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준비하다가 벽 느끼고 그냥 수시로 틀어서 다시 책 읽기 시작했는데요
역시 학교다니면서 읽는 책은 재밋네요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예전에 읽다 멈춘 파트부터 다시 읽기 시작해서 금세 완독했는데 어떻게 생사가 결정될 재판장에서 막힘없이 조리있게 자기 변론을 할 수 있는지 읽으면서 경이로웠어요
물론 책으로 펴내면서 각색이나 과장이 없을 수는 없었겠지만 감안해도 정말 소크라테스가 왜 가장 지혜로운 사람으로 불리는지 알 것 같더라구요
특히 형이 결정되고 적절한 형량을 제기할 때 종신형이나 사형에 최대한 준하는 형량을 제기했다면 참작의 가능성도 있었을텐데 자신은 벌금형으로 판결받길 원한다고 말했을 땐 정말 자기 신념에 있어서 진실된 사람이구나 싶었고
거기서 더 나아가서 젊은이들을 교화시킨 대가로 오히려 자신에게는 벌이 아니라 상이 적절한 판결이다라고 자기 입으로 뻔뻔(?)하게 내뱉는 구절에서
경외감을 느꼈습니다
소설은 2권 읽었고
2권 다 기대한 느낌은 아니어서 좀 실망했는데 읽을수록 빠져들어서 또 금방 읽게 됐네요
첫사랑은 줄거리도 아예 모른 채로 그냥 꾸밈없는 제목에 끌려서 문예로 사서 읽어봤는데 생각했던 퓨어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어서 아쉬웠어요
지나이다 진짜 싫은데 매력있어서 읽는 내내 짜증남
오히려 두 번째 중편 아아샤를 더 재밌게 읽었는데
처음으로 사랑을 느껴본 순수한 소녀가 두려워서 떨면서도 자기 마음을 전하려고 노력하는 게 너무 대견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가엽기도 하고 간질간질해서 좋았어요
외양묘사도 곱슬곱슬한 단발머리에 마른 느낌이어서 이상적인 커여운 톰보이 상상하면서 몰입해서 읽음
그렇게 못 잊을거면 왜 그냥 거절했냐고!!
주인공 마음이 이해 안가는 건 아니지만(신분 차, 경제적 이슈) 상처받은 아아샤가 자꾸 떠올라서
하루종일 기분 울적함
젊은 날의 초상은 1장 [하구] 분위기가 너무 우울하고 비린내나서 취향은 아니었는데 2장에서부터 학교 이야기 전개되면서 재밌게 읽었어요
돈은 없고 공부한답시고 읽고다닌 책은 사실 허영심 채우기 위한 수단일 뿐이고
하고 있는 작문은 결국 완전한 미에는 도달하지 못한다는 허탈감에 의미를 잃어가고
방황하던 중에 마주한 눈 덮인 산 속에서
완벽한 아름다움을 묘사하기란 불가능하단 걸 깨닫고 진실한 절망에 마주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게 오히려 다시 현실을 붙잡을 힘이 되어준게 아닐까 싶었어요
아무래도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가미된 소설이라 그런가 정말 현실감있게 와닿아서 어느새부턴가 소설을 읽는다기보단 수기를 읽는 기분으로 읽었어요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