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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책은 요시노 겐자부로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입니다.
책을 집어든 계기는 다들 예상하시겠지만 최근 개봉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동명의 영화 때문입니다.
아직 국내에 개봉하지 않았기 때문에 영화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최대한 피하겠습니다.
그래도 여러분들 모두 이 영화가 매우 난해한 예술영화라는 사실은 알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저도 이 영화를 보고 나와 참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영화의 제목과 중요한 소품으로써 활용되는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그런 고민의 일환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서론이 길어졌네요.
이 소설 자체는 국내에도 번역되었기 때문에 내용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썼습니다.
감상을 읽으시면 약간의 스포일러가 될 지도 모릅니다.
이 점 감안하시고 감상을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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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 작품의 형식입니다.
주인공인 코페르 군(과학자 코페르니쿠스에서 따온 별명입니다. 별명이 붙여진 경위가 하나의 에피소드니 설명은 따로 하지 않겠습니다.)과 삼촌, 어머니, 친구들과의 다양한 에피소드 들과
그 에피소드를 들은 삼촌의 편지(노트)의 구조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옴니버스식 구성이죠.
소년의 체험을 담은 옴니버스 구성이라는 점에서 저는 위기철 씨의 소설 『아홉살 인생』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물론 코페르 군은 중학생인 데다 집도 상당한 부잣집이기 때문에 분위기는 전혀 다르지만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상당히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품의 후반부, 친구에게 먼저 사과를 하기 위해 용기를 낸 주인공에게,
어머니는 자신이 여학교에 다닐 시절 겪었던 일을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나서 이 말을 덧붙입니다.
ㅡ
"준이치 군, 어른이 되어도 '아아, 왜 그 때 생각한 걸 행동에 옮기지 못했을까'하는 아쉬운 감정이 드는 건 자주 있는 일이야.
어떤 사람이라도 가끔씩 자신이 했던 일을 되돌아 보면, 다들 그런 경험 한둘은 있지 않겠니.
어른이 되면 될수록, 어렸을 때보다 더 심각하고 되돌릴 수 없는 일들 때문에, 더 그런 생각에 빠지고는 한단다.
(중략)
하지만 '그때 그러길 정말 잘했다'하는 생각이 드는 일들도 없지는 않아요.
(중략)
그러니까 어떤 때라도 스스로에게 절망하면 안돼요.
그렇게 해서 준이치 씨가 다시 일어서 준다면 준이치의 그 어엿한 모습은ㅡ
그래, 누군가가 꼭 알아줄 거라고요."
(제가 적당히 번역했습니다. 뉘앙스같은 게 좀 다를 수도 있습니다.)
ㅡ
전 이 부분의 대사가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홉살 인생』의 여민이는 다양한 경험을 겪으며 이 세상이 어떤 곳인지 조금씩 알게 되면서도
이 세상에서 가져야 할 자세는 모두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란 걸 깨닫습니다.
(이 책을 읽었던 초딩의 저는 최소한 그렇게 읽었습니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코페르 군도 비슷합니다.
그는 즐거운 경험을 하기도 하고, 부조리의 한 가운데에 놓이기도 합니다.
그 경험 끝에 올바른 것을 행하는 것이야말로 인간답게 사는 길임을 깨닫게 됩니다.
두 소년이 얻은 교훈은 다릅니다.
그건 두 소년이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다른 경험을 겪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삶의 방향을 스스로 잡았다는 점,
어떤 때에라도 희망을 잃지 않고 그 때의 경험을 자신의 자양분으로 삼았다는 점은 동일합니다.
저도 24년이라는 시간을 살아 오면서 참 다양한 경험을 했습니다.
남고, 대학, 군대, 자퇴와 재수험, 유학.. 사실 지금 이 순간도 새로운 경험을 계속 쌓고 있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돌아보면,
정말 세상을 원망하며 힘들었던 그 때 그 경험이 현재의 저를 만든 양분이 되었음을 실감합니다.
