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 번역 논쟁? 모음집 - 독서 마이너 갤러리 (dcinside.com)
여기에 있는 글들 대충 읽어본 바로는
크게 라스콜리니코프가 처음 독백하는 대사의 번역과 거기서 침을 뱉었는가 문제, 일부 번역가들이 매춘 관련된 내용/표현을 자의적으로 누락시킨 문제, 원문 충실이냐 문장의 간결함을 바탕으로 전달력에 초점을 둔 번역이냐의 문제가 주요 논점인 것으로 보이는데
이 세 부분에서 유성인 역본은 어떤지를 간단히 적어보겠음
1. 도입부의 독백
'그런 큰 일을 단행하려고 생각하면서, 이런 하찮은 일에 겁을 먹다니!' 그는 야릇한 미소를 입가에 띠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음…… 그렇다! 인간의 힘으로 못할 일은 하나도 없는데, 그저 겁 때문에 아무 일도 못하는 것이다…… 이건 절대적인 진리지…… 그런데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은 대체 무엇일까? 새로운 한 걸음, 새로운 자기 자신의 말, 이것을 제일 두려워하고 있지…… 그건 그렇다 치고 난 지나치게 중얼거린다. 이렇게 너무 지껄이기만 하니까 아무 일도 못하는 거다. 아니, 아무것도 하지 못하니까 지껄이기만 하는 것일까? 이렇게 중얼거리는 버릇이 생긴 것도 내가 요 한 달 동안 늘 방구석에 드러누워서…… 꿈 같은 생각만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건 또 그렇다 치고, 지금 난 왜 이렇게 어정거리고 있을까? 정말 나는 그 일을 할 수 있을까? 도대체 그 일은 진실한 것일까? 쳇! 진실이라고? 진실은커녕 이건 부질없는 망상에 불과해! 그냥 장난에 지나지 않아! 그렇다. 이건 정말 장난이다!'
표현은 전체적으로 채수동 역본이랑 매우 유사하나 말줄임표가 사용된 점은 이철 역본과 유사하네
또 침을 뱉었다고 생각이 되지는 않게 표현했네
2. 매춘 관련 내용 삭제 이슈
센나야(오늘날의 평화광장. 당시에는 이곳에 농민들의 건초나 농산물을 내다파는 시장이 있었다─역주) 장에 가까웠으며 창부집들이 많은 데다 뭐니 뭐니 해도 페테르스부르크의 한복판인 이 근처는 거리와 뒷골목에 득실거리는 직공과 노동자의 무리─이런 것들이 이 일대를 이상한 모습의 사람들로 꾸며놓곤 하기 때문에, 괴상한 꼴을 한 사람을 보고 놀란다면 그건 놀라는 쪽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
밑줄은 내가 임의로 넣은 것. 창부집 언급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일단 매춘 관련 내용을 자의적으로 삭제하진 않은 것으로 보임.
3. 원문 충실 vs 문장의 간결함 문제
그는 다른 사람이라면 아무리 궁한 처지여도 이렇게 남루한 옷을 입고서는 도저히 밝은 길거리에 나설 수 없을 만큼 너절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거리는 옷차림 따위로 사람을 놀라게 하기는 힘든 곳이었다.
밑줄 친 부분은 이철 역본과 매우 유사함 채수동 역본은 이 부분을 그냥 남루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하고 넘어갔는데
저 장황한 표현이 원문에도 없이 갑자기 튀어나오진 않았을 테고 이철, 유성인 두 역본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표현인 것으로 보아 이 쪽이 채수동 역본보다 원문에 좀 더 가까운 번역으로 추정됨
다만 이것들은 어디까지나 극초반만 잠깐 본 거고 원문을 보지 않고 이철, 채수동 역본이랑만 비교한 거라 정확하진 않음
하서 죄와벌은 유독 말이 많음 유령역자에 타 역자 베끼기에... 근데 중요한 건 나름 괜찮단 거임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