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웬 과학철학? 내가 궁금한건 그런 전문적이고 딱딱한 분야가 아닌데?'
사람들이 흔히 철학사 입문자에게 추천하는것은 철학사, 혹은 고대 철학자임. 왜냐면 기초가 필요하고 기초는 곧 오래된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
기초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맞는 생각이지만 그 기초가 철학사이거나 고대철학이라는 생각은 조금 숙고를 해 볼 필요가 있음....
정말로 철학의 기초가 되는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1. <생각과 추론, 판단> 에 대한 지식과 이해
2. <앎과 지식> 에 대한 지식과 이해
3. 그리고 저것들이 세계와 갖고 있는 관계에대한 관념
간단하게 말해서 '인식론' 이라는 분야가 철학의 기초가 된다는것임.
왜냐면 철학은 과학이나 기타의 분과 학문들과 달리 통일되고 고정된 방법론이 없기때문임. 철학의 특성상 모든 대상에대하여 질문하고 대상의 총체에대하여 탐구하며 대상을 탐구하는 탐구행위 자체에 대해서도 회의함. 이런 전방위성, 총체성, 메타성은 철학을 다른 학문과는 크게 다르게 만드는, 그리고 모든 학문의 기초이자 근원으로 만들어주는 이유임. 수학은 수학적 오브젝트나 수학적 진실에 대한 메타적 고민 없이도 할수 있지만 철학은 그렇지 않음. 만약 그렇게 한다면 그것은 '정의에 의해서' 철저하게 철학이 아님.
진정 철학 입문자에게 필요한 기초는 무엇일까?
그것은 철학의 역사에대한 개괄이나 그 흐름에대한 지식과 이해, 혹은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같은 '철학의 기원' 이라 여겨지는 인물들의 사상에대한 지식이 아님. 오히려 이것은 철학의 공부에 있어서 상당히 고급수준의 전문적인 영역에 들어감.
철학에 들어서려는 이가 반드시 갖춰야 할 능력은 첫째 비판적 사고와 회의하는 능력과 태도, 두번째는 지식에대한 이해, 세번째는 실재에대한 이해임.
이것들은 서로 독립되어있지 않으며 굉장히 긴밀한 관계를 가짐. 예를들어 앎이란 무엇이며 우리는 무엇을 알수 있는가 라는 문제를 따지다 보면 결국 앎의 대상인 실재가 도대체 무엇이냐는 문제로 이어지게됨.
분명히 말해두지만 나는 절대로 철학사의 가치를 부정하거나 현대 이전 철학을 깎아내리려는게 아님. 결코 그런 의도를 갖고 이런 말을 하는게 아님. 오히려 내가 지금 중요하다고 말하는 내용들중 상당부분은 근대(데카르트~흄)에 집중적으로 논의된 것들임.
'그러면 인식론을 공부하면 되지 않나요?'
조금 복잡한 사정이 있어. 분명 내가 중요하다고 말하는것들은 과거 인식론에서 다뤘던 문제들임. 그렇지만 오늘날의 인식론은 이미 거기서부터 너무 멀어져서 굉장히 전문적이고 어떻게보면 지엽적인 문제들을 논하는 분야가 되어버렸음. 철학에 발들이려는 이들에게 필요한 지식을 논하고 있는 상태는 아님.
그래서 가장 적합한 입문 절차는 바로 "과학철학의 기초 파트" 를 공부하는것이야.
과학철학은 과학에대한 철학인데, 과학이란것은 지식을 얻는 방법임. 그렇기때문에 과학철학은 기본적으로 지식을 얻는 방법 일반에대한 논의를 포함하며, 다른 지식을 얻는 방법들에 비했을때 과학이 어떻게 다르고 어떤 특징을 갖는지를 연구함. 이런 흐름에 따라 기본적으로 연역, 귀납같은 지식을 얻는 방법에대한 기초적인 개념들이 등장하고, 가설 추론같은, 생각과 판단 추론의 문제들이 논의되며, 나아가 실재(주로 과학적 실재에 한해서지만)에 대하여 말하게 되지.
나는 철학사를 공부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역사를 통해서 쉽게 범할수 있는 오류를 파악할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함.
