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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2010년대 경 한국 청소년 문학 작품도 좋아함??
너무 급 높은 작품 위주로 리뷰 쓰는 것 같길래 좀 쫄리는데
단순한 재미에 중점을 두고 리뷰 쓰니까
관심있는 사람은 읽어봐
<방황하는 청소년을 다룬 국문학>
2010년대는 어설픈 옛날 같다. 트렌드가 지나 돌이켜보면 촌스러우면서도, 오래됐다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현대적이다.
그 시기를 묘사한 작품도 똑같다.
2023년과 비교하면 문화와 말투의 차이가 현저하다.
하지만 인물의 행동 원리는 시대를 가리지 않고 통용되기에, 괴리감과 별개로 공감과 몰입은 충분히 이루어진다.
그 부분이 재밌다.
나보다 약간 일찍 태어나서 아직 팔팔하게 살아있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엿보는 기분으로 읽게 된다.
작품 속에서 한창 방황하는 청소년이 지금쯤 사회인이 되었으리라 상상하면 환상이 부서지는 듯하면서도 기묘한 연대의식이 느껴진다.
(약간의 스포일러 주의)
(중요 반전, 결말 스포는 없음)
1. <위저드 베이커리>
구병모 저
2009년 제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
-줄거리
:의붓동생을 성폭행했다는 누명을 쓰고 가출한 소년이 빵집 '위저드 베이커리'로 도망쳐 조수로 일하게 된다.
'마법사'는 마법의 빵을 만드는 제빵사로 차갑고 속내를 알 수 없으면서도, 어딘가 따스하며 아픈 과거를 숨기고 있다.
'파랑새'는 낮에는 인간이지만 밤에는 새로 변하는 소녀로 친절한 선배가 되어준다.
하지만 판타지가 섞이지 않은 현실의 인물은 사뭇 다르다.
주인공은 어린 시절 어머니께 버림받고 냉소적인 성격으로 자랐으며, 말을 더듬는 습관이 생겨 학교폭력을 당한다.
새어머니 '배 선생'은 주인공을 핍박하고, 혐오할 이유를 망상하듯 재생산한다.
의붓동생 '무희'는 성폭행 피해자이면서도 주변 사람에게 2차 가해를 당하고, 배 선생에게 구타당하다가 마지못해 주인공을 범인으로 지목한다.
소설의 허릿부분에는 마법의 빵을 주문한 손님들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들어차 있는데, 각 에피소드마다 충격적인 장면이 한 번씩 있었다.
극단적인 인물이 많아서 조금 비현실적으로 느껴질지도 모른다.
덕분에 신비롭고 활기찬 제목과는 달리, 작품 내내 음울한 분위기와 긴장감이 이어진다.
나쁜 선택은 아닌 듯하다.
흡입력과 스릴은 확실하게 잡았고, 행동 원리도 이해할 수 있기에 독자 입장에서 즐거웠다.
결말을 쓰는 방식도 독특하며 아련했고, 마법의 빵 묘사도 재밌었다.
개인적으로는 주인공이 도망치는 순간, 누명을 씌운 의붓동생에게 위로의 눈짓을 보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연약한 피해자의 입장인데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게 정말 멋있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역한 모습을 보이는 다른 인물들은 참....
2. <시간을 파는 상점>
김선영 저
2011년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
-줄거리
:익명 심부름센터 '시간을 파는 상점'을 운영하는 고등학생의 성장기.
판타지 요소가 전혀 없는 작품이다.
당시 인터넷 채팅과 여고생의 말투를 재현해서 괴리감이 상당하다.
'야, 백조공주!'라는 대사나 채팅 속 딱딱한 말투는 진입장벽이 되면서도, 은근히 재밌어서 좋은 개성으로 작용했다.
의뢰를 수행하는 방법.
의뢰인의 정체.
의뢰의 목적.
위 세 가지 요소가 작품의 텐션을 담당하고, 소방관 아버지와 사별한 과거와 있는 듯 없는 듯한 여성향 로맨스 구도가 작품을 채웠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작품을 마무리 지어서 좋았다.
'흐르는 시간'이 주제인 만큼, 완급을 조절하는 실력도 뛰어난 걸까?
하지만 후속작은 솔직히 아쉬웠다.
부당하게 해고당한 학교 경비 아저씨를 위해 시위하는 내용인데, 1권만큼의 몽환적이고 따뜻한 분위기를 느끼지는 못했다.
작가의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에 몰입할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조금 노골적으로 느껴졌다.
1권에서 정을 쌓은 주인공과 친구들의 서사도 어딘가 맹맹했는데, 인물의 개인사보다 타인을 배려하자는 강한 메시지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감질나게 이야기를 끊는 방식은 1권에서는 성공적이었지만, 아무래도 2권이 나온다면 시리즈 소설처럼 느껴지기에 독자 입장에서는 욕심이 생긴다.
결국 내가 메시지와 사건에 몰입하지 못했기 때문에 느껴진 문제점이다.
