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06bcdb27eae639aa658084e54482746575474f374dbfc31f0adb6f6c54b8adb942d32287f0b8cd5058e21a6c



1부만 다 읽었다. 그리고 후속권을 더 읽을지 고민중.... 솔직히 내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내 기대에 못 미쳤음...


SF 발상이나 소재가 흔한 건 차치해두더라도, 우선은 작자 본인이 셈솟는 아이디어를 좀 주체 못했다는 인상이 강하게 들었음. 그러니까, 적어도 설정이 참신하다고 봐줄 수 있을지언정, 그걸 이야기로 엮어내는 실력은 내게는 미진했다. 적어도 삼체 문명을 게임 온라인으로 통해 서서히 드러나는 구조라던지, 혹여 음모론을 잘 써내었다고 차마 인정하기가 힘들었음. 여러 작가의 호평에 호기심 삼아 읽어 본 결과, 영 내 기대까지 충족하지는 못했음. 물론 내가 너무 기대한 나머지, 이러한 실망이 나온 것일 수도 있지만(특히 모옌의 추천사가 큼) 아무리 생각해도 설정은 그런대로 흥미로울지언정 이야기를 쓰는 실력까지 바라기는 힘든 모양새였음. 작가가 문학계열이 아닌 공학자 출신이기에 그렇다 칠 수 있지만, 이에 반례가 되는 테드 창은 비록 단편만 써왔어도 이야기는 출중했는데. 아마 내가 세간의 호평에 뭔가 중국의 테드 창으로 오해한가 아닐까 싶은 그런 생각도 듦. 후속권을 읽으면 또 다를 수도 있겠지만, 여러 평들을 보건대, 1권만큼은 아니라 하니, 조금 주저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정지돈의 『...스크롤!』과 토머스 핀천의 『블리딩 엣지』가 떠올랐음. 둘 모두 온라인 게임을 매개로 음모론 소재를 다룸. 우선 전자는 그닥 분량이 얼마 안 되기도 하고, 거기다가 좀 전위적인지라 막 그렇게 좋지 않았음. 그 전위적인 것이, 달리 말해 스타일은 좋으나 폼이 안 좋은 경우였음. 글의 구조가 중구난방이었고, 참신하다 바라보려 하여도, 아직 설정의 다루는 미숙함이 느껴졌음. 장르적인 문법이 익숙지 않으면서, 되려 써오던 방식으로 어떻게든 쓰려는 느낌이었음. 그 반면에, 핀천은 아직 다 읽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설정이나 이야기가 좋았음. 근데 차마 다 읽지 못한 건, 뭔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이상하게 읽기가 좀 힘들었음. 아마 이건 가독성 때문이라 생각되는데, 역자의 역량 때문인지(혹은 대학원생을 다루는 솜씨가 영 아니었는지) 진도 나가기가 고됐음. 그래도 핀천은 기회되면 다 읽으려 들겠지만, 나머지 저 두 작품은 일독하고 말 것 같음.


그래도 장편을 심지 있게 3권씩이나 밀고 가는 강단은 높이 사지만, 나한테 상당히 아쉬웠음. 특히 중국의 문화대혁명 묘사는 딱히 놀랄 일도 아닌데, 이거는 이미 중국 당국도 인정한 치부임. 그래서 그 문화대혁명의 폐단을 잘 묘사했느냐면, 글쎼.... 『허삼관 매혈기』에서 컷 당할 듯. 그와 다르게 문화대혁명을 소재로 삼은 소설로, 난 왕샤오보의 『혁명시대의 연애』가 참 잘 해냈다고 생각함. 그와 마찬가지로, 위화나 옌롄커 그리고 모옌도, 당대 분위기를 잘 담아내서, 그간 읽은 중문학으로 기대한 것이 좀 컸나 봄. 아무튼 여러모로 좀 아쉬웠다. 후속권은 언젠가 읽겠지만, 다른 밀린 것부터 읽어볼 듯. 나중에 위화의 『원청』을 읽을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