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것이 인생의 주 관심사였고
지금도 글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음.
문학적 독서라기보다, 정보 처리로서의 독서에 관해서라면 개인적인 생각은,
속독, 정독, 음독, 포토리딩 등 지면에 있는 활자를 어떻게 다루냐 하는 문제는
제일 중요도가 낮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그 글 또는 책을 읽는 나의 목적이다.
그 목적에 따라 방법이 달라져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목적이 지식의 습득이라면 책의 내용을 정리하여 암기를 해야 할 것이고
이해의 심화라면, 글에 얽매이지 말고 개념을 파고들어야 할 것이며
단지 지적 허영심의 충족이라면, 대충 있어보이는 책 하나 잡고 멍 하니 있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글을 대하는 목적이 분명하고, 확실한 동기부여가 되어 있다면
활자를 인지하는 방법에 상관 없이 접하기만 해도 내 것이 되더라.
개인적으로, 책은 건축물과 같다고 생각한다.
책을 이루고 있는 문장들, 사상들, 지식들은 자재와 같다고 생각한다.
내가 건축가라면, 다른 사람의 건물을 보면서 '저 자재로 이렇게도 지을 수 있구나'하는 생각을 할 것이고
나의 다음 건축물에 반영할 것이다.
해당 건축물을 이용하는 수요자라면, 구조를 잘 알고 필요한 기능을 활용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전체 구조나 목적, 용도를 파악하지 않은 채 건축물을 구성하는 자재들을 훑어보는 일은 어리석은 일이다.
특별한 목적 없이 그 자재들을 하나하나 뜯어보고 파악하려 한다면 '세상에 이런일이'에서 취재나올 일이다.
요약: 글을 읽는 목적이 무엇인지 먼저 정하는게 바로 독서법.
솔직히 목적을 갖고 책 읽은 적 없음. 그냥 즐겁게 노는 것의 일환으로 책을 읽었을 뿐... 그래서 마음으로 이해가 좀 안되기도 합니다.
즐거움을 얻는 것 또한 목적이 아닌지요? 마음이 알아서 움직였을테니 방법이 필요 없으셨겠죠.
그 말도 맞는데, 독해력같은것도 분명 중요하다 봅니다. 독서라는 행위를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보면 해독과 이해겠죠. 해독은 문자를, 그리고 글이 가지는 표면적 의미 자체를 지각하고 이해하는 것, 이해는 그렇게 읽은 글을 기존 지식과 연결하여 텍스트 너머의 진짜 의미를 파악하는것이겠죠.
다시말하자면 전자는 자료에서 정보를 뽑아내기, 후자는 정보로부터 지식을 창출하기가 되겠네요. 우리는 보통 지식을 얻기 위해 책을 보지만, 정보 추출 없이 지식만을 얻을수는 없죠. 글이라는 매체 특성상 해독은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니까요.
따라서 지식을 얻는 독서의 기본은, 먼저 정확하게 글을 읽어내는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독해가 중요한 이유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정보추출 그 자체가 글 읽기의 목적인 경우죠. 예를들어서 과학 논문이나 리뷰, 기사는 인문학이나 문예에 비해 정보 추출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해독의 문제는 책의 선택의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해독이라 함은 문장에 사용되는 용어들의 의미를 독자가 이해할 때 가능하고, 친숙할 때 수월한 법인데, 이해의 과정은 자연스레 시간이 걸리는 법이니 당장 이해할 수 있는 난이도의 책을 선택하는 것 뿐이겠지요. 결국 tolle님이 말한 부분이나 제가 주장하는 바나 '독자'자신으로 귀결되는 듯 합니다. 독자가 책을 읽는 목적, 독자의 독서 능력, 배경 지식...
예를들어서 학위논문을 쓸때는 그 분야의 개론과 최신 연구 논문들을 빠르게 읽어야 하잖아요. 이렇게 방대한 양의 자료를 신속하게 읽어내야 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독해력이나 문자해독 자체도 중요한 고민거리가 될거라고 봅니다. 이공계 대학생, 기자, 정치인, 공무원, 검사같은 사람들이 그 예겠죠.
