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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랑크 디쾨터의 <인민 3부작 - 해방의 비극, 마오의 대기근, 문화대혁명>이 편향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고, 이 책의 저자 필립 쇼트도 그런 견해를 숨기지 않지만, 제 (첫) 인상은 이 책 역시 꽤 편향되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저자 필립 쇼트는 저널리스트 출신으로 오랫 동안 BBC에서 특히, 소련과 중국 특파원으로 근무했고, 중국인 아내와 결혼했습니다. 마오쩌둥뿐 아니라 폴 포트, 푸틴 등에 대한 '평전'도 쓴 적이 있고요. 참고로 필립 쇼트가 쓴 푸틴에 대한 책은 지나치게 러시아 중심적이다, 푸틴을 과도하게 변호한다는 평가들이 있습니다.
2. 저자는 "마오는 통치하는 동안 세계 역사상 다른 어떤 나라의 지도자보다 많은 자국민을 죽음으로 내몰았"(p.505)지만, "마오가 추진한 정책으로 죽은 사람들 가운데 압도적 다수는 기근의 피해자들이었다. 기근은 결코 그가 의도한 것이 아니었다"(p.506)면서 "나머지 6백만에서 7백만 명 정도의 사망자들은 중국을 변화시키려는 마오의 서사시적 투쟁에서 발생한 잔여물, 혹은 파편이었다"(p.506)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마오는 분명히 폭군"(p.547)이었지만 "단순히 '폭군'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p.547)고 말합니다 사실 한 사람의 일생을 단 한마디로 평가하기는 어려운 일이고 그건 역사상의 다른 폭군들도 마찬가지죠. 우리에게는 폭군의 대명사로 알려진 연산군조차 재위 기간의 대부분은 의외로 정상적이었다고 하고, 이미지와 달리 실제 왕으로서의 행보는 낙제점에 가까웠던 광해군조차 왕세자 시절에는 왜란으로 피폐해진 나라를 중흥시킬 성군으로 기대를 받았죠. 결국 사람은 늘 변화하기 마련이고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서 어떤 사람이든 한 단어로 평가하기는 아주 어렵습니다. 딱히 마오만 그런 게 아니라요.
그럼에도 마오를 단 한 단어로 평가를 해야 한다면 '폭군'이라는 단어만큼 적절한 단어가 있을까요? 따지고 보면 마오뿐만 아니라 모든 폭군들은 '단순한' 폭군이 아니다죠.
게다가 반올림하면 1천만명에 달하는 무수한 죽음의 진혼곡이 그저 '잔여물'과 '파편'이라뇨. 마오는 수 억명의 생명에 대해 가볍게 얘기한 적이 있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잔여물과 파편이라고 볼 수는 있겠네요.
또한 저자는 근대 형법 체계에서 모살, 살인, 과실치사는 분명히 구분된다면서 히틀러나 스탈린이 모살이나 살인이라면 마오는 과실치사이기 때문에 다른 둘과 같이 비교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더 나아가 시간이 지나면 표트르 대제나 조지 워싱턴과 같은 반열에 오를 것이라고까지 말합니다.
예를 들어, 대약진 운동 초기의 정책적 실패는 실수였다고 해도 1959년 이후에도 대약진을 추진하면서 더 많은 희생자를 낳았는데 그 시점 이후로는 더 이상 단순한 정책 실패로만 볼 수 없죠.
또, 저자는 캉성에 주목합니다. 저우언라이 같은 다른 간부들에 비하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 캉성은 옌안 정풍운동 시절부터 문화대혁명에 이르기까지 마오의 칼 역할을 했던 중국의 베리야였습니다. 저자는 마오가 발동한 이런 운동들에서 결국 직접적으로 사람을 죽인 건 캉성이지 결코 마오가 아니었다고 항변합니다. 하지만 마오의 보호가 있으면 캉성은 그 대상을 죽일 수 없었고, 심지어 마오의 암묵적 동의가 없어도 대상의 생물학적 생명을 끊어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마오는 과실치사범이 아니라 살인교사범에 비유하는 게 더 정확할겁니다. 그리고 교사범과 종범의 처벌 수위는 다르지 않습니다.
