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트 에코는 친구가 쓴 어느 소설에 붙인 머리말에 이렇게 섰다. "우리가 소설을 읽는 것은 지식을 얻기 위함이다." 현명하게도 그는 독자들이 소설로 배우는 게 어떤 종류의 지식인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그는 소설이 얼마나 제대로 된 학습 도구일 수 있으냐는 식의 반론을 회피할 수 있었다. 나는 에코의 말이 옳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소설을 통해서 지식을 얻는다. 그런데 그 지식은 약간 진기한 종류의 것으로 다른 데서는 찾을 수 없다. 그것은 작가가 이미 알고 있던 지식이 아니라 새로운 상황에서,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비로소 발견하게 된 지식이기 때문이다. 뭔가 배웠다는 느낌을 주는 소설은 그런 것이다. 이 새로운 지식은 기존 지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거나, 혹은 모든 경우에 유효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작가, 업계인, 철학자, 스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