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녹다 남은 눈.

소공동 공사장 구석이나

청파동 후미진 뒷골목이나

망우리 응달 그늘에

퍼렇게 살아 있는 한줌의 눈

돌아가는 시민들의

무거운 눈길에

고독한 응결, 한 덩이의 눈.

내일이면 사라진다.

사라질 때까지의

허락받은 시간을 

어린것들의 부르짖음 같은 눈.

오늘을 더럽히지 말라.



-오늘-


바람이 불고 있다.

날리는 구름조각

하늘을 덮고

아이는 군으로 나갔다.


오늘

이 

흔들리는 것은 무엇일까.

오는 것과 가는 것이

엇갈리며 부글거리는 물기슭.

밑바닥에서

끓어오르는 소용돌이,

가는 자는 가고

물결처럼 밀리는 군중 틈에서도


결국 지구도

하나의 돌덩이,

절대 공간의 점 하나.

그것을 샨데리아로 불 밝힌

구름이 에워싸고 있다.

소멸의 치마폭으로 싸안은 구슬


다만 

오늘이

바람의 신을 신게 하고

바람의 회오리바람의 휘파람의

채찍이 울리는

지상에서

나는

진한 피 한 방울이 된다.



박목월 다음 읽을 시집 ㅊㅊ받음

김소월, 서정주 중에 골라주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