3. 마오 이후의 시대지만 1989년의 천안문 사태에 대해서도 저자는 "수백 명 혹은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p.530)했지만 "대량학살은 분명 아니었다"(p.530)고 적고 있습니다. 분명 수 만, 수십 만~수 천만의 목숨이 스러져가는 '대량' 학살과 비교하면 그건 대량학살은 아닐 지 모릅니다. 다만 미국의 걸출한 중국학자이자 좌파 지식인으로 유명했던 고 모리스 마이스너 교수조차 자신의 저서에서 '천안문 대학살'이라고 평가한 걸 떠올릴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이스너 교수는 중국공산당, 특히 마오쩌둥에 꽤 우호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었고 그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이런 따뜻한 시선은 그의 책 <마오의 중국과 그 이후>에서도 드러납니다. 문장 하나 하나를 놓고 보면 필립 쇼트의 시각은 오히려 마이스너의 시각보다 더 비판적인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책을 다 읽었을 때 마이스너의 책이 '그럴 수 있겠다. 이런 시각도 있구나.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설득력이 있다'는 느낌을 준다면 쇼트의 책은 '이건 뭔가 아닌 것 같은데' 같은 느낌을 주는 건 왜일까요?
4. 저자는 국공내전에서 공산당이 승리한 이유 중 하나로 미국이 참전하자 국민당이 일본군과 싸우기보다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고 보호하는 데 더 힘을 기울이면서 군대의 질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군대를 아끼는데 왜 질이 떨어질까요.(물론 정예 부대도 오랫 동안 전투를 하지 않으면 질이 떨어지긴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건 그런 부분이 아니니까요) 오히려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주력 부대가 큰 손실을 입은 게 더 크다고 보아야 하겠죠.
게다가 이런 논리는 중일전쟁 대부분 기간 후방에서 세 불리기에 급급했던 공산당군에 더 적절한 설명이겠죠.
5. 흥미로운 것은 마오에 대해서는 비판하되 변호한다는 태도를 보인다면 저우언라이에 대해서는 아주 교활하고 영악한 정치인으로 묘사한다는거에요.
6. 원서의 잘못인지 번역상의 실수인지 알 수 없지만 종종 오류가 있네요. 예를 들어, 옌안정풍운동이 1941년 9월부터 시작되었는데 첫 1년은 당 지도부에만 한정되었지만 1942년 2월부터 공개적 운동으로 전환되었다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1941년 9월부터 42년 2월은 채 1년이 되지 않는 기간인데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요.
또, 1943년 마오에게 부여된 '최종 결정권'에 대해서도 63페이지에서는 "결정권이나 거부권이 있다는 정도가 의미가 아니었다. 설령 다른 두 명의 서기처 구성원들이 반대해도 마오의 견해가 채택될 수 있음을 뜻했다"고 적고 있지만, 169페이지에서는 "1943년에 마오의 동료들은 특별히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서기처의 다른 구성원이 낸 의견을 마오가 거부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고 다르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171페이지에서는 1956년 중국공산당 8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천윈이 당 부주석이 되어 "지위가 올랐다"(p.171)고 적고 있는데, 이때 천윈이 부주석이 된 건 맞습니다. 하지만 그가 이때 부주석이 된 건 그 이전 즉, 7차 당대회 체제까지만 하더라도 당에 부주석을 두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950년에 천윈은 이미 마오쩌둥, 류사오치, 주더, 저우언라이와 함께 5대 서기로 권력 서열 5위에 올랐고, 8차 당대회에서는 부주석제가 신설되자 부주석에 올랐을 뿐 그의 서열에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이것을 승진으로 볼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그 밖에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전국인민대표대회 의장으로 잘못 소개하고 있거나, 후야오방의 죽음을 1989년 5월이라고 적고 있는 것, 1981년 채택된 건국이래 당의 약간의 역사 문제에 관한 결의에 대해 "그 내용을 보면 […] "업적이 7이라면 실책은 3"이라고 되어 있다"(p.503)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오해와 달리 그 역사결의에서는 명확하게 공칠과삼식의 평가를 내리지 않았습니다. 마오의 공헌은 주된 것이고, 과오는 부수적인 것이라는 식으로만 언급할 뿐이고 직접적으로 공적과 과오의 비율을 명시하지는 않았는데 이것이 덩샤오핑이 의도했던 바이기도 합니다.
비공개회의에서야 덩샤오핑은 마오에 대해 공칠과삼식의 평을 내렸지만 공식적으로는 '우리는 그런 식으로 마오를 평가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고요.
