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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에서 봉건제로의 이행>의 후속작으로, 유럽 절대주의 국가들을 비교사적으로 다루는 책. 전작보다 짧은 기간을 더 길게 다뤘으니만큼, 큰 흐름만 잡고 간다는 인상이 있는 전작에 비해 훨씬 서술이 세밀하다는게 장점.
다만 몇가지 좀 의문이 드는 지점들이 두 가지 정도 있었다.
저자는 마르크스주의의 고질병들, 예컨대 특정한 역사적 발전 단계를 과도하게 일반화시키는 경향 따위를 비판하면서, 각 지역의 역사적 특성을 제거하지 않으면서도 철저히 역사 유물론적 관점에 입각한 서술을 선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떤 역사 발전의 전형(특히 프랑스가 이 전형에 거의 부합하는데)이 존재하고, 예컨대 영국, 스페인, 동유럽 등은 이 전형적인 발전 단계가 굴절되고, 선취되거나 혹은 미달하는 등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이런 관점이 적절한지는...?
또, 저자는 (서문에서, 그리고 서술에서도 일관되게) 역사적 인과를 굉장히 강조하는데, 종종 이게 지나쳐서 거의 결정론적이다는 인상까지 받는 부분들이 있었다. 전작에서도 이런 경향이야 있었지만 그때야 워낙 긴 시기들을 거시적으로 다루는 만큼 그러려니 했는데, 아무래도 서술이 세밀해지다보니 좀 더 눈에 띄는 듯.
번역에 있어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는데, '과소결정'을 저결정이라는 이상한 단어로 번역했다는 점이다. 저자가 과잉결정/과소결정 개념을 매우 중요하게 다루는데도 이런 단어를 이상하게 번역해버렸다는 점에선 아쉬운 면이 있다...
결론적으로는 아무튼 정말 좋았고 인상깊게 읽었던 책이었음. 원래 총 4부작으로 기획되었던 책이라는데 결국 두 권만 나오고 뒤의 두 권은 나오지 않게 된 것이 여러모로 아쉬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