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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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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는 도시다.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온 세상이 '본받아야 할' 문화의 귀감으로서 대표되는 도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XX를 본받아야 한다, 라는 식의 이야기가 꼭 한국에서만 나오는 건 아니며, 이런 식의 어떤 본받아야 할 전범이 정해져 있는 줄세우기 속에서 세상은 어울리지도 않고 근본과는 늘 충돌하는 우스꽝스러운 흉내내기와 그로 인한 대실패, 그리고 책임지지 않으며 여전히 자신들을 본보기로서 내세우는 서구권의 위선을 보여준다) 이민자들로 인해 섞여 있는 수많은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그럭저럭 문제를 크게 일으키지 않고 자기들끼리의 구역을 어느 정도 정하거나 섞이거나 하며 이웃들 사이의 정감과 증오를 품는 시끄럽고도 활력 넘치는 도시, 뉴욕. 과연 우리가 그런 도시를 본받을 필요가 있을까는 의문이지만, 책 외적인 이야기는 여기에서 정리하자.



어쨌든 뉴욕은 단순히 생각해도 도저히 가만 둘 수 없는 잠재적 문제들이 편재한 도시다. 평균적 치안은 끔찍했으며, 부촌과 빈촌 사이의 빈부격차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고, 다양한 문화 공동체들이 서로 부딪히며 구설수에 오른다. 이런 도시에서 살아간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대체로 뉴욕에 다녀온 사람들은-본인 역시 포함해-뉴욕이 그럭저럭 좋은 도시라고 이야기한다. 당연하지만 우리가 서울에서 빈촌을 구태여 찾아가지 않는 것처럼 뉴욕에서도 그렇고, 적당히 부유한 사람들에게 뉴욕은 예전에 들었던 것보다는 훨씬 더 건전하고 평화로운 도시다. 저자는 그보다는 시야를 넓혀, 전체 뉴욕에서의 삶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느껴보고자 뉴욕 전체를 돌아다녀보기로 했다. 그 시각은 냉소적이지 않고, 다소 온정적이지만 그저 웃고 넘길 수 있는 경험들을 소개하지는 않는다. 아무리 그가 높은 친화력과 도시 내부자로서의 온건함을 드러낸다고 해도, 치안이 좋지 않은 빈촌은 실제로 위험하다.



그런 점들을 제외하고 보면, 뉴욕이라는 이 자그마한 공동체들의 집합과 같은 도시에는 정말 수많은 다양한 커뮤니티들이 서로 특이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어떤 민족들이 어떤 사업을 완전히 먹어버렸다, 어쩐다 하는 식으로 폐쇄적인 문화가 드러나는가 하면, 서로 적대적일 만한 두 커뮤니티가 외려 도움을 주는 경우도 많다. 이들의 갈등은 기실 근본이 되는 문화 사이의 충돌보다는, 계층 기반 문화의 충돌에서 기인할 때가 더 많다. 젠트리피케이션이 그 예시로, 과연 얼마나 많은 기존 거주민들이 젠트리피케이션 과정에서 쫓겨나거나 피해를 보는지는 아직 분명하지는 않지만, 확실한 것은 젠트리파이어들은 기존 거주민들보다 자기들끼리 훨씬 더 잘 맞고, 역 역시 성립한다는 점이다. 마르크스주의자라면 <문명의 충돌>을 이야기하던 옛 말들이 기만적이라는 증거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뉴욕은 다소 서글픈 도시기도 하다. 이민자들은 뉴욕의 끔찍한 집값과 그리 높지 않은 수입으로 평생의 시간을 쓰며 돈을 악착 같이 모아 집을 사려고 하며, 이 머나먼 땅에서 1세대 이민자의 향수는 어떻게든 자신과 유사한 사람들 곁에서 살며 정기적인 축제를 벌이거나 고향을 연상시키는 상징물을 만들거나 하는 식으로 그리 크진 않은 위안을 받는다. 비록 2세대부터는 그런 서글픔이 어느 정도 희석되는 경향은 있다지만, 뉴욕의 문제는 1세대가 늘 꽤나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어느 정도의 텃세는 늘 존재하고, 이런 텃세를 피하기 위해 다시 자기들끼리 뭉치는 커뮤니티들 사이의 갈등은 위에서와는 정반대로, 세상에 비하면 비교적 작은 도시 뉴욕에서 전세계의 갈등의 축소판이 다시 벌어지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대표적인 예시로 한인 사회와 흑인 사회 사이의 갈등이 나오는 것이 흥미로운 부분이다.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LA 폭동이 정말로 교포와 흑인들 사이에 '갈등'이 있어 격화되었다는 이야기가 잘 알려지지 않는 감이 있다)



그럼에도 뉴욕은 좋은 곳이다. 저자는 뉴욕을 돌아다니며 온갖 사람들과 장소들을 보고, 다양한 생활 형태와 문화, 건물들을 보며 이들이 어떻게 전혀 어우러지지 않는다는 형태로 전체에서 어우러지는지 감탄한다. 이곳의 거주민들 역시 뉴욕 욕을 하다가도, 결국 마지막에는 나름 좋은 곳이라 결론을 내린다. 아마 (저자 역시 언급하는) 소위 뉴요커 식의 그 냉랭하고 빈정거리는 태도를 생각해보면 실제로는 그보다도 조금 더 감정적인 반응일지도 모른다. 그런 양가적인 감상을 보며, 뉴욕이 여러 가지 의미로 이 온 세상을 압축시켜 보여주는 도시인 것은 맞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