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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읽고 선에 대해 관심이 생겨서 찾은 책인데
기본적으로는 선과 선수행법, 그 의미를 알려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음
근데 이 내용이 상당히 오묘하고.. 모호한 거 같으면서도 분명하고..
어렵다기보다는 손에 잡힐 듯 말듯 감질나네
"생각의 영역에서는 '일체'와 다양성 사이에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경험 속에서는 전체성과 다양성은 같습니다."
나는 경험적으로만 선이 그때 그 상태를 말하는 거였구나 하고 가늠을 할 뿐인데,
그게 진짜 선이든 아니든 간에
나로서는 상당히 의미 있는 상태였어서 그것에 다시 접근할 확률을 높이고 싶었음
이게 무슨 상태냐면, 웃긴 비유이긴 한데
과장 좀 보태서, 만화 원피스에 나오는 알라바스타 에피소드를 보면,
조로가 전투 중에 죽을 뻔 했다가, 갑자기 모든 게 고요해짐을 경험하는 장면이 있음
바위가 쏟아지는 와중에 어디로 피해야 할 지를 그냥 알고
나뭇잎을 베지 않는 법도, 바위를 단번에 가르는 법도 그냥 알고 행함
머 그러고 이전에 못 베었던 강철을 베면서 이김
누가 보면 좀 얼척 없는 내용이긴 할텐데
내가 아는 것 중에 제일 비슷한 게 이거임 ㅋㅋ
암튼 내가 뭔가를 행할 때, 이런 무의시적인 몰입 상태에서
행함에 특별한 어려움 없이 그냥 잘 되었고 그 결과도 꽤 좋았던 그 때를 돌이켜보면
선이라고 묘사하는 그 상태와 얼추 비슷한 느낌이었던 거임
그런 상태에 다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내가 아는 한 선수행 밖에 없었고,
그래서 읽은 책인데, 잘 모르겠음
우리 개개인 안에는 불성,
선을 행할 수 있는 존재, 마음이 있지만
그것을 망각하고 있기 때문에
좌선을 통해 선을 체험해야하고,
좌선 자체가 선임을 알아야 하고,
좌선과 일상은 다르지 않음을 깨닫고
모든 삶의 순간 순간이 좌선인 심적 모드에 들어가야 한다고 대충 그렇게 이해함
좌우, 위아래의 구분을 불가하게 하는,
선을 상징하는 가부좌 자세를 몸으로 체현한 상태에서
우리를 존재하게 하는 숨 그 자체의 들어오고 나감을 인식하면서
우리 자신은 단지 세상의 일부분이 아니라,
나와 세상이 하나임을 깨닫는 그런 방법이라 이해함
그런 측면에서 일체성을 알아야하는데
위에 옮겨썻듯이, 생각의 영역에서 일체는 다양성과 차이가 있음
그러나 경험에서는 같은 것인데
이건 언어화를 함에 따라오는 이분법임
좌선에서 요구하는 것은 나와 세상을 하나의 존재로써 바라보는 일이지
일체라는 개념, 다양성이라는 개념을 구체화하는 게 아님
구체적임 보다는 분명함을 추구하는 것이고
이건 경험을 중요시 하는 거라 할 수 있음
어떤 경험이냐?
혼란스러움 속에서 고요함을 알고
고요함 속에도 혼란이 있음을 아는 경험
내 주관적인 자아적 고집과 관점이 있고, 있는 것을 그저 관조하는 상태가 있음
선을 수행하려면 전자를 마냥 부정할게 아니라 존재함을 인정하되 흘러가게 내버려둬야하고,
그게 곧 후자의 상태임
고통과 행복, 잡념과 깨달음 모두 우리가 경험하는 것이지만
무언가를 배제하거나 어느 하나에 집착하지 않는 것임
내 안팍으로 그러한 것들이 흘러감을 관조하면서
그 흐름 안에 있는 자이자, 관조하는 자로서 존재하는 것임
이런 심적 상태를 큰 마음이라고 부르는데
반대로 작은 마음이란 큰 마음 안에 있는 모든 구체성을 말함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구체화를 통해 접근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좌선이라는 수행법이나, 수행 시의 규율 같은 것을 따를 수 밖에 없음
그러나 그것을 목표로써 집착하면 큰 마음을 가질 수 없음
작은 마음은 언어화된 수단일 뿐, 큰 마음 안에서 언어화 된 개념은 버려야 하는 것임
같은 맥락에서 깨달음에 이르는 건 중요하지 않고
깨달음을 먼저 알고, 행하고, 생각하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함
나는 이런 사고방식이
존재에 이르기 위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게 아니라
존재를 인정함으로써 마음이 바뀌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함
무엇 무엇을 하려고 하는 마음은 작은 마음임
그렇다고 아무 것도 느끼지도 하지도 말라는 것은 아님
스즈키 순류는 부처도 고통과 행복을 느끼셨으며,
알빠노? 정신은 큰마음이 아님을 계속 지적하고 있음
그저 있는 그대로를 경험하고, 관조하고, 표현하라는 것임
디가 니까야에도 누가 음해를 하거나 찬양을 하면 그것에 반대하거나 찬성하거나 하지말고
그저 있는 그대로를 말하라는 구절이 있음
다만, 여기서 말하는 "있는 그대로"는 객관적임이 아님
내가 본 것, 내가 느낀 것을 솔직하게, 그리고 그것을 어떤 의도를 가지고 왜곡하지 말 것 에 가까움
아무튼 이런 상태를 일상의 모든 순간순간에도 지켜야함
그걸 위해서 우리 존재의 근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숨"을 관조하는 것임
숨에 집중 하는 것이 아님
집중은 일종의 정지 상태를 유발하고 관조를 방해할 수 있음
내가 뭘 할 때이든지 숨의 들어오고 나감을 멈추지 않게 유지하면서 관조하면
다른 행위를 할 때 거기에 자아가 쏠리는 상태를 방지할 수 있음
그런 동적인 관조 상태를 유지하면,
어떤 대상이 아니라, 대상들이 존재하는 세상을 인식할 수 있게되고,
동시에 나는 나를 존재하게 하는 숨을 인식하고 있으니
나와 세상이 동시에 존재함을 인식할 수 있는 것임
그게 좌선이고, 선이며, 큰 마음, 일체를 아는 것임
나는 선심을 이렇게 이해했음
그리고 그런 상태를 이끌어내는데 도움이 되는 거 같기도 함
이게 진짜 선이냐? 아니냐는 사실 나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고..
한번에 될 수 있는 방법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과정이 다사다난하더라도 애초에 되는 상태에서 뭔가를 하는 게 중요한 거 같은..
그런 생각임
존재에 이르기 위한 마음을 갖는 것은 작은 마음
존재를 인정하는 마음이 큰 마음
존재는 무에서 나오고 이를 아는 것이 참 마음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작은 마음으로 시작할 수 밖에 없지만,
순리는 참 마음으로부터의 방향임!
그것에 도달하기 위해서 뭘 할 일이 아니라
그것을 인정함으로써 모든 게 바뀌는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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