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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인명 같지 않은 이름으로 불리는 점, 3인칭 시점임에도 주인공이 보고 느낀 것 만을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방식,
그로테스크한 문체, 인간의 부조리를 다룸, 이런 점들 때문에 읽으면서 계속 카프카 생각이 났는데
작가가 책에 언급까지 한 걸 보면 실제로 영향을 많이 받았나 봐
근데 이 책은 아이러니하게도 안티 카프카적인 측면도 아주 강한 것 같아
우선 카프카 소설의 기본 골조는 어떤 이해할 수도 거부할 수도 없는 세계를 한 인물이 방황하다 결국 파멸하게 되는 것인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카프카는 부조리를 '절대' 해결할 수 없는 절대적인 무언가로 상정해
반면에 개인적인 체험의 주인공도 똑같이 타의에 의한 부조리를 겪지만 그에게는 분명한 선택지가 존재해
1. 낙태 전문 의사에게 아이를 맡긴다. 2. 직접 아이를 죽이고 아프리카로 떠난다. 3. 수술을 시도하고 결과에 순응한다.
여기서 1번과 2번은 소송에서 티토렐리가 설명한 "표면적 무죄판결"과 "판결 유보"와 비슷한 점이 있으니 젖혀두더라도
3번은 명백히 순결한 무죄판결로 볼 수 있어. 결국 버드의 말 한 마디로 모든 게 변할 수 있는 거지.
이건 카프카의 소설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야
이를 간단히 요약하면 k의 부조리는 외적 세계에 존재하고 버드의 부조리는 내면에 존재한다고 봐도 무방해
결국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부조리는 장애아가 아니라
버드의 욕망, 공포와 같이 이치에 맞는 선택에서 눈을 돌리게 하는 부의 감정인 거 지
이 차이점은 소설의 결말에서 더욱 확연해져 k는 처형을, 버드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지
물론 버드의 미래가 희망차지마는 않지만 그럼에도 오에는 그 작은 희망을 믿고 이런 결말을 냈을 거야
뭐 이 밖에도 끊임 없이 여자에게 의존하려는 카프카의 인물상과, 마지막 순간 히미코에게서 벗어나는 버드
성, 무죄와 같은 목표를 포기하지 못한 인물들, 자신의 목표인 아프리카 여행을 포기하는 버드 등 대척점에 있어 흥미로운 내용이 있지만
이제 졸려서 자러 갈게ㅋㅋ
글 되게 흥미롭게 읽었음 ㅊ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