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이념들 1』을 향해 가겠습니다.
매스 없는 뇌수술을 향해서
뒷혀(後舌)의 달콤 씁쓸함을 향해서
그리고 순수를 되찾기 위하여
마치 첫사랑을 만난 15살 소년처럼
그 사람, '지혜'에 대한 사랑을 향해 가겠습니다.
칸트의 학설은 그저 임시정박지(臨時碇泊地)일 뿐이었으니
형이상학이라는 작은 배 한 척은 아직도 파도에 휩쓸려 가고 있나니
그 파도는 울프의 시적 의지에도 굴하지 않고 부단히 배를 철썩철썩 때립니다
그 광경이 역학적 숭고를 불러일으켜 저는 무아지경(無我之境)에 이르거니와
끝내 그 황홀—엑스터시—는 무참히 깨어져버리니
그것은 저의 저(I)가 에고(ego)가 되어버린 탓일까요
가을은 닿지 않고 더위는 표상을 가시밭으로 변양시키니
그것을 때 묻지 않은 순결로 시작하여 가지기 위하여
저는 그것에 저의 에포케(epoché)를 취하니
그것은 순간 하나의 순결의 현상으로 존재하게 되는군요
인간은 고뇌하는 한 방황하노니
저에게 있어서 현상학은 삶이요, 방황의 숲길이 됩니다
그 숲길(Holzwege)을 저는 걸어가며
겨울이 되면 찾아오는 이름모를 새 한 마리처럼
가끔씩 이 울창한 숲을 찾아 초연히 내 몸(Köper)을 내맡기나니(Gelassenheit)
결코 일찍 찾아오지 않는 새를 기다리며
저는 여기서 하루하루를 고뇌하고 방황하며 산책을 하고 있겠지요
새가 마침내 저를 다시 찾아올 때가 된다면
그때는 저의 이 마음씀도 고뇌도 끝나가겠지요
무척 긴 항해가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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