무언가에대해 엄청나게 고민하고 숙고한 다음 해당 문제의 성질에 따라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경향대로 치명적으로 잘못된 결론을 내리고 그것을 한참 후에 깨달은 뒤 다시 오랫동안 고민해서 정정하게 되는 일, 물론 개인적인 지적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는 꽤 값진 경험이겠지만, 한두번으로 족하다 생각함.
이미 기존의 선배 철학자들이 똑같은 문제를 똑같은 방식으로 실패하고 남긴 기록들이 있으므로, 우리는 선대의 경험을 흡수함으로써 시간과 열정을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데 쓸수 있음.
다시말해서, 철학사의 가치중 하나는 (일반 역사의 가치에대한 정통적 견해처럼) 오류를 피해 갈수 있는 지침을 제공해 준다는것이고, 이것은 더 일반적으로 말하면 오류를 거를 체가 되어준다는 뜻이겠지.
그런데 이런 맥락에서 보자면 역설적으로 철학사, 그리고 예전 철학들은 그들 자신 자체만으로는 오류를 제거해주지 못함.
왜냐면 그것들은 당대에 자신이 틀렸다고 말하지 않기때문임. 모든 저서들은 무엇에대해 주장할뿐이지, "내가 주장하고 있는 이것은 틀린것이고 지금 당신이 읽고계신 내가 쓴 책은 틀린 책입니다" 라고 말하진 않잖음.
오류를 제거하는데 있어 역사보다 더 먼저 발동되어야 하는 체는 바로 사실과 경험의 체임.
사실과 경험의 체는 다시말하자면 경험에 의해 얻을수 있는 사실에대한 지식으로, '사실에대한 믿을수 있는 지식'과, 그것이 논리적으로 거부하는 결론들의 결합으로서 오류를 걸러냄. 예를들어서 물리세계에대한 믿을수 있는 지식은 귀신이 존재할수 없는 이유를 말해주지. 물리세계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그것을 허용하지 않기때문임.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나는 꽤 여러번 독서모임이나 독서커뮤니티를 해봤는데, 그중 철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많이 대화를 나눠봤지만, 그들 대부분은 저런 기초를 갖추고 있지 않았음. 그래서 그들이 누군가의 전문적인 이론에 대해 장황히 설명했을때, 그것들중 몇몇 개념들에 대해서 "그래서 그것이 실재의 무엇에 대응하나요" 라고 물었을때 그들은 말할수없는 당혹감에 빠지게 되는걸 여러번 목격함. 격투기가 싸우는 능력과 기술이라면, 철학은 생각하는 능력과 기술이겠지. 격투기를 배운다는 사람이 근력이나 유연성, 심폐지구력같은 기초체력과 기본기를 연마하지 않고 그럴듯해 보이는 자세나 고난도의 기술만 연습한다면 그건 실전성이 없음. 말하자면 중국무술이랑 비슷한거지. 실전에 돌입하면 아무것도 못하게됨.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기초체력은 비판적 사고, 자기검토적 태도, 회의하는 성향임.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실인데 태도와 성향이란 사실 굉장히 중요한 기초능력임. 싸움꾼에게 있어 깡이나 투쟁심이 굉장히 중요한 기초능력인것처럼...
비판적이고 회의적이며 의심하는 태도와 성향이 없다면 철학은 일종의 교조주의적이거나 숭배적인 행위가 되어버림...
얘기가 길었는데, 그래서 아무튼 그러므로 철학 입문자에게 가장 중요한것은 철학의 기초체력을 기르는것임. 그것은 인식론 분야에서 훈련할수 있음. 그런데 현대 인식론은 기초체력보다는 특수기술에 가까움. 그래서 부적합. 그렇다고 데카르트나 흄을 읽으라고 하고싶진 않아. 그렇게 되면 이미 입문이 아니지. 결국 가장 좋은것은 과학철학의 기초부분을 알아보는것이라고 생각함. 그리고 그중에서 저 책은 굉장히 간결하고 적은 분량(400페이지 정도) 임에도 정말 필요한 핵심만을 잘 짚어준 책이었음. 그러므로 추천함.
?????
혹시 테아이테토스 읽어본 적 있음?