그러면서 '그 때 이것 만큼은 놓지 않길 참 잘했다'하는 생각도 듭니다.
작가인 요시노 씨는 아직 경험을 쌓고 있는, 성인이 되기 전인 이들에게 이 점을 미리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 점은 작품이 쓰여진 시대적 배경을 알고 보면 또 다르게 보이게 됩니다.
제가 구매한 이와나미 문고 판의 뒷부분에는 저자가 포플러 문고 판에 덧붙인 작품 설명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요시노 씨가 시대적 배경을 아주 깔끔하게 설명해 놓았습니다.
이 분의 설명을 간단하게 요약해 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1935년부터 1937년까지 간행된 전16권의 시리즈『일본소국민문고』의 마지막 책으로써 쓰여졌습니다.
1935년은 만주사변이 일어난 해로 일본이 아시아를 향한 침략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해이고
1937년은 노구교사건과 중일전쟁의 발발로 일본 내의 군국주의적 분위기가 점점 심해지던 때이며
유럽에서는 파시즘의 무솔리니와 히틀러가 집권하여 세계는 점점 전운에 휩싸이기 시작했습니다.
자유주의자였던 요시노와 동료들은 점점 심해지는 검열 속에서 이런 시대의 분위기를 강하게 의식하며 집필에 임했다고 합니다.
생각이 있는 어른이라면 이런 시대에 자라나는 아이들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아이가 제정신이 아닌 시대와 사회의 분위기에 휩쓸려 제정신이 아닌 어른으로 자라나는 건 아닐까 하는 게 첫번째 걱정이고,
아이가 어떻게든 제대로된 생각을 가진 어른으로 자라난다고 하더라도 당시를 보면 한 점 희망도 보이지 않는 암울한 사회이지 않습니까.
이런 시대지만 아이들이 자신의 길을 찾아 내어 이 사회에 조금의 희망이라도 가져와 주길 바라는,
그런 마음을 갖고 요시노 씨가 작품을 쓴 게 아닌가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렇게 보면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 작품을 자신의 (아마도) 마지막 작품에 사용한 이유 역시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1930년대에는 비할 바가 되지 않을 지도 모르겠지만, 2020년대의 일본 역시 아이들에게 썩 좋은 영향을 끼칠 분위기는 아닙니다.
특히 미야자키같은 사회의 '어른'들이 보기에는 더욱 그러실 겁니다.
지방소멸, 고령화같은 국내 문제도 참 답답한데 다시 시작된 냉전, 기후문제 등등 외부의 문제까지..
1930년대와는 다르게 인터넷에 의한 정보의 홍수, SNS 등등 자신만의 삶을 살기에는 더욱 팍팍한 환경이 되고 있기도 하죠.
(이렇게 말하는 저도 영화티켓 사진을 그때 올린 인스타 스토리에서 가져온 게 코미디네요)
그럼에도 미래 세대가 주체적인 삶을 살아 내어 오늘보다 나은 미래를 가져다 주길 기원하며, 미야자키가 이 책을 참고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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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감상에서는 깊게 다루진 않았지만 각각의 에피소드가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은 책이었습니다.
그 때 당시의 시대상도 틈틈히 엿보여서 좋았고, 특히 지금은 남아있지 않은 1930년대 도쿄의 모습이 자세히 표현되어 있는 점이 좋았네요.
휴식 느낌으로 가볍게 읽기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번역도 일단은 나와 있으니 동명의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한 번 쯤 읽어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주절주절 쓸데없이 긴 감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dc official 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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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여중생 아니었노.. 난 저런 예쁜말 해주는 사람이 좋은걸
영화랑 연관되는 내용인가요 - dc App
언급은 안했는데 영화와 소설 주인공의 설정과 경험이 많이 대비가 됐음...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시면 이해에 꽤 도움이 될듯
영화 가격 학생 가격 따로 있음???? 책 문고판 이쁘다.
한국도 학생증 제시하면 깎아주는 데 있지 않나? 그런거임
좋은 후기 감사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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