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시발입니다.
[대회/독회] 김수영 전집 1(시) -민음사 독회 [16차]
1음시발(mw02658)
2023-08-2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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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 돌벽과 담장, 그리고 교외에 자신을 이동시킬 때 마다 어정쩡한 기분이 들었다. 이도저도 못하는 불완전한 이 상태가 가장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사람이라면 불안속에서 생활하는 것에 계속 고통을 느끼는 법이다. 편안을 위한 것은 딱 하나-4연2행-일 것이고 그에 반하는 건 당연 자신에 대한 모욕이고 이 욕망 자체가 자연을 욕되게 하는 것, 역시 마음에 들지 않다. 반짝거리는건 이런 칭얼거림을 담을 수 있는 활자와 사실은 위로해주는 황혼이 있다. 사령은 우리와 자연을 기만하는 중이지만 나무랄 수 있는 사람은 몇 없을거 같다. 현대에는 더더욱.
가옥 찬가 / 폭풍경보와 버드나무의 악마 그리고 그림자의 전개로 거센 바람을 상상하게 된다. 분명 친절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목가가 여기 있다 외치고 있다. Jclef의 wat’s your house for 이란 노래도 생각이 난다. 이 시와 그 노래 서로 말하는 것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 노래에서는 집을 부수지만 말이다. 요새 사회를 보아 나는 평생 내 집 마련을 못할 것 같지만 김수영 덕에 책 읽는 동안은 독방 하나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또 Jclef 말마따나 부수게 될지는 몰라도
싸리꽃 핀 벌판 / 피로는 시골에 ‘있다’지만 굳이 따지자면 시인 스스로 가져온 것 같다. 왜냐하면 그가 시골에 왔기 때문에 같이 데리고 온 것이다. 혹은 돈지갑 처럼 주머니에 넣었을 것이다. 그를 적셔주는 비와 꽃이 있지만 차마 떨쳐내고 오지 못한 것들에 괴롭기만 하다. 하지만 피로의 집착이지 피로 그 자체를 부정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이제 ‘있다’는 끌고온 것이 아닌 시골에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굳이 형이상학이 아니더라도 시골에는 돈지갑 장마철이 열릴 것이다. 실제로 그러면 고향 할매 할배들 다 부자되겠군ㅋ
동야 / 김수영의 단어들이 전달하는 심상의 생동감은 정말 탁월한 것 같다. 1연에 고작 20자로 순식간에 두 공간이 멀어지며 상대와 나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 회의적인 마음일지 아니면 적대감일지 혹은, 내가 여태 김수영에게 봐온 의사같은 마음으로 아예 환부를 도려내는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이왕 추울거 아예 확 추워버리는게 낫다고 생각한다. 마조히스트적 느낌이 없다고는 안하겠다. 원래 변태들이 시를 쓰고 읽는 법
미스터 리 에게/ 생활에 얼이 빠졌다를 속된 말로 말하자면 번아웃이라 할 수 있을까. 휘트먼의 말을 따라 이 시의 태양의 판단이라면 생활을 차 던진다 부분일 것 이다. 시대사조적 흐름으로 이 시를 읽는 다면 어떤 개화 혹은 혁명의 전언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치만 그냥 단순하게 지친 사람에게 습관처럼 건네는 위로의 말로 읽는 것이 더 재밌다. 일종의 작업 멘트로 쓰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하니 말이다. 다방 여자나 옅보는 거 보니 역시 김수영은 변태가 맞다.
사령 : 활자여. 그대도 죽은 듯한 내가 마음에 들지 않겠지, 나도 이거저거 다 못마땅하고 마음에 들지 않아라. 처음 읽었을 때는 자유, 정의란 활자 속에서나 간간이 반짝이고 나의 영혼은 죽은 게 아니냐,가 현실적 부자유나 무기력에 대한 자조로 읽혔다. 방금 다시 읽어보니 내가 죽어야 활자는 사는, 아이러니한 숙명을 받아들이면서도 넋두리하는 것 같다
싸리꽃 핀 벌판 : 시골에도 피로가 있고 문명의 소리가 있고 피로에 대한 생각이 피로를 일으킨다. 어딜가나 관념이 끝없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지식인으로서의 자의식이 이 시에서는 좀 딱하게 느껴진다. 피로가 나한테 옮겨붙는 것 같기도 하다 ps: 돈지갑장마철 웃겼다
동야 : 겨울밤이 더 좋은데 한자 세대라 그런가, 시 읽다 보면 한글이 아쉬울 때가 있다. 나는 이 시 좋다. 벽 뒤로 퍼진 원근을 그려본다. 개울, 달빛, 얼음이 차갑게 얽히는 겨울 밤의 시상이 좋다. 차갑고 너무 고요한, 소리의 부재가 되려 나를 깨운다.
겨울이 아니라 얼 동 자임!
머 암튼 계절은 겨울이겠지만 밤이라는 글자에 더 집중 할 수 있음~
시발아 확인했음. 얼음밤이라니 더 아름답네
미스터리 : 읽어보니 상당 재밌었다. 1연에서 인물, 배경, 동기가 간단 소개된 후, 화자인 내가 미스터리에게 보내는쪽지가 시 나머지를 이루고 있다. 일종 액자 형태의 시가 내겐 신선했다. 별 역할이 없는 제3자를 등장시키는 건 묘한 감각을 일으킨다. 사물의 주위에 떨어지는 태양처럼 판단이라면, 나는 이 쪽지에 적힌 단호한 모든 판단이 그래보인다.
가옥찬가 : 시를 못 접해 본 나는 시가 조금 모호해지면 많이 어려웁다. 인과적 사고가 시 감상을 훼방하고 한다. 정확한 해석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가옥찬가는 전체적으로는 어렵잖게 알 수 있으나 부분부분은 알 수 없는 게 많다. 자연에 대한 화자의 생각, 입장을 잘은 모르겠다. 자연은 상처입히고 죽이고 헐벗게 하는 악마다. 그런면에서 집과 문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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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워하고 찬가를 보내나 그 만큼 문명에 비판적이기도 하다. 자연을 보지 않고 자연을 사랑함은 무엇일까, 보게 된다면 사랑하기 어려워지는 걸까. 문명은 관념에서는 비판적이나 실제로는 즐겁고 애정하고 있다. 자연도 문명도 그냥 다 수긍하고 또 다 싫은 나는 그저 집없는 자이다. 그런 나를 검은바람으로부터 가려주는 것은 인공물 ‘양철 차양’이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