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독교 서적 탐독하면서 거기 푹 빠져있었는데
기도 분야 클래식 중 하나인 매튜 헨리가 쓴 책보다가 우연히 릴케 기도시집이 떠올라서 봤더니
와.. 괜히 봤음. 매튜 헨리 글을 못볼 지경임
뭐 당연한거겠지만 진짜 릴케가 존나 압도적으로 잘씀
다운그레이드 되어있던 문학에 대한 감각이 다시 깨어난 느낌
그런 의미에서 릴케 시 한편 봐라
나의 이웃인, 신이여
긴 밤 내가 때로 당신의 문을 요란스레 두드리는 것은
넓은 방에 홀로 있는
당신의 숨소리가 간간이 들리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행여 무엇이 아쉬워서 찾을 때
한 모금의 물도 내어 줄 사람은 없습니다.
나 언제나 귀를 모으고 있으니
눈길을 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당신의 가까이에 있습니다.
우리들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어쩌다 생긴 얇은 벽일 뿐입니다.
당신이나 혹은 내가 소리 내어 부르면
분명 그것은 소리 없이
조용히 깨어집니다.
그것은 당신의 영상들로 세워진 벽입니다.
이름처럼 당신 앞에 서 있는 당신의 영상들...
언제고 한 번 마음속의 당신을 깨닫게 하는
내 영혼의 빛이 불타면, 그것은
광명이 되어 영상의 액자 위에 쏟아질 것입니다.
그러나 시들기 쉬운 나의 감각은
고향도 없이 당신과 헤어집니다.
-두이노의 비가 / 열린책들
두이노의 비가 예전에 사놓고 별로라 생각해서 덮었었는데 이건 왜케 좋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