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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갤러리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학기가 시작되고 한동안 독갤에 들어 오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인간관계 새로운 환경에 적응이 너무 바쁘더라구요


다음주 방학이 시작되면 이번 상반기에 제가 읽은 책들도 소개하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어쨌든 얼마 전 막 발표된 제169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이치카와 사오(市川沙央) 씨의  「ハンチバック」 감상을 써 보려 합니다


여러 흥미로운 점이 많은 작품이라, 학교 근처 서점에서 예약을 해 바로 받았습니다


국내에 번역이 되려면 한참 남은 것 같아 스포일러는 최대한 피해 보겠습니다


그래도 아예 내용을 건드리지 않으면 감상을 쓸 수 없으니 띠지, 겉표지에 써 있는 내용 정도는 다룰 수 밖에 없는 점 이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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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작품의 제목인 ‘헌치 백’이라는 단어를 살펴 보려고 합니다


‘せむし‘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후리가나로 ハンチバック이 달리는 식으로


이 헌치 백이라는 단어는 작품 내에서도 계속 등장하는데요


せむし가 한국어로 곱추 정도의 의미이니까 헌치 백도 비슷한 의미리라 생각됩니다


왜 이런 단어가 제목에 붙고 또 작품에도 자주 등장하느냐


그건 이 작품이 작가인 이치카와 씨의 자전적 측면이 큰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이치카와 씨는 등뼈가 기형적으로 휘는 희귀병을 가지고 계신 분으로,


그 기형적인 뼈 때문에 인공호흡기 없이는 호흡도 제대로 할 수 없으시다 합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시야카’역시 작가인 이치카와와 같은 유전병을 가진 인물입니다





이 둘 사이에는 그 외에도 수많은 공통점이 있지만, 다른 것도 있습니다


바로 주인공 시야카는 틴즈러브 웹소설과 싸구려 인터넷 기사를 쓴다는 점이죠


이치카와 씨는 복수의 인터뷰에서 ‘여태까지 30편 이상의 라이트노벨을 써 왔다‘라고 말한 것을 생각하면,


완벽하게 ‘다른점‘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시야카가 쓰는 인터넷 기사가 대부분 풍속(성매2매 업소)의 리뷰인 점,


웹소설이라고는 해도 정사 장면이 대부분인 야설 느낌인 것을 생각해 보면



이치카와 씨는 독자들이 이 부분에 주목해 주길 바랬던 것이 아닐까요?


작품을 읽는 내내, 저는 이 웹소설과 인터넷 기사가 상징하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계속 들었습니다


부모가 남긴 막대한 유산을 가지고 부모가 지은 장애인 보호 시설에서 지내는 시야카는


사실 웹소설이나 싸구려 기사를 쓰지 않아도 생계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자신은 ‘조금이라도 돈을 벌어 나보다 더 약한 사람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변명하지만


그녀가 쓰는 글의 내용을 보면 욕망을 분출하기 위한 일종의 배설구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옵니다


그녀가 또 다른 욕망의 배설구로 쓰고 있었던 트위터 뒷계정 역시 작품 전개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욕망, 특히 실현할 수 있을 듯 보이지만 아슬아슬하게 실현할 수 없는 욕망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걸 원하는 사람이 있겠어‘하는 그런 욕망


장애인으로 태어난 후, 끊임없이 이 욕망에 대해 고민한 작가의 모습이, 사야카의 배설구들을 통해 보이는 듯 했습니다



인터뷰에 따르면 이 작품 역시, 이치카와 씨의 오랜 소원이었던 ‘소설가가 되는 것’을 이루어준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걸 생각하면 넓은 의미에서는 사야카와 이치카와 씨가 쓴 글들은 같은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사야카의 야설, 뒷계정을 통해 작품에서 그녀의 숨겨진 욕망이 밝혀진 것 처럼  



이치카와 씨는 배설구인 「ハンチバック」 을 통해 자신의 욕망을 독자들이 보고 이해하고 공감해 주었으면 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다른 중요한 테마를 저는, ‘약자의 정의(혹은 범위?)’와 ‘연민(원문에서는 憐れ)’의 관계라고 생각했습니다


약자를 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돈? 신체의 자유? 아니면 또 다른 것?


우리가 연민을 느끼는 대상은 누구인가?


사람들은 모든 약자들에게 연민을 느끼지는 않는데, 그렇다면 연민과 약자의 관계는 무엇일까?


이런 재미있는 고찰이 가능했습니다


최근 한국에 있는 여러 이슈를 생각해 보면, 어느 나라에나 비슷한 고민이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결말부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이 결말 말인데요, 약간 히가시노 게이고 느낌의 테이스트가 느껴졌습니다


보는 방법에 따라서는 전에 있던 모든 내용을 부정할 수도 있게 되는 그런..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그런 느낌은 아니었던 것 같았습니다


인트로 부분과 수미상관이 아닐까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내용을 다 적어버리고 제 생각만으로 2000자 레포트를 쓰고 싶은 욕망이 꿈틀 거릴 정도로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저는 더 이상 적을 수 없으니 이 부분은 각자 작품을 읽어 보시고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생각하는 재미로 따지면 작품 최고의 파트가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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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을 읽으며, 역시 이런 게 일본문학의 매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력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으면서도 문학적 감상의 재미 역시 놓치지 않는..


이걸 읽으니까 올해 한국 젊작상 수상작도 읽어 보고 싶었습니다


한국에 9월이나 돼야 갈 것 같아 아직도 못 읽어 봤지만


역시 신인상은 챙겨보고 볼 일이라는 신념이 한층 더 강해졌습니다


독서 갤러리 여러분도 지구 온난화로 더워 죽겠는데 어디 가시지 마시고


시원한 서점과 카페에서 문학과 함께 피서 하시길 바랍니다


빠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