없음
검색해보니 앎이란 무엇인가를 논하는 고대철학서적같네. 근데 본문을 제대로 읽었다면 알겠지만, 나는 고대 철학에 그런 논의들이 없다고 말하는것이 아님. 특히 중간쯤에 내가 중요하다 말하는것들 상당수는 근대에 이미 논의된것이라 하였고. 내가 따지는건 이부분이야. '그걸 입문자에게 추천하는게 맞는가'
좀 이상하다고 보여지는 게 철학 입문자에게 필요한 기초가 플라톤이 아니라 하면서 철학에 들어서려는 이가 반드시 갖춰야 할 능력은 "비판적 사고와 회의, 지식에 대한 이해, 실재에 대한 이해"가 가장 필요하다고 어필하는데 그게 플라톤의 저작임...
그니까 플라톤이 그런말을 했어도 입문자가 플라톤을 읽을 이유가 없다니까.
글이 너무 이상해. 적어도 인식론을 왜 읽으면 안되는 건지는 자세히 알려줬으면 좋겠음.
그 플라톤부터 데카르트며 흄 칸트 햄펠 콰인 등등의 인물들이 한 얘기를 거를거 거르고 보탤거 보태고 해석까지 해서 컴팩트한 커리큘럼으로 제공해주는게 내가 본문에서 주장한 과학철학의 기초파트라고. 이런걸 두고 왜 혼란스럽고 어렵고 비효율적인 짓을 해야하는건데. 철학의 ㅊ자도 모르는 철린이에게 진짜로 플라톤을 추천하는게 맞다고생각함? 100명중 99.9명은 죽을힘을 다해서 읽어낸다음 '어디로 가야하오....(리신목소리로)' 할걸. 그건 그냥 일종의 goat 숭배거나 혹은 지적인 오만임.
그... "그래서 그것이 실재의 무엇에 대응하나요" 같은 질문은 과학철학에선 잘 안 다루는 주제야. 없을지도 몰라. 근데 이 말을 테아이테토스에서는 하는 편이야.
정확히는 '현대 인식론'임. 현대 인식론은 이미 고대~근대에 논의된 인식 일반에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지식의 특정 성질에대하여 집착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전문분야라서. 이미 고전적인 주제인 게티어문제조차도 입문자에게 필요한것과는 거리가 멀잖아. 메리의 방 같은 문제는 철학 입문자가 알아야 할 내용이 아님. 그런건 말하자면 앎스퍼거들, 아 나는 ㅅㅂ 철학에서 앎 이거 하나만 판다 하고 자신의 관심사를 정한 사람들이 해야하는것임..
게티어 문제는 스티븐 로의 "돼지가 철학에 빠진 날"이었나 "철학학교"에도 나오는 그냥 생기초 문제인데... ???
그부분은 조금 오해가 생기도록 썻는지도 모르겠네. 실재의 무엇에 대응하나요 라는 말은 말하자면...뭐랄까...거시기.. 그러니까. 이런거지. 난 라캉에대해선 잘 모름 어디까지나 그냥 하나의 예시고 비유임. 라캉이 상상계같은 개념을 제안하고 이론을 펼칠때, 그래서 그것이 실제현실의 무엇이냐. 라는것임. 구체적으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관념, 즉 어떤 믿음이냐' 아니면 '심리기제냐', 혹은 dna에 각인된 더 생물적이고 선천적인 무언가냐. 이런것이지.
일단 저 "과학철학"이란 책이 입문에 좋다, 그건 맞을 거라고 봄. 그런데 글 전개가 좀 의문스러운 게 많았어. 내가 좀 너무 세게 대한 거 같네. 책은 좋을 거 같아보인다.
그런 철학 소개서에 게티어문제가 등장한다고 해도 입문자가 그걸 소화할수 있는건 아니라고 봄. 애초에 게티어문제를 이해하려면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의한 jtb 부터 깊이 이해해야만 그것의 반례로서 2천년만에 등장한 게티어 사례의 의미를 파악할수 있는것이니까. 뭐 물론 철학이 이런 문제들을 다루는 분야이며 이런이런 논의들이 있다 하는식으로 대략의 아웃라인을 알려주고 다방면으로 관심을 폭발시키는 역할로서는 의미있겠지만.