7. 물론 무비판적으로 마오를 변호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스푸트니크 충격으로 마오는 과학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고, 많은 과학책들을 읽었는데 당연하지만 "새로운 통찰을 얻기 위해서라기보다 자신이 기존 세계관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p.232)면서 "마오가 현대 과학에서 포착한 것은 기술 혁명을 통해 무한한 진보를 이룰 수 있다는 전망"(p.233)이었을 것이라면서 그렇지만 "과학과 산업 부문에서 경험이 풍부한 나라였다면 대약진운동에서 내세운 목표들이 한가한 몽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곧바로 나오고 계획이 폐기되었을 것"(p.233)이라고 냉소적으로 비판합니다.
8. 괜찮은 책인데 단점도 있고, 아주 빼어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필립 쇼트는 마오가 단순한 폭군이 왜 아니라는 거임?
직접 사형 서류에 사인하지 않았고 이런 저런 이유를 대는데 설득력 있게 느껴지진 않았어요
판초프 마오 평전은 어떻게 생각함?
쇼트 책보다는 더 낫다고 생각해요
판초프로 읽어봐야겠네... ㄱㅅ
디쾨터새끼보단 낫지 근데 편향적이지 않은 게 가능한가
편향성을 피하기란 어렵지만 그렇다고 본인도 편향적이며 다른 사람 편향적이라 비판하는건 글쎄요. 마오의 표현을 빌리자면 편향성에서 "30km 정도 떨어져 있다. 아주 위험합니다"
솔직히 그 둘보다 모리스 마이스너 책이 더 낫다고 생각해요
송재윤 슬픈 중국 3부작은 어떻노
마지막 3권은 안읽어봤는데 1-2권만 보면 저우언라이에 대해 비판적이라는 점에서는 필립 쇼트랑 같습니다
엌 마오에 대해서도 쇼트랑 견해를 같이 하나?
아뇨. 마오와 중국공산당에 대해서는 견해가 다른데 저우를 안좋게 평가한다는 점에서는 통하더라고요
ㅇㅎ 뭔가 신기하네
그 시절 중국 관련 책은 마이스너 책을 추천 하나용
디쾨터 책 어떤가요? 저도 중국 현대사에 관심이 생긴 참에 도서관에서 그 책을 발견하고 1권 앞부분을 조금 읽었거든요. 저자의 스탠스는 어느정도 알 것 같은데 첫 책으로 읽기에 괜찮은지 궁금합니다.
쇼트에 따르면 디쾨터의 문제는 1차 문헌을 체리피킹하거나 문맥 잘라먹고 왜곡인용한다는 데 있음. 단순히 편향적이다 정도의 문제가 아님.
쇼트도 (그가 쓴 다른 책들 포함해서) 편향적이라는 말이 나오는 사람이라...처음에 입문 단계에서는 현대 중국을 찾아서, 신중국사, 마오의 중국과 그 이후 같은 책들이 더 나은거 같긴 해요. 물론 저 책들은 나온지 꽤 된 책이라 요즘 나오는 학설이나 견해는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단점은 있습니다. 디쾨터 책이랑 쇼트 책 모두 저우언라이에 대해
비판적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시각이 아주 달라서 두 개 다 읽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에요. 두 책 다 무슨 완전히 불쏘시개급은 아니고 잘 나온 책들인데 다만 단점도 무시 못하는 정도인거라고 생각해요.
수상하리만치 계속 까이는 저우언라이 - dc App
흥미롭다 - dc App
마오쩌둥은 전란에서 엄청난 정치력과 정신력을 갖춘 전시형 지도자임. 진짜 미친놈인게 대장정할때도 다들 힘들어 뒤질때 사상투쟁하는 사람임. 근데 문제는 마오는 평시 즉, 평화시기에 어울리는 지도자가 절대 아님. 경제 성장과 사회적 안정이 필요할 때 끊임없는 투쟁과 음모로 전후 중국에 큰 해를 끼친것도 사실임.
다만 그 해악이 너무 커서 중국 원로들이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한 계기가 되었으니. 어찌보면 이걸 도움을 줬다고 해야할지... 마오가 좀 더 오래살고 마오안잉이 볶음밥만 안해먹었어도 4인방 후견에 북한처럼 세습을 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
대륙의 딸들 읽고 관심이 생겨서 마오쩌둥 1, 2 읽고 나서, 대륙의 딸들도 상당히 편향되어있구나 했는데, 이 책도 그런 식으로 볼 수 있겠구나... 철저히 비판적으로 책을 읽는건 정말 가지기 힘든 능력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