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사역사학 비판> 이문영 지음
먼 옛날 우리가 실은 엄청난 대제국을 이루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유사역사학은, ‘괴짜 역사 덕후들의 놀잇감’이나 ‘일부 역사학자들의 이슈’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인 문제다. “고려 말의 대학자 이암 선생은 ‘나라는 인간에 있어 몸과 같고, 역사는 혼과 같다’고 하셨습니다”라는 2013년 8ㆍ15경축사로 역사학계를 경악시킨 박근혜 대통령 같은 이가 사라진다고, 그것으로 끝난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뜨거운 남도에서 광활한 만주벌판”(김광석 ‘광야에서’) 같은 노래에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던 이들이라면 더 주의 깊게 들여다봐야 할 문제다. ‘유사역사학 비판’은, 한번쯤 이 문제에 대해 정리하고 넘어가고 싶은 이들에게 딱 알맞은 책이다.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역사소설 여러 편을 쓴 작가이기도 한 저자는 1990년대 초부터 유사역사학 비판 작업을 해왔다. 사학과 출신으로 당시 PC통신 하이텔의 역사 동호회 한국사동호회에 가입했는데, 그곳에서 ‘환단고기’ 같은 책을 떠받들길래 그건 아니라고 했다가 온갖 욕을 다 들었던 경험이 출발이었다. ‘애국애족’이란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온갖 광풍을 다 겪으면서 유사역사학을 비판한 책 ‘만들어진 한국사’를 2010년 냈고, 최근엔 한 경제지 온라인판에서 ‘물밑 한국사’를 60회 연재했다. 유사역사학 쪽에서 이 연재를 중단시키기 위해 압박을 가하자 “신문사는 권위 있는 학회 두 곳에 내용에 문제가 있는지 문의하기까지 했”고 “당연히 일반적인 역사학계 주장에 위배되는 바는 없다”는 판정을 받기도 했다.
또 하나는 유사역사학의 원형질이 실은 일제의 침략사관이란 점이다. 일제는 서구에 대한 열등감을 뛰어넘어 조선에 이어 중국을 차지하고 대동아공영권으로 미국과 맞짱을 뜨려 했다. 그러다 보니 우리 아시아가 알고 보면 다 같은 민족이고 다 연결돼 있다고 주장해야 했다. 이 황당한 주장에서 주어만 ‘일본’에서 ‘한국’으로 바꾼 게 유사역사학이다. 한민족과 이스라엘이 연결되어 있다는 얘기도 다 일제에서 나왔다. 그래서 최동-문정창-안호상-이유립-임승국은 모두 친일파이거나 일본식 국가주의자다. 일제시대에 들었던 익숙한 얘기를 주어만 바꿔서 재활용한 셈이다. 유사역사학이 기존 역사학을 친일매국이라 비판하는 게 코미디가 되는 이유다.
유사역사학 비판 메..모
만들어진 한국사 재미있다고 들었는데 그거 쓰신분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