분석철학에서 그렇게 깊이 다루지도 않았음. 애초에 11세기 인도 철학자가 먼저 말했다고 나중에 밝혀졌고. 단지 비역사적이기로 소문난 분석철학마저도 "지식"이란 용어를 제대로 정의할 수가 없었던 거임!
누구든지 처음 시작할 때는 막막한 법이다. (중략) 문학을 알고 싶을 때 어디서부터 읽어나가야 할까. 제일 바보는 그때 문학전집을 사는 사람들이다. 철학을 배우고 싶을 때 플라톤에서부터 읽어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시작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언젠가는 읽어야겠지만 거기서 시작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무작정 시작하고 참담하게 몇 번이고 실패해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하나씩 자신의 취향을 찾아가는 것이다. -정성일
실패해 보는것도 좋은 방법이지. 먼저 플라톤을 읽은다음 ㅆㅂ 이건 좀 아닌듯,,,하고 내가 말하는 방식으로 트는게 실패에 의해서 좋은 방법을 학습하는 한가지 예시겠지.
별로
남의 노력의 역사를 함부로 폄훼하고싶진 않지만 내 경험상으론 플라톤부터 시작해서 그대로 철학의 역사를 견실하게 훑은식으로 공부한사람들은 대부분 중국무술가였음...아니라고? 너네가 특별하고 잘난것임. 진짜 비꼬는거 아니고. 아마 여기 독갤에는 그런식으로 시작한 사람들이 꽤 있을텐데 애초에 그렇게 해서 성공하는건 처음부터 회의하는 태도나 지적인 열망, 꽤 높은 지능과 풍부한 지식, 분석적 사고능력을 갖추고 있었기때문임. 내가 그렇듯이. 나도 마찬가지로 저런 책으로 철학을 입문하진 않았음. 하지만 난 운이 좋아서 그럼에도 괜찮은 철학적 사고를 할수 있게 됐지. 니들도 마찬가지일것임. 그러나 세상엔 안그런사람이 절대다수임.
꽤 높은 지능 풍부한 지식 분석적 사고능력은 갖추셨는데 왜 맨날 책글은 안쓰시고 셀털이랑 책은 써도 철스퍼거만 쓰는걸 보니 사회 생활력은 없으신듯 ㅋㅋ
책 글도 쓰는데요, 나는 책에대한 글 쓰는거보단 '읽기' 에 대한 글 쓰는걸 더 좋아해서. 애초에 내가 읽는책 내용을 그대로 쓰자면 그냥 복붙이고 거기에대한 내 감상을 쓰자면 개인적인 철학이 되어버리니 할게없음.
나는 네가 철학이라는 분야를 오히려 너무 축소시켜서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네가 원하는 것으로 강요하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 어떠한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가, 과거와 현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우리는 이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에 대한 문제는 각각 서로 다른 분야의 철학이되 철학사를 훑어보는 과정에서 대략적으로 누군가가 어떤 주장을 했고 그것이 어떤 베이스가 되었는지를 따라갈 수 있게 해주는 틀이 됨.예를 들어서 위에서 정치철학 하나를 꼽자면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홉스 등등을 보고 흥미를 가지면서 관련 개론서를 찾아보면서 그런 저작들을 읽거나 정리할 수 있겠지. 하다못해 네가 관심 있는 심신 문제도 과학철학에 대한 설명에서 맞닿는 곳보다는 언어철학이
차라리 더 가까울 것 같은 것처럼 왜 이게 좋은 스타트가 된다고 생각하는지 글을 읽어서는 여전히 이해가 안 감. 다만 교조적으로 누군가의 글을 읽겠다고 하는 거는 배움의 자세보다는 그저 글로서의 흥미에 가까울 거라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그런 사람들과 이 본문에서 상정하는 사람 사이에는 꽤나 넓은 간극이 있다고 생각함. 나는 이공계생으로서 예전에 수학/과학 서적들을 많이 읽었지만 철학에서 원하는 주제가 이것들과 맞닿아 있거나 더 큰 경이를 준다고는 생각하지 않기도 하고. 무엇보다 대응되는 실재에 대한 이야기는 기실 수학이 훨씬 더 큰 이야기 아닌가? 바이어슈트라스 함수 같은 것의 실재가 존재하나? 허수나 사원소가 그저 전자기학의 여러 요소와 잘 맞아떨어지기에 이로서 공식을 푸는 것 이외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존재하나? 아마 이 과학철학적인 질문은 어떤 의미에서 언어학이 근대부터 지금까지 계속 붙잡고 있는 파롤에 대한 분석이기도 할 테고, 그런 뻗어나감을 오직 나라는 관측자의 분석, 어떤 과학적 지식이 형성될 수 있는 계량적이고 다소 객관적(해석의 틀을 제외하면)인 지식에 한정하려고 하는 건 그리 좋은 출발점은 아닐 거 같음.
