 계속해서 변한다. 그런 다채로움과 생동성이 톨스토이의 글을 읽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결론은 둘다 정말 좋은 작가고, 어지간하면 꼭 한번은 읽길 바라는 작가들임
- dc official App
팩트)포모에서도 틀을 깬다고 안빤다
도까 소설에는 삶에 대한 고뇌가 깊고 진해서 좋은데 톨스토이는 잘 모르겠음. 무난하고 평이한 소설의 극점인느낌
꽤 동의할만한 글인데 난 도끼 소설 구조가 똘이 소설 구조에 딸린다고 전혀 생각 안함. 똘이 소설 구조는 건축적이라면 도끼 소설 구조는 흐름적임. 전자는 인공적이고 후자는 자연적임. 도끼와 똘이 비교가 재밌는건 이런 구조적 특성이 인물 특성과는 완전 반대라서임. 즉 인물적으로는 오히려 도끼가 인공적이고 똘이가 자연적임.
ㄹㅇ
죄와벌 읽고서 신기했던게, 괴팍하고 끔찍한 인물들의 심리를 묘사하는데, 그 심리가 너무 기이해서 소름돋는 게 아니라 너무 정확하다고 느껴져서 소름이 돋음. 인간 본성에 얼마나 가깝게 접근했으면 그게 정확하다는 생각이 들까 싶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