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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정말

- 겨울 바다 앞에서」



  정말 하기는 거북하니까

  우리 모다 어느 바다 속에나 갖다가

  던져 버려 둡시다.

  이것은

  영아유기범의 엄마 팔에 안낀

  애기와는 달라서

  썩많은 나이값을 하노라고

  소리 한마디도 지르지는 안을겝니다.

  그렇지만 언제 어느 아이들이

  무슨 됫박들을 들고 와서

  이 많은 바닷물을 다 품어 내서

  이걸 다시 건지지요?

  건져서 가지지요?



- 『떠돌이의 시』(1976)




-




"나는 대인관계에서는 마지못하면 거짓말도 더러 해 왔지만, 시에다가까지 그러지는 못했었으니까 그런 뜻으로 '정말'이라는 제목을 붙일까도 했지만, 그보다는 역시 '떠돌이' 쪽이 마음 편하게 느껴져서 고로초롬 하기로 했다." 『떠돌이의 시』의 서문에서 시인이 시집의 제목 후보였다고까지 말하고 있고, 시집 속의 순서에서도 바로 두 번째의 상석에 위치해 있음에도, 이 시집에서 「정말」이 「시론」이나 「낮잠」에 비해 주목되지 못한 것은 이상한 일이다. '정말'을 시집의 제목으로 사용하지 않은 것은 제목에 어울리는 어감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정말'이 '마음 편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 그만큼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느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 시에서 '정말'은 부사가 아니라 명사로서 쓰이고 있다. 명사로서 일상에서 쓰이는 용례가 많지 않은 점을 이용했기 때문에 '정말 하기는 거북하니까'라는 첫 행은 뒤의 내용과 맞물리면서 정말로 무슨 짓을 하려는 것 같은 효과를 준다. '정말'은, 시인이 훗날에 쓴 비유를 빌리자면 '찌린내' 같은 것이어서, '거북'한 존재로 느껴진다. 또 '정말'은 '나이값'을 하기 때문에 묻히기를 작정하면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어서, 한결 투기하기도 편한 존재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시인은 이 '정말'이 바다에 버려지더라도 언젠가는 건져져야 할 것이라는 점을 생각한다. 그것은 당연히 '정말'이 은폐된 상황이란 '정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제는 왜 '겨울 바다 앞에서'일까? 아마도 겨울철의 바다는 다른 때보다 멀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