어느정도는 그런 경향이 있다는것 인정하고 그런 의도를 가진것처럼 보일거라는것도 수긍함. 근데 내게 그런 경향이 있는건 맞지만 그런 의도로 이 글을 쓴것은 아니야. 이런 오해가 있을까봐 약간의 변명을 단서로 붙이려고 할 생각도 했는데 글이 너무 난잡해지고 변명조에 셀털느낌일거같아서 그만뒀는데, 나는 다양한 철학적 주제나 관심사를 모두 긍정하지만 그것 모두를 위해서 필요한 기초체력은 동일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임. 플라톤에 앞서서, 심지어 우리가 플라톤 본인에게 배운다고 해도, 플라톤처럼 사고하고 비판하는 능력이 없다면 모두 무용지물일것임. 스승도 들이받는 반항적 기질이 없는 철학은 철학이 아니라고 생각함.
니말대로 지금의 과학철학과 심리철학은 꽤 떨어져있음. 분명 내 관심사는 심리철학이지 과학철학이 아님. 그래서 이게 내 개인적 취향이나 의도를 반영한 글이 아니란것임. 나는 과학철학을 기초부분만 공부했고 그것으로 철학을 하는데 필요한 기초체력을 얻었다고 생각하거든. 그것은 심리철학을 비롯한 다른 철학과의 직접적인 이론적 연관성은 낮지만 철학 나아가 모든 학문 전체를 위한 생각의 기본기가 되어줌.
그리고 나는 '과학적 지식' 만을 추구하라 말하는것은 아님. 글 말미에는 과학이 체로서 오류를 걸러내는 기능을 해 주기 때문에 역사가 중요하듯이 과학지식도 중요하다고 했지만, 이건 과학철학의 기초부분을 배우란 이야기와는 좀 별개야. 사실 과학철학은 과학에 전적으로 긍정적이지 않음. 과학에대한 회의적인 태도도 포함하고있음. 따지고보면 많은 과학철학자들, 그리고 여기에서 분파된 과학기술사회학(sts)은 과학에 회의적이거나 비판적, 심지어 적대적임. 그러나 그러한 비판적 작업이 바로 과학의 본성과 그와 연결된 앎의 본성을 드러내기 때문에...
과학철학은 과학에 그렇게 회의적이지 않음. 오히려 플라톤의 저작이야말로 매번 플라톤을 작정하고 비판하려는 칼리클레스와 파르메니데스의 향연임...
정확히 내가 필요하다 말하는것은 비판적사고능력, 판단,추론,과학에대한 메타지식, 그리고 실재에대한 입장인데, 논리와비판적사고 책은 거의 고전논리와 비형식논리만을 설명하고, 실재에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음. 저 기초체력들은 철학의 여러 분야에 분산되어 해당분야의 일부분으로 있는 것들이라 딱 이 책 하나로 된다. 라고 할수가 없더라고. 그런데 저 책은 그 조건에 상당히 들어맞았음.
