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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의 새벽 종소리」
칠십 년 전이던가 어느 새벽에
범어사(梵魚寺)의 새벽 종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을 때
스무 살 남짓한 애숭이 중 한 녀석이
고기도 먹고 싶고
여자도 하고 싶고
돈도 갖고 싶고
또 양껏 자유(自由)지랄도 해보고 싶어
장거리로 도망쳐나온 지
어언 50년이 됐는데 말야.
몇 해 전이던가
이 녀석은 그 한많은 일생의 막을 닫어
죽어서는 그 팔자로
밤에도 살금살금 기어다니는
한 마리의 도둑고양이가 되어서 말야.
어젯밤 새벽 달빛엔
울려퍼지는 범어사 새벽 종소리에
냐웅 냐웅 냐웅 냐웅 되게는 울어
다시 애숭이중이 되고 싶은 소원을
애절하게는 뇌까려대고 있더군.
범어사 가까운 동래구 낙민동의
어느 쓰레기통 옆에서 말야.
- 『늙은 떠돌이의 시』(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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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의 주제는 명쾌하다. 시 속의 '애숭이 중'은 참선이 지겨워 절을 떠나서 쾌락에 골몰하는 데 일관한 값으로 죽은 뒤에 그 절 옆의 쓰레기통을 서성이는 고양이가 되었다. 축생도가 욕된 세계라고는 하나 지옥도나 아귀도보다야 양반의 세계다. 시 속의 애숭이 중도 한심해 보이는 사람이기는 하나 유독하게 못된 사람 같지도 않다. 그런데도 이 애숭이 중이 죽어서 된 고양이의 모양새는 좀 많이 처량하다. 장소도 장소지만 그의 울음소리를 다시 '애숭이 중'이 되고 싶다고 뇌까리는 하소연으로 표현한 대목이 특히 그러하다. 요컨대 이 시는 쾌락으로부터의 거리를 둘 것을 이야기를 통해 권면하는 다소 전형적인 교훈 시편이다. 애숭이 중의 욕망을 압축시킨 '자유 지랄'이라는 표현은 얼핏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기 쉬우나 정곡을 찌르는 표현이며 서정주만의 솜씨가 나타나는 대목이다.
시인은 이 시가 부산의 한 병원에서 아내가 입원했을 때 병상을 지키면서 다른 세 편의 시와 함께 썼던 것임을 밝히고 있다. 이로 보면 시인이 실제로 밤중에 울려퍼지는 사찰 종소리와 거기에 대응하는 고양이 울음소리를 듣고 이 시의 아이디어를 얻었을 가능성이 높다. 흔히 밤중에 고양이나 개가 어느 쪽에서 시청각으로 자극이 오면 그에 반응하듯이 짖어대는 것을 들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고 계속돼서 거의 짜증스럽게 들리는 경험을 가진 적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일상적인 현상에 살을 붙여서 위의 시 속 이야기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면 위의 시의 내용이 보다 실감나게 느껴질 듯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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쌉 애처가였던 걸로 유명함..! 서정주 생전에 마지막으로 발표한 시도 <겨울 어느날의 늙은 아내와 나>라는 작품일 정도니.. 이거 쓰고 몇달 뒤에 아내가 사망하자 두달동안 밥 대신 맥주만 마시다가 죽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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