그 독해력 있잖아요...방법 알면 좀 알려주실래요?? 전 많이 읽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네요.
흠.. 저는 이공계 출신이라서 그런지... 연구, 공부, 지식을 위해 책을 들이 파는 것을 독서라고 여긴 적이 없어요 - 그건 먹고 살기 위해, 논문 잘 쓰기 위해, 제 자신의 지적 Capa를 키우기 위해 수행한 것이므로, "업무의 일환"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죠. 제 기준의 독서는 노는 시간에 잘 놀기 위해 하는 것이었거든요 - 어디까지나 즐거움을 위해, 취미로, 그냥 좋아서 책을 읽는 것이 바로 독서라고 생각해 왔던 것입니다. 그래서 되도록 전공 분야와 완전히 동떨어진 문학 서적을 주로 읽었던 것이고... 목적을 갖는 독서라는 것이 무지 낮설게 느껴진 것도 이유가 있네요.
지각, 인지심리 대중서를 좀 읽어봤는데... 작업기억력이 엄청 중요한거같던데... 글을 읽는다는건 한 문장 내의 여러 단어들을 모두 기억하면서 동시에 그것들의 적절한 관계를 찾는, 또 읽은 문장의 내용을 기억하면서 다음 문장을 읽고 그것과 관계짓는 일이라 할수 있겠죠.
즉 우리는 글을 읽을때 단어들을 기억하고 있으면서 다른 단어들과 여러 방식으로 연관지어요. 이때 사용되는게 작업기억력이죠. 여러 정보를 잠시동안 담아두면서 그 정보를 다양한 방식으로 처리해야하니까요. 문장이 끝나지 않고 너무 길어지면 이해하기가 어려워 지는것도, 단어의 수가 작업기억 용량을 벗어나버렸기 때문이죠. 저는 주로 작업기억 훈련을 하고 있어요.
제가 아는것은 이것뿐이지만 이게 전부는 아닐거에요.
ㄴㄴㄴ 이공계에 한정짓는다면... 저는 남이 쓴 논문 읽느라 고민한 적이 없어요. 살다 보니 어찌어찌 논문을 30 여편 정도 써서 저널에 퍼블리싱해 봤는데, 나의 테마를 잡는 게 중요하지 남의 논문은 그냥 비슷한 테마의 논문을 한 발 앞서 쓴 사례가 있나 살펴보는 정도였어요. Abstract, 서론, 결론 보면 대충 알만하고, 본론은 notation 정의에 따라 수식 전개만 따라가도 절반은 알고, 테이블 데이터, 통계 썼으면 테크닉, 알고리듬 훑어보면 뭔 내용인지 금새 알 수 있어서... 절대 고민 안했습니다. 무엇보다 저자 이름과 저널 명만 봐도 대충 알수 있고... 무엇보다 이공계는 수식과 알고리듬 죽 따라갈 줄만 알면 됩니다. 그리고 보니 올해 한 해는 너무 바빠서 논문 퍼블리싱 한 편 밖에 못했네요.
머리가좋으신가보네요 부럽... 전공이 어떻게되심?
저는 독표나 그래프 읽기, 수식 이해도 크게봐서 읽기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어요. 본질적으로 그것들이 정보를 담고 있으며 내가 그것을 읽어 정보를 얻는다는것에선 차이가 없으니까요. 개인적으론 글보다 표나 그래프, 통계 자료를 이해하는게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제가 바라는 읽기능력을 가장 극단적으로 테스트하는 텍스트가 psat,leet 언어추론, 자료해석 같은거 아닐까 싶네요. 하이데거 칸트 이런 난해한 철학 책을 읽고 이해하는 사람이라도 psat에선 힘을 못쓸수도 있죠. 반대도 마찬가지고요. 개인적으론 그런 능력이 너무 부족해서 항상 불편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독해력에도 관심이 많고요..
난 걍 읽는데
나랑 비슷한 생각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