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수능볼때는 과목이 참 많았어

탐구영역을 요즘은 두과목만 보잖아

공부 부담 덜어준다고

나때는 총 아홉과목 봤거든

난 이과 과목이건 문과 과목이건 공부하는게 재밌었거든

영어도 한문도 중국어도 잘하는건 아니었지만 재미있었고

국어 지문 읽는 것도 재미있고

물리 문제 생각하는 것도 재미있고

물론 섹스만큼 재밌진 않았지만 대개 재밌었어

영어 잘하면 정보에 대한 접근력이 좋아지듯이

한자도 많이 알면 좋은거 아니야?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책을 읽는 교양인이라면

희랍어든 라틴어든 독일어든 프랑스어든 뭐라고 썼나 한번 더 쳐다보려고 하고 익히려 하지 않나?

어원을 파고들고 의미가 역사속에서 어떤 긴장상태를 거쳐 전용되었나 살피고

한자는 우리말의 많은 어휘와 대응되는 문자라서 그런지 나는 더 관심이 가더라고

물론 책읽을때 모르는 한자 나오면 턱턱 막히고 찾아보는 것도 어렵지만 알게되면 즐거워

그리고 우리 전 세대의 한국 사람들은 한자 많이 알았거든

틀딱이라고 부르는 사람들 말이야

그 사람들이 쓴 글 읽으려면 한자 알아야 함

뭘 알고싶은 사람은 그게 뭐가되었든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최대한 익히려고 하지 배척하는 논리를 만들지 않는다고

한자가 비효율적인건 맞지만 의미가 없는건 아니야

그 속으로 들어가면 또 풍부한 세계가 펼쳐지지

난 그 속에서 인생을 마치고 싶지는 않았기에 그 공부를 겉핥기식으로만 하고 다른쪽으로 방향을 돌렸지만

내가 모른다고 남이 이상하다고 하는건 아닌 것 같다

난 한국어의 현실을 볼 때 조금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어

순우리말로 된 개념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해

질료라는 단어 대신 밑감이라는 말을 쓸 수 있겠니?

형상이란 단어 대신 꼴이라는 말을 쓸 수 있겠니?

밑감과 꼴도 싫고 질료와 형상이라는 단어도 싫으면 matter 와 form 이라는 영단어를 갖다 쓸까?

아예 고대 희랍의 언어를 바로 쓰는건 어떻지?

단어에 조사만 붙여서 말이야

세계화가 더 진행되면 한국어가 점차 소멸될지도 몰라

한자를 쓰냐 안쓰냐 틀딱들 이상하다 하는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이 몇 안되게 될지도 몰라

고급 정보는 대부분 영어로 만들어지고 있어

한자는 한국어를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요인이지 그 반대가 아니라고 생각해

그것은 영어도 마찬가지야

우리는 한자어를 영단어가 밀어내는 시대에 살고 있어

그렇다고 해서 옛 것이 아무 가치가 없다고 하지는 말자

한국인이 참 특이한게

자국의 철학이라고는 쥐좆만큼밖에 없고 남의것 따라하기에 특화된 민족인데 정체성을 지키며 살아남았다니까?

유태인들은 경전이라도 있었지 한반도 사람들에게는 뭐가 있냔 말이야 30년 전에 나온 자국 텍스트도 읽지 못하며 틀딱이 쓴 책이라고 하는 나라인데

정리되지 못한말 아무렇게나 지껄여봤음

가르침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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