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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래도 첫 번째는,

1. 기형도의 입 속의 검은 잎

그로테스크, 우울, 사회비판... 뭐라고 하든, 변하지 않는 한국의 모습을 그대로 담았다고 생각함. 변하지 않았다는 건 화나고 슬프기도 하지만, 때때로 무척 반갑고 그리운 것.

두 번째로는,

2. 김훈의 남한산성

뻔하지만 이 역시 톱3에 빠뜨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비겁함에 대한 장황한 변명일까, 그 시절 임금의 고뇌와 백성의 고뇌가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현대인의 고뇌. 과거의 전혀 다른 상황의 인간군상들이지만, 똑같은 남한산성에서의 추위가 여전히 우리 사이에 머물고 있는데...

세 번째로는,

3. 서정주의 '신부'

서정주의 일생은 굴곡이 많고 때문에 그를 작품 외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들 역시 서정주, 그가 한반도에서 이룩한 문학사적 업적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서정주의 '신부'는 한국인이라면 오래도록 뇌리에서 잊히지 않는 그런 시가 아닐까 싶다.



......



나는 이 세 가지를 꼽는다.

그리고 반복하여 즐긴다.

예전에는 새로운 것만 찾았드랬다.

힙한 것은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이를 점점 먹어서 인지,

이제는 확장보다는 깊이를 추구한다.

보고 또 보면서, 첫 잔은 따라내고 여러 번 우려내는 차를 마시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