자. 기초체력 길러야 한다는 것은 맞는데, 왜 인식론도 플라톤도 그 예시가 될 수 없는지 설명해줘야 하지 않음? 님은 그... 영어로 속된 말로 word salad가 너무 많음. 좀 정돈 좀 해줘요~~
내가 아는 한 과학철학은 과학에 꽤 비판적임. 이 분야의 굵직한 이름들, 예를들면 흄, 마흐, 햄펠, 콰인, 쿤...파이어아벤트는 제외하더라도, 이 사람들이 내놓은 핵심 문제들은 전부 과학의 기초에대한 치명적인 공격이잖아. 물론 이들은 개인적으로나 혹은 철학 전체적으로는 과학을 (그나마 모든 방법들중 가장 낫기때문에) 긍정하고 혹은 그 이상으로 철학이 닮아야 할 이상형으로 바라보기도 했지만(예를들면 카르납, 논리실증주의자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과학철학 분야에서 던진 논제들은 과학을 의심하거나 공격하는것임.
그것은 이미 말한것같은데. 말그대로 '입문자' 에게 적당하냐 아니냐가 중요하니까. 모두가 너처럼 고대인들의 횡설수설 속의 진주를 찾는 작업을 즐거워하는건 아니기때문임...특히 철학이 대체 무엇인지 갈피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입문자들에게는 그들이 대체 무슨말을 하고싶은건지 파악하는것만도 짜증나는일임.
뭐 논지가 이해는 가는데... 어쨌든 좀 관용을 가져보셈. 독서 모임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고 너무 그 밖을 무시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음.
심리적으로 경멸하거나 하진 않음. 그냥 수준이나 방법의 효율에대한 건조한 평가만 할뿐임. 그게 피드백에 쓰여야하니까. 저런건 효율이 별로군. 역시 이 방법이 맞아. 같은..
진짜 이 글과 댓글만 봐도 철학 관련 글 쓰려면 각오 단단히 해야겠농. 학문 특성상 비판적이고 회의주의 성향 가진 무수한 독붕이들 싹다 상대해야 됨 ㅋㅋㅋ...
ㄹㅇ
근데 플라톤 책이 딱히 어려운 것도 아니라서 과학철학이든 소크라테스의 변명이든 사실 둘다 읽는데 며칠도 안걸리니까 그냥 둘다 읽으면됨
글에 허영심이 가득
그런가? 뭐 글은 그럴수도 있겠네. 근데 주장은 아님. 허영 좍 빼고 가장 쉬운것부터 시작하라는 이야기니까.
ㄱㅅ 지금 책 다 읽고 한번 읽어졸게
글쓴이 의도는 알겠는데 단지 지적 허영심만으로 철학에 접근하는 것도 나쁜 태도는 아님. 이미 철학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입문자 입장에서는 철학이라는 학문에 흥미를 갖는 거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 동기야 어쩄든 철학에 관심을 두고 한권 두권 도전해보는 것 자체가 이미 입문자로서 훌륭함. 그걸 상대방에게 교조적인 방식으로 가르치려고 든다든지 하는건 2차적인 문제고 접근방식으로 볼때 허영심은 어느정도 필요한 요소임.
동의함. 난 지적허영심을 매우 긍정해.
잘알았어 잘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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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인의 횡설수설에서 진주를 찾는다" ㅋㅋㅋㅋ 이말 존나 공감되네
철학사 궁금해서 검색했는데 이런 재밌는 글이...
개추드려용
너의 체험이 가치 있는 증언이라는 걸 수긍하고 너의 견해도 꽤 넓게 공감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반발하는 부분은 네가 철학의 기본이 되는 고전 그리스 철학을 체험하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니가 그 주장에 공감하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로 너의 미체험. 나는 저 책도 읽어볼까 하다 말았고 현대 과학철학, 인식론도 나름 핥아봤기에 너의 말에도 크게 공감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맞다고 생각한다. 좀 지나치게 어렵고 고되다고 생각해도 고전 그리스 철학의 원전과 해설서를 읽는 것은 네가 주장하는 이로운 효과를 훨씬 극대화시킨다고 나는 본다. 단지 네가 주장하는 것보다 지나치게 어렵고 고되지만 그만큼 다른 사람들은 자부심이 있고 더 높은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스스로의 체험이 있기 때문이지.
뭐 근데 전공생이 아닌 이상 두 개 다 체험할 일이 있겠냐? ㅋㅋㅋㅋㅋ 그래서 철학 전공이 최고로 자족되는 한량짓이란 걸 고래로부터 철학자 나부랭이들이 지껄이는 거지 ㅋㅋㅋ
고맙다 바로 장바구니에 담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