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나쓰메 소세키는  뿌리 깊은 반일 감정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거부 반응이 적은 작가인데, 이는 생전에 전쟁을 반대한 평화주의자로 알려진 게 큰 듯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알고 보니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충격적인 실체가 드러났죠.

올해 나쓰메 소세키의 여행기가 단행본으로 국내에 번역 출간된 게 계기였습니다. 이미 소세키 전집에 일부 소개된 적이 있었지만 단행본으로 따로 나온 건 처음이었다 하죠.


https://www.yna.co.kr/view/AKR20180510151100005?input=1195m


김유영 번역가는 1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나쓰메 소세키는 대외적으로 반전주의자 모습을 보였고 일본의 천황제와 전쟁에 부정적이며 식민지 사람들에게 연민을 갖는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는데, 이 만주 여행기를 보면 일본인들은 자랑스럽고 영국인들은 당당하고 러시아인의 건축물은 훌륭했다고 하면서도 식민통치 하에 고통을 겪는 피식민지 하층 계급에는 불쾌하다, 더럽다는 표현을 쓴다"며 "이런 이중적인 모습이 기존에 알려진 모습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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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보다 훨씬 전에도 이 사실을 이미 알고 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2007년에 어느 신문사의 문화부장이 쓴 기사를 보니 '이래도 소세키 빨 거냐'는 취지로 이런 내용을 언급했더군요.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sec&sid1=110&oid=081&aid=0000148402

소세키가 누구인가. 우리에게도 그 이름이 낯설지 않은 그는 ‘일본 근대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메이지 시대의 대표 작가다.1000엔짜리 지폐에 초상이 새겨질 만큼 널리 알려진 그가 일본인의 일상에 끼치는 영향은 막중하다. 역사의 전환점에 설 때마다 일본은 그를 재조명했다.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 문제로 일본 열도가 들썩였던 2003년 말에도 일본의 공영방송은 그의 사상과 시대를 조명하는 특집을 내보냈다. 일본인에게 소세키는 그야말로 ‘국민작가’인 것이다.

작가를 흠모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 김영현이 ‘나쓰메 소세키’를 침대 머리맡에 두고 애독한다고 해서 토를 달 이유는 없다.“잠자기 직전에 꼭 한 편씩 맛있는 음식을 음미하듯 그것을 아껴가며 읽는다.”고 고백한들 그것이 뭐 그리 대수인가. 그러나 소세키가 천황주의를 선양하는 데 몸을 던진 제국의 충실한 이데올로그요, 조선인을 한없이 깔본 인종차별주의자였다는 데 생각이 미치면 마음은 그리 편치 않다.

러·일전쟁이 일어나자 “천자의 명령인지라, 나 원수를 무찌름은 신하의 의무여라…”라며 피에 주린 장검(長劍)을 노래한 호전주의자, 죽을 때까지 조선과 조선인을 극도로 경멸한 이가 바로 소세키다.‘만한(滿韓) 이곳 저곳’이란 기행문을 통해 그는 ‘조선식’ 인력거꾼까지 폄하했다. 조선 인력거꾼은 솜씨가 없고 분별없이 달려가기만 하면 소임을 다한 것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김영현은 국수주의자 소세키를 즐겨 읽지만 최근 유행하는 일본 소설은 “거의 거들떠보지 않은 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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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일제 강점기를 사셨던 분들은 이미 아셨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용옥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것이긴 하지만, 고 박경리 작가가 생전에 소세키를 강하게 비판했던 걸 생각하면 짐작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천황제를 비판하고, 전쟁을 비판하고, 일본 과거사를 비판하는 일본의 진보적 지식인은 당연히 2007년 이전부터 소세키를 줄기차게 비판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런 기사는 발견되지 않습니다.

일본의 비판적인 지식인 중에 고모리 요이치 같은 경우, 일본 극우들이 매국노라 비난한다는 무라카미 하루키까지 극우라고 거침없이 비판하지만, 정작 소세키를 비판했다는 내용은 없더군요.

오히려 도서 검색해 보면 소세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도서만 발견됩니다.

만약, 일본 내에 그런 책이 출간된 적이 있었다면, 진작에 우리나라에 소개가 되었을 텐데, 올해 번역 출간된 구로카와 소의 소설 말고는 없는가 보더라고요. 이 사람은 최근에 나쓰메 소세키 미공개 원고를 보고 이를 바탕으로 한 소설을 썼다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지폐 모델이라 건드리기는 어려웠던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