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9f8804c4861d85379ef4e133f3056cf1e57473106b91b307e7874cba81090f7cc5005b8113da07edb879

어제 저녁에 같은 과 애들 도움으로 미대 여자애들이랑 3대3 미팅을 했거든? 내가 성격상 처음보는 사람에게 낯을 좀 가리다 보니 술게임 할 때도 약간 어벙하게 했음. 그라다가 1시간 정도 지났을 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얘기가 나온거야. 나중에 알고보니까 이게 드라마 제목이더라고. 나는 드라마를 안봐서 당연히 이게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을 말하는 줄 알았지..

지금까지 조용히 있던거 만회도 하고, 동시에 내가 좋아하는 분야니까 신나서 좋다고 떠들었지. 당연히 다른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거니까 다른 애들은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서서히 말 수가 주는데 나는 이때까지도 내가 나 혼자만 아는 책 이야기를 하는지 몰랐어. 그때 여자애 하나가 '저기 지금 무슨 얘기를 하시는 거에요? 하는데 하....

술 마시고 2차로 다 같이 노래방에 갔는데, 계속 그 여자애의 표정이 눈에서 아른거리고, 그때 한 말이 귓가에 맴돌더라. 그래서 중간에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혼자 도망치듯이 나왔지.

혹시 이 글을 보는 독붕이?가 있다면, 당연한 말이지만 독서는 어느정도 적당히 하고 대중문화도 적절히 즐기는게 좋을듯. 나는 책 읽는게 재밌어서 여가시간 대다수를 독서만 하는데,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첫만남에선 서로의 교점에 대해 대화를 이어나가는게 일반적이지만, 독서는 낚시처럼 소수만 즐기는 취미이다보니 이 주제로 대화를 이어나가는데 어려움이 많더라.

자고 일어났는데도 여전히 창피함은 남아있구나. 내일이 되면 괜찮아 질까?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