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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네요. 몇 가지 기억에 남는 것들은...
1. 가끔 기원전에 구멍 뚫린 머리뼈를 보고 그것이 수술의 흔적이며 그만큼 인류 역사에서 외과적 수술의 역사가 오래되었다는 이야기라는 보고 들은 적이 있어요.그런데 두개골에 구멍이 뚫려 있다고 해서 그게 수술의 흔적인지 어떻게 아는 건지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상처가 나아가면서 새로 뼈가 생긴 흔적이 있기 때문에 알 수 있는 거라고 하네요. 만약 인신 공양 등이 목적이었으면 새 뼈가 자랄 때까지 생존해 있을 수 없었을테니까요.
2. 장 칼뱅은 그저 종교 지도자, 개혁가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의외로 의학과도 관련이 있더라고요. 물론 좋은 쪽은 아닙니다.
스페인의 미카엘 세르베투스는 본격적으로 혈액 순환설을 주장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신학자이기도 했는데, "그의 라이벌은 의학자가 아닌 종교학자 장 칼뱅"(p.80)이었다고 합니다. 신학적인 부분에서도 세르베투스는 칼뱅과도 의견 차이를 보였는데 심지어 "혈액 소순환설은 흡사 신이 쓴 것처럼 대우받던 갈레노스의 책 내용과 달랐"(p.81)다고 해요. 칼뱅은 자신과 의견이 달랐던 세르베투스를 이단으로 공격했고, 결국 세르베투스는 화형에 처해졌습니다.
3. 혈액순환 이론을 완성한 하비에 대한 반대론자들의 태도도 참 눈물겹습니다. 처음에는 하비의 이론이 틀렸다고 주장했지만 그의 이론이 옳다는 게 증명됐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하비의 발견은 오래 전부터 알려진 사실이라 새로울 게 없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는데, 물론 이것도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그러자 이들이 들고 나온 것은 하비의 이론은 의학에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하는 그저 그런 발견이라고 폄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알고 있던 게 잘못되었고, 새로운 이론이 진실임이 밝혀지면 전향적 태도를 보이면서 환영 하는게 진정한 학자로서의 자세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되더라고요.
4. 출산시 마취제를 사용해 무통 마취를 시도하려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성경에서 "내가 네게 임신하는 고통을 크게 더하리니"라는 구절이 있다며 무통 마취는 신의 섭리에 반하는 것이라며 반대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본인이 아픔을 느끼는 것도 아닌데 싸이코패스 아닐까요.
5. 인류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이 푸른 곰팡이로부터 유래했고 우연이 겹쳐 알렉산더 플레밍이 발견했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사실은 그보다 더 복잡한 뒷이야기가 있더라고요.
사실 플레밍은 페니실린을 발견하고 항균력이 우수하긴 하지만, 몸 안에서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논문을 발표한 뒤 항생제 연구를 중단했습니다. 곰팡이 배양액이 항균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는 당시에도 가끔 발표되고 있었기 때문에 플레밍의 연구는 사장되어 버린거죠.
그런데 하워드 플로리와 언스트 체인이라는 학자가 플레밍의 연구를 보완해 다시 한 번 페니실린에 도전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플레밍의 연구와 마찬가지로 플로리-체인의 연구에서도 행운이 작용했습니다. 이들은 당시 일반적으로 실험 동물로 사용되던 기니피그 대신 생쥐를 사용했는데, 우연히도 페니실린은 기니피그에는 독성을 보이지만 생쥐에게는 독성이 없었기 때문이죠. 게다가 이들이 추출했던 페니실린은 순도가 1% 정도 밖에 되고 나머지 99%는 불순물이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99%에 달하는 불순물에 독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거죠.
4번은 웃기네 ㅋㅋ 무통 마취 해도 힘든데
아무래도 이상한 사람이었던 거 같습니다
의학이 은근 과학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는게 대부분 귀납적으로 검증된것들이 많고 기상천외한 기행으로인한 발견들이 많아서 그런듯
예전에 노벨상 받았던 전두엽 절제술도 그렇죠 ㄷㄷㄷ
4번은… 이영표잖아
영표햄 일화에 그런 일이 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