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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 달라 모어!

- 동양의 어떤 잡신(雜神) X군의 고백」




  서장(序章)


  깜둥이, 흰둥이, 노랑둥이, 어느거나

  여고 2, 3학년 또래의 계집애들이

  한 서른명쯤 모조리 발가벗고

  춤을 추고 있다가설라믄

  손님들의 술상마다 술을 날라오는데,

  뭐를 어찌 예뻐 봤는지

  동양인 저에게는 깜둥이가 하나 차례 왔었죠.

  맥주도 공손히는 따를줄 모르고

  쪼르르르르…… 오줌누듯 퍼붓기에

  "너 몇살이니?" 하고 물었더니

  "열 여덟살입죠" 테프를 끊듯 싹둑 대답하고,

  더 묻지도 않았는데

  "나, 애기 두 개 가졌다. 장가 들래?" 해요.

  그러니까, 옆에 있던 뚜쟁이가 나더러

  "거, 자네, 재수 무척은 좋네.

  미국이란 데는 사회보장제도가 좋아서

  무슨 여자건 새끼를 셋만 낳걸랑

  그 서방녀석까정도

  판 판 놀고도 굶어 죽을 순 없다네.

  으때? 하나만 더 만들어 보지 않갔나?"여서

  서장은 끝났읍죠.


  본장(本章)


  두 애기의 어머니--그 열여덟살짜리 깜둥이 계집애에게

  끌려들어간 곳은 역의 공동변소 그대로

  도어도 많았는데,

  한 도어를 열고 들어가니

  군용침대가 있어

  재촉하는대로

  요금을 먼저 꺼내주고

  재촉하는대로

  그짓을 시작했는데,

  겨우 마악 내 그것이 쓸만해지면

  "텐 달러 모어!(10달러만 더 내라!)"

  하고는 쑤욱 빼 버리고,

  "야, 야, 10달러 여기 있다" 그걸 주고서

  또 마악 내 '거시기'가 쓸만해지면

  다시 또 '텐 달러 모어'가 되고,

  또 텐 달러 모어가 되고,

  또 텐 달러 모어가 되고,

  또 텐 달러 모어가 되고, 또 텐 달러 모어가 되고, 또 텐 달러 모어가 되고, 또 텐 달러 모어가 되고, 또 텐 달러 모어가 되고……

  십구세기 미국시인 E. A. 포오에게 있던

  그 '네버 모어' 같은 건

  약으로 쓸래야 영 보이질 않고,

  텐 달러 모어

  텐 달러 모어

  텐 달러 모어……

  맨 그것뿐이더군요.

  어유, 어유, 나무대비관세음.



- 『서으로 가는 달처럼…』(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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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행시집'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서으로 가는 달처럼…』은 흔히 서정주의 시인으로서의 명성을 깎는 데에나 일조한 시집으로만 기억되기 일쑤다. 서정주에 대한 대표적인 앤솔러지로 꼽히는 이남호 편의 『국화 옆에서』와 이숭원 편의 『미당과의 만남』에서도 이 시집은 건너뛰어져 있다. 이례적으로 김화영 편의 『미당 서정주 시선집』에 다섯 편이 실려 있을 뿐인데, 이 시는 그중 첫 번째에 해당한다.


세계 여행의 과정을 상세하게 기록한 『떠돌며 머흘며 무엇을 보려느뇨』에서 서정주는 라스베이거스와 헐리우드 등 미국 기행의 와중에서 세속적인 사회의 극치를 마주하게 된 것에 대한 충격을 언급하고 있다. 「텐 달라 모어!」는 그런 철저히 세속화된 사회의 한 장면을 상상적으로 그려본 시이다. 실감나는 묘사와 함께 유쾌한 듯하면서도 비판적 태도를 잃지 않고 있는 분위기가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