3. <내 이름은 망고>
추경정 저
2010년 제4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
-줄거리
: 캄보디아에 이민 온 한국 고등학생이, 무책임한 엄마 대신 관광 가이드 역할을 맡음
이 작품도 판타지 요소가 전혀 없다.
아빠는 이혼했고, 엄마는 빚을 지고 캄보디아로 야반도주했는데 매일 술을 퍼마시며 직장에 지각한다.
어느 날은 엄마가 주인공의 비상금까지 털어 도주했다.
주인공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엄마의 명찰을 메고 관광 가이드 역할을 맡는데, 당연히 혼자서 해내지는 못하고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정말 추한 엄마이지만 마냥 미워하지는 못하는 주인공의 심정이 이해된다.
주요 소재는 빈부격차가 나는 한국인과 캄보디아인의 관계로, 꽤 현실적으로 와닿았다.
관광객들의 몰상식한 발언이나 힘의 관계가 느껴졌다.
실제 관광 코스 고증도 충실해서 캄보디아 여행을 갔던 경험이 되살아났다.
반전 요소 몇 가지를 너무 떠먹여 주듯이 보여줘 당혹스럽긴 했다.
현지 친구 '쩜빠'가 압사라 댄서 친구에게 열등감을 갖는 장면이나, 티걱태걱하면서도 주인공과 사이가 좋은 악우인 점이 좋았다.
엄마 '김지옥'은 조금 거슬렸다. '그동안 엄마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느끼니까 어때?'라는 대사는 정말....
어색해서 튀어나온 빈말이고 슬픈 과거도 있는 데다 마냥 무책임한 인간은 아니라지만, 글쎄.
괜히 '지옥'이 아니구나 싶었다.
이수아 > 수아 리 > 스와이 (캄보디아어로 망고)
로 이어지는 주인공의 이름도 잘 지었다.
4. <벙커>
추정경 저
-줄거리
: 상처 입은 세 명의 소년이 한강 다리에 있는 마법의 '벙커'에 숨었다.
가정폭력과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판타지 공간인 '벙커'의 장르적인 매력이나, 캐릭터 간의 관계를 조금만 더 깊게 들어갔으면 더 재밌을 듯 싶다.
작가의 전작인 <내 이름은 망고>가 더 즐거웠는데, 대리만족을 느낄 요소가 줄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흡사하게 어두운 분위기의 <위저드 베이커리>와 비교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중학생 때는 소신 있게 바른 말을 하던 '김하균'이 가정폭력에 시달린 결과, 고등학생 때는 일진 흉내내며 친구 패고 다니는 찐따가 되었다는 점이 오묘하다.
반전 요소는 꽤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 원하던 반전이었다. 풀어나가는 과정은 약간 호불호가 갈릴 듯 싶은데 발상 자체는 좋았다.
폭력의 되물림이라는 주제의식이 강하게 느껴졌다.
여담인데, 구판 표지가 신판 표지보다 타격감 있다.
딱 그 당시에 유행하는 스타일 같고, 불량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위저드 베이커리도 구판 뒷표지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매력적이었는데, 신판에서 없어져서 아쉽다....
위의 청소년 문학들은 전부 읽은 자리에서 결말까지 본 작품이다.
그리고 공통점이 있다.
# 1인칭 주인공 시점
#고등학생 주인공
#어반 판타지 (혹은 판타지 요소 없음)
#사회의 배척, 방황
#자극적인 과거사
#성장물
#가독성과 문학성 양립
하이틴 드라마에 가까운 특징이라 독서를 싫어하는 독자도 끌어들일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실제로 <위저드 베이커리>나 <시간을 파는 상점>은 연극으로 제작된 바 있다.
하여간
교조적이거나 목가적인 분위기의 작품에 질렸거나, 지나간 한국의 정경을 보고 싶을 때,
사회로부터 배척받고 안주할 공간 없이 방황하는 청소년의 감성을 느끼고 싶을 때에 이 책들을 권한다.
완득이, 개밥바라기 별은 없넹
아 님이 직접 쓰신 건가 ㄷㄷ
직접 썼다니?? 리뷰는 내가 쓴 게 맞음. 다른 작품은 다음 기회에...
아 예 리뷰 얘기였음 ㅋㅋ
달의 바다인가 그거도 딱 저런류 아닌거
하여튼 저 시절 책들은 저 묘한 알록달록의 표지만 봐도 어딘가 촌스런 내가 확 남 ㅋㅋㅋ
임솔아 최선의 삶도 ㄱㅊ - dc App
암울하긴 하나 - dc App
이걸 이제 봤네 청소년소설추
난 글에서 소개해준 책과 더불어, 유진과 유진, 가시고백, 소년을 위로해줘, 사라진 조각, 우아한 거짓말 도 재밌게 읽었음. 2010년대에 좋은 청소년 소설이 많았지. 창비청소년문학이 웬만해선 다 재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