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줄 요약

1. 독서율이 줄었다 X 전통 종이책 시장이 뒤졌다 O

2. 짧은 컨텐츠가 오락으로 유행하는 시대라서 문학이 가치를 잃었다

3. 그 이유는 2030이 게임만 하는 멍청이라서가 아니라, 그 어느 세대보다 여유가 없는 세대라서다.


(아래 글은 제 사견이며 반박이 있으시다면 당신 말이 맞습니다)



가장 먼저 이것부터 시작하자. 사람들이 진짜로 책 많이 안 읽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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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단순히 책이 매체의 힘에서 다른 컨텐츠에 밀렸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 웹소설/웹툰 등 현대적인 도서 매체 시장은 작년까지 매년 20%씩 성장하는 시장이다. 웹소설 혼자서만 거의 7000억 짜리 시장이고, 한국 종이책 시장은 그 10배인 약 7조로 작년 영화시장 매출액인 1조 7000억보다 거의 3배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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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종이책 시장은 거머리에 피빨리듯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게 맞다. 하지만 위에 살펴본 것처럼 독서 시장은 절대 작은 시장이 아니고, 최근 웹소설의 히트를 볼 때 독서율 자체가 줄어늘고 있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책을 읽는 목적이 다 다르니만큼 그냥 책이라고 뭉뚱그려버리면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 쪼개서 살펴보자.

현재 시장에서 많이 팔리는 종류의 책을 보자면 큰 범위에서 아래 두 분류로 나눌 수 있다.

1. 교육/계발 서적
2. 오락(소설 등) 서적

재밌는 건 교육 계발 서적 판매량은 거시적 규모에선 전혀 줄지 않았다.

자 이제 범인은 문학으로 아주 좁혀지는 것 같다. 확실히 대한민국 문학 판매율은 00년을 기점으로 무슨 스키를 타는 것처럼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이건 아마 컨텐츠 소비의 방향이 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우린 질문을 바꿔야한다. 

"왜 사람들이 독서를 안하지?"가 아니라 "이 시대 콘텐츠는 어떻게 변했는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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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아래를 보면 2020년대 최대 취미는 유튜브가 됐다. 2030기준으로 밖에 나가면 하입보이같은 밈 없이는 대화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게 무엇을 의미할까

유튜브 영상은 갈수록 파편화되고 있다. 유튜브 쇼츠는 1분 길이의 영상들이다. 사람들은 유튜브 1회 접속시 평균 50분은 영상을 본다고 한다. 5등급이 50분을 보면 우리 1등급 시청자들은 도대체 몇 분을... 아무튼 쇼츠 50개를 아무 생각도 없이 보는 게 트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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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자면 이 시대 사람들은 쉬는 시간에까지 오래 들여다봐야하는 컨텐츠를 소비하지 않는다. 그 변화는 독서 시장에도 나타난다.


문학에서 자계서, 힐링 에세이로 옮겨온 건 책이 오락의 가치를 잃었다는 얘기다. 주목해야하는 부분은 22년이후 다시 대두되는 문학 붐이다. 이때 대두되는 문학은 00년대의 순문학과는 결이 살짝 다르다. 김연수, 김영하, 박민규, 김훈 등이 00년 히트한 걸 생각해보면 미학에 공을 들이는 작품 군이 당시엔 대중에게도 먹혔다. 그러나 작금의 작품들은 달러구트 꿈 백화점, 칵테일 러브 좀비 처럼 참신한 소재와 익숙한 서사를 미는 작품들이다. 이건 명백히 소비하기 쉬운 컨텐츠가 대세가 됐다는 얘기다.

그러면 이유는 무얼까? 사람들이 멍청하거나 문해력이 떨어져서? 만약 그렇다면 교양/계발 도서 판매율이 계속 오르는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

난 좀 다르게 본다. 내 사견을 붙여보자면, 경제 구조의 변화 때문이 아닐까.

우리 시대 노동의 상당 비율은 2,3차 산업이다. 단순 노동의 비중은 줄었고 대개가 정신적 노동을 하는 시대다.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런 와중에 재밌을지 재미없을지도 모르면서 1시간을 그냥 보내야하는 취미란 건 어지간한 배짱이 아니고서야 즐기기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수잔 손택은 카메라에 대해서란 책에서 현대의 대중은 취미조차 직업처럼 즐기려한다 라고 말했다. 시간대비 더 즐거운/실용적인 작업에 투자하라!

컨텐츠 길이가 짧아지는 건 비단 도서 컨텐츠에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다.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 모두 긴 서사보단 짧은 서사를 선호하게 됐고 필연적으로 서사보다 캐릭터성을 팔게 됐다. 음악은 앨범 단위로 듣던 게 싱글 단위로, 여기서 나아가 하이라이트 1분만 듣는 식으로 변화하는 중이다.

이를 미루어봤을때 앞으로의 도서 컨텐츠는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할 것이다. 시간이 많고 돈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귀족용 슬로우 컨텐츠 - 아니면 완전히 대중을 위한 패스트 콘텐츠. 교육용이든 오락용이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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